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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 당하고 후회하고 부끄러워 하는 알맹이
오래전, 그 오래전 보다 더 오랜만에 아버지를 만났을때 기억이다.
한결같이 승복 바지에 갈색워커, 카우보이 모자를 즐기던 날, 식당에 앉았다.
“니, 옷 입은게 그게뭐냐?”
참을수 없다는듯, 더디어 한소리 한다.
“옷이야, 편하면 되죠.”
“니 생각만 하지말고, 남들이 보는눈을 생각해라!
남들이 니를보면 뭐라고 생각하겠냐?”
“내 인생을 남보기 좋으라고 살고싶지는 않습니다.”
“세상은 혼자 사는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쪽이 맞는거다.”
“더 솔찍히 말씀 드리자면, 알맹이가 중요하지, 껍데기는 상관없다 생각합니다.”
어이 없다는듯 웃으며 이어간다.
“그래?
그러면 니 알맹이는 남들보다 많이 배웠고, 남들보다 많이 아나?”
“많이 배우고 많이 아는것도 껍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옷이랑 다를게 없죠.”
“그럼, 니 알맹이는 뭐냐?”
가슴에 손을 올리고 토닥인다.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후회 할줄알고, 부끄러워 할줄아는 양심입니다.”
더 기가찬듯 웃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야! 후회할 일을 안해야 되고, 부끄러운 일을 안해야 되지!
그게 정상 아니냐?”
“후회하고 부끄러운 일을 안하는 존재가 있을까 싶네요.
경험으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수를 반복하기도 하더군요.
그때마다 후회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다시 다짐을 합니다.
그러면서 실수가 줄어들거라 믿습니다.”
잠깐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그래, 알맹이는 그만하고....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껍데기에 더 관심이 있다.
껍데기를 보고 상대를 인식한다.
니가 그렇게 입고 있으면, 알맹이가 보이는것도 아니고, 사람들은 니 껍데기를 보고 니 알맹이를 판단한다.”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어릴적엔, 늘 자랑이 하고싶고, 아는척 하고싶고, 가진척 하고싶고, 껍데기가 화려한 사람을 좋아 했습니다.
그런데 껍데기를 보고 만난 사람은 언제나 곁에서 사라지곤 하더군요.
전화번호가 지워지는 사람들은 아버지가 말씀하시는 종류의 사람입니다.
제 과거는 완벽하게 실패한 시간입니다.
있는 만큼만 보여주고, 후회하고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 나쁘지 않다는걸 일찍 배웠다면 좋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또한번의 생각할 시간이 지나간다.
“그래, 알았다!
그래도 내새끼가 남들한테 무시 당하는건......”
“무슨 말씀인지, 잘 압니다.
무시 당할만큼 살지는 않겠습니다.”
때로 무시 당하고 후회하고 부끄러워 하는 알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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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소리가 좀 나겠지만, 그만큼 많이 담을수가 있겠네요.
공간이 넉넉한게 좋더군요.
기분좋은 봄날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