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 때 가난했음. 기초생활 수급자였고 공부도 못해서 대학 갈 생각은 1도 없었거든. 수학도 막 7~8등급 나왔음
근데 고1때 담임 쌤이 갑자기 나를 후원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는거야. 나를 왜? 이랬거든 근데 진짜 쌤 통해서 계좌 넘겨드리닌까 매달 30만원씩 돈이 들어오더라고
물론 나는 돈 관리 못할 것 같아서 엄마 계좌드림. 엄마한테서 필요한만큼 가져다가 필기구랑 문제집 삼.
그렇게 3년 32개월? 좀 넘게 들어옴. 진짜 누구인지도 쌤도 교장쌤 통해서 알려준거라 모른다고 하시더라고
그 덕분에 그래도 공부는 할 수 있었어서 수능 때 수학 1등급 찍고 지거국 대학으로감. 대학등록금은 국가장학금으로 안냄.
근데 대학 입학하고 5월쯤인가? 중간고사 끝나고 갑자기 문자하나가 오더라고
너 장학금 지원 해준 사람이다. 공부는 잘되가나. 이렇게 딱 온거야. 그래서 뭐 감사하다 주저리 주저리 하고 중간고사를 잘쳐서 전공 다 1등 했다. 이렇게 보내드리닌까.
'앞으로도 그렇게 잘 살아라' 이렇게 연락오고 문자는 더이상 안됬음.
진짜 아직도 의문임. 왜 정체를 안밝힌 걸까. 교장 쌤 한테 듣기로는 나 말고도 지원해줬던 애들이 많았데. 지역 학교마다 한명 씩
다 합하면 몇 억은 들껀데 대체 뭐하던 분이셨을까
세상이 안 망하고 유지되는 이유
키다리 아저씨(1912)
100년전의 소설 소재로 쓰일만큼, 얼굴없는 후원은 감동입니다...
아 ㅠㅠ
차오르는 인류애 ㅠㅠㅠㅠ
존경스럽습니다..
제가어그로성게시글외에는댓글을
남기는게시글마다거의무조건추천을
누르는이유가..예전에오유가친목에꽤
관대했던시절친했던형님이하신말씀
때문이랄까요.그분께그분이게시글마다
추천을꼭남기는이유를물으니답변이,
"돈드는것도아니고..이런거라도베풀고살아.
너덕분에베스트가고너덕분에베오베간다.
물론너만잘난것도못난것도아닌거알잖냐.
그리고내가심심해서그래~인생뭐있냐
누구나실수하는법이란다.두려워말아라."
유니세프같은 단체에 기부하면 실제로는 1~2프로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누군가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데 저런식의 기부가 차라리 나을듯..
저는 고등학교 시절 엄청 가난했습니다. 오죽하면 수능도 잘 봤는데 부모님이 돈이 없어 전장아니면 대학은 못 보내준다 그러셨었죠. 뭐 그 이후로 어찌저찌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구했는데, 그러고 나니까 뭔가 그 시절 기억이 나면서 혹시 또 그런 친구들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딱 고등학교 은사님 찾아가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애가 참 성실한데 집이 가난한 친구 있으면 소개해달라.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그 친구 간식비나 문제집 비용 정도 지원하고 싶다’하고 말씀을 드렸죠. 은사님이 교장/교감선생님과 이야기해보고 알려주겠다 하셨는데, 갑자기 교장샘이 한 번 보자고 연락이 온 겁니다.
모교에 들렀더니 교장샘이 제 손을 잡고 우시는 거에요. 자기는 수십년 교사로 살았지만 한 번도 못 해본 생각을 제자인 너가 해줘서 정말 고맙고, 절 보기가 부끄럽다며ㅎㅎ 암튼 그 자리에서 후원할 학생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받고, 딱 3년간 졸업할 때까지 후원해줬습니다. 본문이 있는 것처럼 엄청 많은 액수는 아니고, 진짜 간식비, 문제집값 정도만ㅎㅎ
3년동안 후원하고 졸업할 때 되니 지거국에 장학금받고 가게 되었다고, 감사하다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그 후로 1년 정도? 더 지났을 때 국비받고 교환학생으로 가게 되었다고 한 번 더 연락이 왔었습니다. 참 감사하더라고요.
이후로 이직을 전전하다보니, 새로운 후원을 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경험으로 인해 정말 누군가의 작은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알게 해 준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해고당해서 여유가 없는데, 다시 직장을 구하면 시작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