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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남에게 한가지만 부탁하자.

2번남 너희들이 솔직히 밉다.
페미니즘이 도대체 뭐길래 너희와 함께 살아가야할 여성들을 상대로 마치 게임하듯이 투표를 했느냔 말이다.
게임은 전원을 끄는 순간 끝나지만 선거는 현실이다.
좋은 방향으로 가면 좋겠고 그러길 바라지만, 그렇지 못할경우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게 되는 현실이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나도 같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던 2002년 나는 28세의 청년이었다.
노통에게 한표를 던졌고 내가 대통령에 당선시켜줬으니 앞으로 잘 하라고 했다. 내가 한건 그냥 이게 전부였다.
아이 키우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노사모같은 단체에는 가입할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기 "노무현 때문이다" 놀이가 유행했었다. 
길가다 넘어져도 "노무현 때문이다"
밥먹다 체해도 "노무현 때문이다"
이런 식의 놀이였다. 
그땐 2030 너나 할 것 없이 그렇게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하고 조롱하면서 놀았다. 
그냥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셨다. 
내 나이 35세였다. 
나는 비로소 그때가 되어서야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거일로부터 20일쯤 버티고 버티다 도저히 마음의 불편함이 잦아들지 않아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고인의 마지막을 추모하기 위한 줄은 너무나도 길었다. 
3시간 넘게 줄을 선 끝에 고인의 시신이 들어있는 관 앞에 서게 되었고, 30대 중반의 나는 그 자리에서 소나기같은 눈물을 쏟아내었다. 도저히 주체할 수 없었다.
돌아가는 상황에는 관심없었고, 뽑아줬으니 알아서 잘 하라고 큰소리나 치며 고인을 놀려대기나 했던 내 모습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창피했다. 
그 자리에서 고인에게 약속했다.
앞으론 방관하지 않겠노라고...
나의 철없던 방관자같은 행동들은 그렇게 35세가 되어서야 겨우 끝이났다.  
그 뒤로 10년동안 이명박그네 정권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무엇이 틀렸고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10년동안 부르짖고 싸웠다. 
바꾸는데 무려 10년이 걸렸다.
정말 지겹고도 지겨운 시간이었다.  
나는 이제 48세가 되었다. 
4050의 중간쯤 되는 셈이다. 
추측컨대 4050 세대들의 상당수는 나처럼 노무현 대통령에게 빚진 마음을 가슴 한구석에 담고 살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4050세대가 2030이었을때 정말 많이 피곤했다.
그당시 너희들은 너무도 어렸었기에 이 피곤함이 어떤 피곤함인지 알 수 없음을 이해한다.
나는 지금 2030 너희들의 모습에서 과거의 내 모습을 본다. 
나도 몰랐듯이 너희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록 지금은 너희들이 야속하지만 야심한 밤에 이렇게 글을 쓴다.
한가지만 부탁하자. 
시간이 흘러 언젠가 너희의 결정이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깨닫게 되었을때가 오면, 그땐 너희가 가진 젊음과 패기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해주면 좋겠다.
지금 마음껏 문통을 비하하고 민주당을 비방해도 좋다.
시간이 지나 지금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때가 온다면...
그땐 제발 방관하지 말아달라. 
부탁이다. 

댓글
  • Thuy 2022/03/11 01:36

    이건 이대남을 탓할 일이 아니예요. 언론이 그렇게 만들어 왔죠. 이준석이 갈라치기 하며, 분열을 획책할 때 그걸 지적하는 언론이 하나라도 있던가요? 가짜뉴스와 선동으로 거기에 기름을 붙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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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숭아라샤워 2022/03/11 01:40

    이대남아니고 2번남입니다
    저 역시 그들이 게임하듯 투표했다고 생각합니다
    놀이처럼, 니네편 내편 누가 이기나 해보자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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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d벗true 2022/03/11 01:47

    부동산과 젠더이슈가 먹힌거죠
    덕분에 윤캠은 승리했고
    선동당한 젊은 2번남들은 비난당하고 있고...
    앞으로는 중요사안이 생기면 감정보다는 우선순위를 판단할줄 아는 젊은세대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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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아 2022/03/11 01:48

    2번남에게 지나치게 큰 걸 바라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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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솔 2022/03/11 01:49

    그러게요.. 페미니즘이 뭐길래 그렇게 반대해도 민주당은 끝까지 끌어안고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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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아 2022/03/11 01:52

    선거는 지극히 현실적으로 임할 때 이기는 것
    민주당이 중요한 순간에 지는 것은...지나치게 로맨틱하다는 것;;
    이재명은 현실을 반영했지만, 민주당은 이상만 중시한 것;; 청와대가 지나치게 중립만 추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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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도에양 2022/03/11 01:55

    내가 당연히 누리는것들이 누군가의 노력과 희생으로 얻어진거라는 걸 몰랏고
    당장 눈앞에 성별싸움에서 이기는것만이 대우받고 이기는건줄 알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스스로 합리적이고 똑똑한세대라 생각햇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고집불통 어린애엿죠.
    이십대 후반이된지금에서야 느껴지고 후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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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zener 2022/03/11 02:01

    그냥 몸만큰 어린애 페미시로 응애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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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쌈찍돼지 2022/03/11 02:24

    그렇게 별거 아닌 페미 같이 배척해줬으면 결과도 달랐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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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로롱고로롱 2022/03/11 03:35

    그깟 페미? 왜 그깟 일베라고도 좀 해보시지 그래요?
    페미 메갈은 일베하고 다를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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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구왕자 2022/03/11 04:16

    페미단 하나 때문에 2번남이 나온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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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피아88 2022/03/11 07:20

    제일 꿀빨았던 40~50대가 이런글을 쓰니 전혀 공감이 안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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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구구 2022/03/11 07:49

    후보가 쓰레기인게 원인이지 문통이니 페미니 다른 원인을 왜 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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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듈럼99 2022/03/11 07:56

    공감합니다. 저도 과거엔 몰랐어요. 이 사회가 얼마나 기득권에 지배당하고 있는지.. 큰 그림을 학교에서는 못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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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는수의사 2022/03/11 08:51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는데 반말에 꼰대같은 말투로 하시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반감만 사게되요. 48이면 많은 나이도 아니신데 아랫사람 내려다보듯 말씀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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