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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 훈남 선생한테 함락되는 코하?루가 보고 싶다




 그 나잇대 남학생들은 성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그건 여학생들이라고 해서 썩 다를 건 없는 모양이었다. 눈 앞에서 와르르 쏟아진 외설물을 보며 선생이 떠올린 생각이었다. 선생은 입술을 비집고 나오려는 한숨을 집어 삼켰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학생 앞에서 할 행동은 아니었다.


 그야 그럴 법 했다. 차라리 눈 앞에 있는 학생이 하나코─그러니까 그 트리니티의 걸어다니는 외설물이라면 차라리 마음 편하게 푹푹 한숨을 내쉬며 "자중하는게 좋지 않겠니." 라며 툭 정리하는 것으로 끝낼 수 있겠지. 그리 말해도 어차피 하나코는 방글방글 웃으며 "네에, 그럴게요, 선생님."하고 되받아치고 말 것이다.


 하지만 마주 앉아있는 그녀가 하나코가 아니란 게 문제였다.


 "코하루."


 그녀를 부르는 선생의 목소리가 나무라는 것처럼 들렸던 것일까, 소파에 파묻힌 그녀─시모에 코하루가 크게 움찔거렸다. 선생은 머리를 긁적였다. 애시당초 선생은 이런 것들을 가지고 혼낼 마음도 없었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지금 무슨 말을 꺼내봤자 역효과가 날 게 뻔했다.


 앞머리께에 달린 작은 날개가 퍼덕이더니, 고양이마냥 눈을 치뜬 코하루가 선생을 바라보며 변명을 내뱉었다.


 "내, 내 거 아냐! 압수한 거야!"


 저 말을 들은 게 세 번째였다. 그 말인 즉슨 코하루는 세 번이나 선생에게 외설물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들켰다는 이야기였다. 선생이 보충수업부에 들른 것이 이번으로 여섯 번째였으니, 두 번에 한 번 꼴로 걸린 셈이었다.


 그렇다고 선생이 소지품 검사를 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선생은 학생들의 사생활을 존중했다. 내 눈 앞에서 걸리지만 마라, 그런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결론을 내리자면, 코하루는 두 번에 한 번 꼴로 선생의 앞에서 외설물을 보다가 걸렸다는 이야기였다. 맙소사.


 오죽하면 하나코에게 악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하고 넌지시 하나코를 떠본 적이 있을 정도였다.


 "그, 선생님, 저를 의심하는 건 굉장히 타당하긴 하지만…, 정말로 명백해요."


 하나코 답지 않게 쓴웃음까지 짓고 있었던 것이 첫 번째 충격이었고, 코하루의 그 과격한 취미가 진짜라는 게 두 번째 충격이었다.


 그래, 과격한 취미였다. 선생은 탁자에 놓인 잡지와 책들의 면면을 쓱 훑었다. 선생조차 혀를 내두를만한 표지들이 꽤나 있었다. 표지를 바라보는 선생의 모습에 코하루가 이때다 싶었는지 눈에 불을 켜고 빼액 소리를 질렀다.


 "변태! 학생 앞에서 뭘 보는 거야! 문도 닫아놓고, 나, 나한테 그렇고 저런 걸 할 생각이지! 다 알고 있다구!"


 코하루의 매도도 세 번째가 되니 덤덤해졌다. 네 가방에서 나온건데. 그런 의미를 담아 선생은 코하루의 가방을 쓱 바라보았다. 그런 선생의 시선에 코하루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벼, 변태. 사형, 사형이야!"


 이럴 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선생은 코하루의 말을 무시하곤 그 책들을 갈무리했다. 다 모아놓고 보니 꽤나 두꺼웠다. 공부를 이렇게 했다면 진작에 보충수업부에서 나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선생은 그러려니하고 갈무리한 책들을 코하루에게 밀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드륵, 드륵, 드륵, 드륵. 선생은 코하루에게서 등을 돌린 채 커피 콩을 갈았다. 그라인더가 돌아가는 소리가 꽤나 컸다. 적어도 책을 가방 속에 넣는 소리따위는 묻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코하루는 책과 선생을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그라인더 돌아가는 소리가 멈추니 이어 물이 끓는 소리가 났다. 보글거리는 소리는 가방이 닫히는 소리 정도는 가볍게 지웠다. 그때까지 선생은 코하루를 바라보지 않았다.


 "우유 넣을래?"

 "…각설탕 하나만."

 "그래."


 선생은 각설탕 두 개를 코하루의 커피에 넣었다. 설탕이 다 녹고 커피가 준비되고 나서야 선생은 등을 돌렸다. 탁자 위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뜨거우니까 천천히 마셔."


 깨끗해진 탁자 위를 짐짓 모르는 체 하며 얌전히 고개를 끄덕인 코하루가 양 손으로 커피잔을 받아들이곤, 조심스레 입에 커피 한 모금을 머금었다. 알맞은 온도에 적당하게 달콤하고 쌉쌀한 것이 그녀의 입맛에 딱 맞았다.


 "저기, 선생님."

 "응."


 소파에 등을 기댄 선생이 무심하게 답했다. 머그잔을 한 손에 든 채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코하루의 눈길을 빼앗았다.


 깔끔한 정장과 대비되는 조금은 흐트러진 넥타이가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관절이 은근히 튀어나온 손가락이 길쭉했지만 보기 싫지 않았다. 우수에 젖은 듯 가라앉은 눈빛으로 각설탕 하나 넣지 않은 쌉사래한 커피를 눈살하나 찌푸리지 않고 마시는 모습. 코하루가 그리는 이상적인 어른이었다.


 "그, 내가 이상한 걸까?"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커피 한 잔 달라고 온 거 아니었어?"


 선생이 답했다. 코하루의 눈동자가 빙글빙글 돌아갔다.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그래, 커피 마시면 돌아가. 숙제는 꼭 해오고."

 "서, 성적 이야기는 하지 마! 노력하고 있다고! 두고 봐, 내가 한 달 안으로 정의실현부로 돌아갈 테니까."


  빽 소리를 지르는 코하루를 바라보며 선생이 픽 웃었다. 코하루는 한참을 투덜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라졌다. 커피 잔은 깨끗했다.




 일곱 번째 보충수업부 방문 때였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았다. 모두가 돌아간 교실, 뒷문을 잠그고 앞문으로 나가려는 참이었다. 코하루는 또 다시 가방 속의 야한 잡지를 선생에게 걸리고 말았다.


 나 야한 책이요, 라고 자기 주장을 하듯 빨간색 표지였다. 한 구석 작게 적힌 19세 미만 판매 금지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교복을 입고 있는 여학생이 뒤에 있는 선생에게 묶여 농락 당하고 있는 표지였다. 과격한 취향이구만. 선생은 마음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선생과 코하루가 눈을 마주쳤다. 코하루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압수한 거지? 고생이 많네."


 이번엔 선생이 먼저 선수를 쳤다. 그러면 코하루는 늘 그렇듯 변명을 하며 가방 속에 쑤셔넣고는 부리나케 교실을 나가겠지. 서로 서로 시간을 뺏길 일 없는 최선의 해결책이었다.


 하지만 코하루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선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 아니, 내 거 맞아."


 달칵, 교실 문이 잠겼다.


-


 코하?루 


댓글
  • 니콜라이 부하린 2022/03/06 15:42

    군만두 머글래요?

  • Esper Q.LEE 2022/03/06 15:43

    날 이렇게 대한 건, 선생님이 처음이야. 이건 틀림없는 사랑이야.
    그렇습니다. 이건 고백 이벤트 입니다

  • 하와와와기부니조아여 2022/03/06 15:40

    뭐예요 왤케 잘 싸요


  • 하와와와기부니조아여
    2022/03/06 15:40

    뭐예요 왤케 잘 싸요

    (WiQObG)


  • 날으는붕어빵
    2022/03/06 15:57

    예? 싼다뇨;

    (WiQObG)


  • 니콜라이 부하린
    2022/03/06 15:42

    군만두 머글래요?

    (WiQObG)


  • Esper Q.LEE
    2022/03/06 15:43

    날 이렇게 대한 건, 선생님이 처음이야. 이건 틀림없는 사랑이야.
    그렇습니다. 이건 고백 이벤트 입니다

    (WiQObG)


  • Esper Q.LEE
    2022/03/06 15:44

    보고 배울 글들이 참 많아. 나도 앞으로 분발?해야겠어

    (WiQO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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