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직전 풍신수길이 보낸 국서.jpg

전하, 왜나라에서 국교를 맺자는 국서를 보내왔습니다

왜국이라...

그런 오랑캐들과 어울리다가 괜히 명나라에게 오해를 받을까봐 두렵소

전하, 지난 100년간 왜국의 형세가 몹시 혼란하여 저들의 제대로 된 정황을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풍신수길이라는 자가 그 난세를 끝내고 왜국을 평정했으니, 그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왜의 시국이라도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

알겠소. 국서를 이리 들고 오시오.

국서 내용)

1. 울 엄마가 나 임신 했을때 태양을 품는 태몽을 꾸셨음

2. 근데 그게 단순한 꿈이 아니였음ㅋ. 나는 태양처럼 용맹하게 일본열도를 통일했고, 태양처럼 나의 덕을 골고루 뿌리는 중임.

3. 이제 나는 중원에 뛰어들어가 우리나라의 풍속을 바꾸고자 함ㅎㅎ

4. 그러니 너희 조선이 앞장서서 그 길잡이가 되어 주셈

...

야 이게 대체 뭐냐

그... 그게 보시다시피 일단 국서이긴 한데...

아니 세상 어느 미친 놈이 공식 외교문서에

자기 태몽 이야기를 넣는데

이... 일단 알아본 바에 의하면

풍신수길이라는 자는 비천한 신분에서 크게 성공하여

자기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알려져...

그래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명나라에 뛰어들겠다는 말은 뭔데?

그리고 우리보고 앞장서서 길잡이가 되어달라?

이거 완전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선전포고문이잖아

전하... 일단 고정하시고요.

제 아무리 풍신수길이 미쳤다 하더라도

이제 막 전쟁을 끝낸 상황인데

설마 또 전쟁을 일으키겠습니까?

그냥 교화되지 않은 오랑캐가 예의를 잘 몰라서

문장에 서툰 것 같으니 우리 측에서 사신을 보내

형세를 제대로 살펴 보는게 좋겠습니다.

아무튼 나는 이 풍신수길이라는 자가 맘에 안드오.

혹시나의 변고에 대비해 성곽을 수리하고

군제도 개편하는 것이 좋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