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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기분이 이상하다.

어머니께서 15년인가 했던 방앗간이
약 몇주전에 폐업했다.
장사가 안 돼서 그런 건 아니고
내 살던 동네가 재개발 들어간대서
어머니 하고 싶었던 일도 따로 있어서 폐업한건데
방앗간 이제 안한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되게 기분이 이상했다.
이제 직접 쑨 팥으로 만든 팥빙수도 못 먹고,
나만 먹으라고 삶은 밤에 꿀 넣어 손으로 빚은
밤송편도 못 먹을거고,
크리스마스부터 설날까지 지겹도록 먹던
온갖 종류의 떡국도 못 먹을거고,
명절마다 방앗간 앞에서 떡을 파는 일도 없을것이다.
되게 기분이 이상하다.

댓글
  • 코코넛파이 2017/05/25 12:32

    이 글 보고 떡이 먹고싶어 졌어요
    모시떡이랑 바람떡 옛날 스타일 경단 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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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농사 2017/05/25 12:53

    맛잇는 바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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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의날 2017/05/25 13:18

    하... 팥빙수
    제일 기본이면서 제일 맛있는맛이네 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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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onlightou 2017/05/25 13:23

    그기분 압니다 ,,어릴때 명절만 되면 방아간 부모님 일 도와줘야 했던  ,떡만보면 끔찍해서 먹지도 않던,,그이후로  기계에서 방금 나온 가래떡을 먹어본 적이 없네요 그맛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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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뽀록 2017/05/25 13:26

    퇴사 후 겪는 기분...
    하루하루 바쁘고 치열했고 또한 스트레스로 가득했던 직장이었는데...
    어느날 쉬게 되니까 겪는 기분
    세상은 여전히 바쁜게 돌아가는데 나는 해야할 일이 사라진...
    그래도 좋은 상황으로 겪게 된거니 푹 쉬시고 또 다른일에 열정을 쏟게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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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얄리 2017/05/25 13:32

    누구보다 어머니 마음이 더 그러실꺼에요
    옆에서 잘 챙겨주시고, 어머님 새로하시는 일 잘 풀리시길 기원드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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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째끔 2017/05/25 13:35


    방앗간하면서 겪은 일 하나 더 쓰려왔는데
    이게 베스트에 왔네요. 감사합니다.
    내용수정이 안되니 댓글에..!
    (약간의 욕설 주의, 독백조로 써서 높임말 없습니다. )
    --------------------------
    나는 떡국을 싫어한다.
    아니. 난 원래 떡국을 좋아했다.
    한.. 열네살 정도까지는!
    지금도 떡국은 진짜 거의 안 먹는다.
    우리집은 방앗간을 했다.
    일반 떡은 바로 뽑아내서 먹지만
    떡국 같은 경우엔 가래떡을 뽑아서,
    그걸 꼬독꼬독하게 잘 말려야
    기계에 넣었을 때, 후두두둑 썰려나온다.
    양력으로 매년 1월 1일에,
    음력으로 매년 1월 1일에,
    떡국을 먹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매년 12월 25일부터
    가래떡을 뽑았고, 가래떡을 굳히면서
    가끔 한번씩 뒤집어주고, 가래떡을 썰었다.
    응.
    그래서 12월 25일부터
    설날까지 시발 매끼니를 떡국 먹었다.
    질리지 말라고,
    매생이, 소고기, 굴, 간장
    시벌 진짜 종류는 다양한데 결국은 떡국이다.
    진짜 사람이 약 한달동안
    떡국만 먹는데, 그걸 15년 넘게 하면
    진짜 떡국이 개 싫어진다.
    그랬던 나인데
    집에서 나온지 4개월만에 떡국을 끓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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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아악 2017/05/25 13:36

    크.... 떡 맛있겠다.....  송편  인절미  앙꼬든쑥떡  약식 경단에 찹쌀떡 까지 크... 술떡도 있네.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 속에 남는 것들이 있죠. 전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텃밭 가꾸고 채소 키워 먹던 때가 가끔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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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키 2017/05/25 14:04

    저도 그랬었어요 ㅋ
    분식집 딸로 15년을 살았었는데 막상 엄마가 분식집 정리하고나니 허전....하더라구요 ㅋㅋㅋ 그전엔 매일 김밥 떡볶이라고 툴툴거렸는데 이젠 그마저도 그립네요 ㅜㅜ 엄마가 만들어준 김밥 떡볶이 먹고싶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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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그마DP1 2017/05/25 14:38

    점점 나이 먹으면서 경험하기 시작한 것 중의 하나가
    자주는 아니어도 꾸준히 다니던 식당이 상호가 바껴있거나 어느 순간 닫아있을 때
    먹먹하다고 해야하나..
    오래된 식당은 참 이런게 문제
    다시 새로운 식당을 찾기도 참 쉽지 않은 문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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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리랑 2017/05/25 15:54

    안 없어지고 이전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놈의 재개발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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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절미먹어여 2017/05/25 17:07

    으아 어머님께서 하고싶으신 다른 일이 빈자리 채워줄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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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깐족러 2017/05/25 17:15

    후후 이제 떡 귀한 줄 아시겠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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