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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왜 전문경영인 제도가 정착돼지 못했을까?

미리 말해두겠는데, 이거는 "오너 경영이 좋다"가 절대 아니다. 오너 경영은 여러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는게 사실이기도 하고.

근데 전문경영인이 답이냐 하면 그거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 글을 읽다보면 "이새끼는 오너경영을 옹호하나"로 읽힐 수 있는데, 전문경영인이 왜 좋은지는 다들 알고 있으니 전문경영인이 안 되는 이유만 말할거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우리나라 기업총수들이 시1발놈이라서 전문경영인을 두지 않는게 아니라는 얘기지.(시1발놈들이 아니라는 얘기도 아니고)

그렇게 따지면 미국 창업자들은 도덕군자라서 경영전문인을 놓나? 그것도 절대 아니라는 얘기.


미리 요약하자면 이유는 세가지이다.


1. 전문경영인들이 별로 성과를 낸 케이스가 없다.

2. 전문경영인을 뒀을 때 창업주한테 이득이 없는 상법체계

3. 전문경영인 체계는 "고용유연성" 없이 성공하기 어렵다.


이거 두가지 때문인데...


1. 전문경영인을 뒀다가 망한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다.


대표적으로


 - LG전자가 전문경영인의 선택에 따라 피쳐폰에 올인했다가 망한 케이스

 - 포스코가 전문경영인을 뒀다가 무리하게 확장해서 신용등급 4단계 떨어트리고 망함

 - 대한전선이 전문경영인을 뒀다가 무리하게 확장, 리만 브라더스 맞고 법정관리 들어감


그리고, 일본의 많은 회사들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망했다. 예를들어 파나소닉이 창업주가 작고한 다음 전문경영인 뒀다가 폭망해서 아직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있음.


미국은? 여러분이 잘 알고있는 "인텔"이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서 ㅈ됐다. 근데 생각해보면, 브라이언 크르니자크는 단기적으로 옳은 선택을 했고 AMD가 굴기하기 전까지는 주주들에게 칭송받던 CEO이다.


그리고 "애플"이 창업주 스티브 잡스를 쫓아냈다가 폭망하고, 결국 스티브 잡스를 다시 데려온걸로 유명하다.




2.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나라의 상법체계(차등의결권 없음)을 비판하려는게 아니라, 그걸로 인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를 말하는거야.


자 이제 니가 창업주고 전문경영인을 뒀다고 치자


전문경영인에게 보통 주는 거는 연봉도 있지만 "스톡옵션"을 주게 된다. 스톡옵션은 자사주를 특정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지.


그럼 전문경영인은 이 스톡옵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열심히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자사 주식값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지.


자 근데 여기서, 우리나라의 상법은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는다.


차등의결권은 1주당 의결권이 서로 다른 경우를 말한다. 이걸로 잘 알려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을 들자면...


알파벳은 상장주인 A주와 비상장주인 B주, 의결권이 없는 C주로 나뉜다.


A주는 우리가 아는 알파벳의 주식, 1주당 의결권이 하나이다. B주는 1주당 의결권이 10개 있는 주이다. C주는 스톡옵션용으로 의결권이 없다.


따라서 알파벳의 창업주 두 사람은 비상장주인 B주를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 항상 55%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무슨 일이 있어도, 적대적 M&A든 뭐든 알파벳 B주를 가진 창업주들은 지배력을 상실하지 않고, 이건 살 수도 없어.


그리고 스톡옵션을 제공할때는 C를 제공한다. 이 C의 가격을 적정선에서 유지시키기 위해 구글은 C주를 주기적으로 매입한다.


근데 우리나라의 경우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행위가 창업주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방어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실제로 경영권 분쟁이 있을 때 각자가 가진 스톡옵션을 최대한 사용해 의결권을 늘리려는 노력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식으로 누구누구 우호인을 모아서 지분방어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창업주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니까.




3. 전문경영인이 뭘 하는지 사람들이 생각이 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경영인은 "비용"을 줄이고 "수입"을 늘리는 걸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전문경영인을 두게 되면 이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비용을 줄이려고 한다(=사람을 자른다)


(ex.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르노의 카를로스 곤이 이짓을 잘 했음, 특히 카를로스 곤은 별명이 "비용 암살자"였을 정도)


근데 우리나라는 이걸 쉽게 못해, 한마디로 전문경영인이 가진 가장 큰 무기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게 나쁜 것이냐?


여기까지 봤으면 알겠지만, 전문경영인이 긴축재정에 들어간 회사의 노동자들은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해고 위협이 그나마 나은 정도고...따라서 미국에서도 "전문경영인 체제가 노동자에게 적대적이다"라는 비판을 항상 받고있지.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현재 사회문화적 상황하고 그다지 결이 맞지는 못하다는거야.




전문경영인 제도가 무슨 전가의 보도인것처럼 한동안 인식이 되어 왔는데, 우리나라에서 전문경영인 써서 꼭 잘 되온 건 아니야.


창업주들은 스톡옵션을 주는걸 주저하고 보통 성과급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데, 그러면 단기성과에 너무 집착하게 되고 외연확장에 목을 매게 되고...


그러다가 망하는 경우까지 있던거지.


그래서 지금까지 전문경영인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잘 안됐고, 그래서 도입하는 기업이 별로 없는거야. 오너경영이 대세인 이유가 괜히 그런게 아니야.


생각해봐, 전문경영인 제도가 더 좋았으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기업들이 전문경영인이어야지.


우리가 좋아하는 전문경영인들, 리사 수 박사 같은 경우만 있는게 아니라 회사 말아먹은 브라이언 크르자니크같은 케이스도 있는거고

(막상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AMD 굴기 전까지는 괜찮은 평가를 받았음)


오너경영으로 존나 잘나가는 테슬라 같은 케이스도 있는거지




니가 창업주라고 해봐, 자동사냥을 돌렸더니 성과가 10배면 너같으면 자동사냥 안돌리겠냐?


근데 자사돌리면 계정탈취되고 갑자기 얘가 현질을 우루루 하고 이러면 돌리겠냐고.


요약해서 말하면, 전문경영인이 우리나라에서 잘 안 통하는덴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는 거야.

댓글
  • 엘카리안 2022/02/25 17:57

    전문경영인도 단점이 확실히 존재하니까...
    얘들은 지 회사가 아니라 결국 남회사라
    단기간에 실적 끌어 올리려고 밑천 빼서 쓰다가 다른회사로 이직하고
    이직한뒤에 문제 터지는 경우가 많음..

  • 루리웹-6629209388 2022/02/25 17:56

    1줄 요약 : 전문경영인 도입했더니 사업이 망했음

  • 꿉꿉해 2022/02/25 17:58

    교과서적인 얘기긴 한데
    ㄹㅇ 전문경영인 입장에서는 어차피 하루살이 입장이라
    비용 절감 빼고는 딱히 자기 성과를 드러낼 수 없다는 점이 한계가 아닐까 싶음

  • 전설의양조사 첸 2022/02/25 18:04

    사업이랍시고 도박한 수준인데


  • 차돌박이
    2022/02/25 17:55

    1줄 요약좀

    (m8NuZp)


  • 루리웹-6629209388
    2022/02/25 17:56

    1줄 요약 : 전문경영인 도입했더니 사업이 망했음

    (m8NuZp)


  • Suff
    2022/02/25 17:56

    맨 아랫줄에 쉽게 요약해놨네

    (m8NuZp)


  • 크리피스타
    2022/02/25 17:57

    전문경영인 도입한 회사 줄줄이 망해서 안씀.

    (m8NuZp)


  • 쇠고기국밥
    2022/02/25 17:55

    길어서 유게이들은 읽지 않습니다

    (m8NuZp)


  • 엘카리안
    2022/02/25 17:57

    전문경영인도 단점이 확실히 존재하니까...
    얘들은 지 회사가 아니라 결국 남회사라
    단기간에 실적 끌어 올리려고 밑천 빼서 쓰다가 다른회사로 이직하고
    이직한뒤에 문제 터지는 경우가 많음..

    (m8NuZp)


  • 죄수번호-745705044
    2022/02/25 17:57

    ㅊㅊㅊㅊㅊㅊㅊㅊ 잘봄

    (m8NuZp)


  • 루리웹-6765793814
    2022/02/25 17:57

    그냥 족벌경영이 편하니까 고착화된거아님? 실패할거면 뭘 해도 실패함ㅋㅋ

    (m8NuZp)


  • 바비두밥
    2022/02/25 17:58

    회사법이었나 경영학강의 들을때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

    (m8NuZp)


  • 꿉꿉해
    2022/02/25 17:58

    교과서적인 얘기긴 한데
    ㄹㅇ 전문경영인 입장에서는 어차피 하루살이 입장이라
    비용 절감 빼고는 딱히 자기 성과를 드러낼 수 없다는 점이 한계가 아닐까 싶음

    (m8NuZp)


  • 하샤아웨이
    2022/02/25 18:05

    몇년밖에 없는 계약직이니 본인 영향력도 약할테니...

    (m8NuZp)


  • 핑후
    2022/02/25 17:59

    전문경영인은 단기적 시안이 주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초반에 피쳐폰 올인같은 예시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방만해진 운영에 새 바람을 잠시 불어 넣는 경우 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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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ꐦ᷄д᷅) ᶠᶸᶜᵏᵧₒᵤ
    2022/02/25 18:02

    그냥 일본에서 배워온거 같은데

    (m8NuZp)


  • 노비3호
    2022/02/25 18:04

    엘지 피쳐폰은 거 뭐 미국의 컨설팅 업체에 비싼돈 들인 보고서에 아직 스마트폰은 이르다 피쳐폰으로 뚝빼기 깰수 있다. 그거 믿고 시장흐름 못읽은거 아니냐?

    (m8NuZp)


  • 노비3호
    2022/02/25 18:04

    업체 이름이 생각안나네 유명한데인데...

    (m8NuZp)


  • 전설의양조사 첸
    2022/02/25 18:05

    애니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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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비3호
    2022/02/25 18:05

    아니 맥킨지네...갸들 한테 컨설팅 받았지

    (m8NuZp)


  • 전설의양조사 첸
    2022/02/25 18:04

    사업이랍시고 도박한 수준인데

    (m8NuZp)


  • 루리웹-0033216493
    2022/02/25 18:04

    망했다 케이스만 찾아보니깐 그러지
    당장 기아 자동차 개쳐망한거 K시리즈로 살려낸게 외국인 전문경영자인데 뭔 삽소리임.

    (m8NuZp)


  • 찌쪼
    2022/02/25 18:05

    맥근혜 걔네들도 전문 경영인인가?
    만약에 맞으면 이해가 빠르겠지

    (m8NuZp)


  • 멀리까지가보자
    2022/02/25 18:05

    펀드메니저한테 내돈안맡기고 혼자 주식하는거랑 비슷함
    펀드메니저가 더 똑똑하고 많이배운걸 누가모름?

    (m8Nu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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