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일 영상
(의역 포함)
우크라이나 인민들께,
보통 신년사에 대통령들은 GDP의 증가, 인플레이션의 감소, 정책의 이행, 다양한 자화자찬을, 그리고 굉장히 불확실한 용어들로 설명하곤 합니다.
어쨌던 대부분은 자신의 통치로 인해 생활이 나아졌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하죠.
단순히 당신들이 그것을 아직 모르고 있다는 말투로요.
그래서 우리들은 신년사에서 대통령이 말할 때는 교장선생님 훈화말씀처럼 귀를 닫거나 대통령의 말이 끝날 때까지 아예 TV를 음소거시킵니다.
그래야 우리가 기분 좋게 샴페인을 먹고, 파티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오늘은 이야기가 다를 겁니다.
오늘, 우리는 자신에게 질문 하나를 던져봅시다:
나는 누구인가?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성공한 변호사, 평범한 주부, 모길레프에서 온 철학과 학생, 체르카시에서 온 농업과학자
나는 누구인가?
동쪽에서 자신의 나라를 지키는 전직 사진작가?
이탈리아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는 전직 물리학자?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막노동을 하는 전직 화학자?
고향을 잃고 사무실을 연, 도네츠크에서 살았던 전직 의사?
고향을 잃고 택시운전을 하는, 루간스크에서 살았던 전직 교사?
나는 누구인가?
다른 나라에서 일하며 10년 동안 살면서 인터넷으로 우크라이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
크림 반도에서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고 하르코프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사람?
나라를 떠나길 원하는 IT 전문가?
아니면, 집에 돌아오길 원하는 전쟁포로?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민족 언어를 지키는 프란키브스크의 주민? [이 부분에서는 우크라이나어로]
(*프란키브스크는 우크라이나인이 주류)
자신의 민족 언어를 지키는 구르주프의 주민? [이 부분에서는 크림 타타르어로]
(*구르주프는 크림 타타르인이 주류)
자신의 민족 언어를 지키는 베레호베의 주민? [이 부분에서는 헝가리어로]
(*베레호베는 헝가리인이 주류)
자신의 민족 언어를 지키는 크라마토르스크의 주민? [이 부분에서는 러시아어로 말함]
(*크라마토르스크는 러시아인이 주류)
우크라이나 민족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들이 우크라이나어를 무조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우크라이나 민족이 아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어를 굳이 배우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
나는 누구인가?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사람?
주차위반을 단속하는 사람?
집에 강아지가 있는 사람?
빨간 머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
올리브를 싫어하는 사람?
자유주의자?
공부 잘하는 학생?
왕좌의 게임을 보지 않은 사람?
내성적인 사람?
채식주의자?
염소자리?
지하철에서 자리를 절대 양보해주지 않는 사람?
헌혈한 사람?
플라스틱 제품을 절대 쓰지 않는 사람?
이것이 '우리'입니다.
이것이 우크라이나인입니다.
모두가 완벽할 수 없고, 모두가 성인일 수도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 모두 '인간'이기 때문이죠.
인간은 완벽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단점이 있을 수 있고, 못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의 신분증에, 당신이 '옳은' 우크라이나인지, '틀린' 우크라이나인인지는 적혀있지 않습니다.
당신이 '진정한 애국자'인지, '애국심따윈 없는 사람'인지, 우리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신분증에는 권리와 의무를 가진, '우크라이나 시민'이라는, 7글자만 적혀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입니까?
대통령에게 투표한 73%의 사람들?
다른 후보에게 투표한 25%의 사람들?
아니라면 투표하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
12월 25일에 크리스마스를 지내는 사람들? (*가톨릭과 개신교의 크리스마스)
1월 7일에 크리스마스를 지내는 사람들? (*정교회의 크리스마스)
100년동안 서로를 알아온 사람들?
아니면 2014년에 서로를 처음 본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큰 비행기를 만든 사람들? (*An-225)
아니면 안전벨트 대신 블록을 넣는 사람들?
자단의 책을 읽거나, 마루브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
운명의 아이러니를 보거나, 나홀로 집에를 보는 사람들? (*운명의 아이러니는 옛날 소련 영화로, 새해마다 지겹게 틀어줌)
디나모를 응원하거나, 샤흐타르를 응원하는 사람들?
로마체코를, 우스크를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사람들?
5월 8일을 기념하는 사람들?
아니면 9일을 기념하는 것이 '소련의 잔재'라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
일요일에 교회를 가거나, 토요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
그러나 우리는 서로에게
'아따 내가 겁나게 사랑하지라'[이 부분은 우크라이나어]라고 말하거나
'내가 엄청 사랑해요'[이 부분은 러시아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이 모두가,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도 서로 다른 우리가 같은 미래를 살 수 있을까요?
아니면, 우리 사이에 큰 벽을 쌓을까요?
누군가가 우리에게
"너네는 차이점이 너무 많아서 함께 살 수 없어!"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틀렸다면요?
여러분들은 우리들간에 공통점이 정말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으로서, 정말 평등하게 자랑스럽습니다.
만약 세브첸코나 레스냐 우크라인카가 총선에서 우리와 다른 정당을 찍었다면, 여러분들은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거두시겠습니까?
(*타라스 셰브첸코 - 러제 우크라이나의 시인, 레스냐 우크라인카 - 러제 우크라이나의 시인, 여성해방론자)
스코보로다나 흐멜닛스키가 나토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면요?
(*그레고리 스코보로다 - 러제 우크라이나의 철학자, 흐멜닛스키 봉기 - 폴란드-리투아니아에 대항한 우크라이나 독립운동)
카데니우크나 로바노브스키가 우리가 다니는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에 다녔다면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정교회 분열)
(*레오니드 카데니우크 - 독립국 우크라이나의 우주인, 발레리 로바노브스키 - 소련 우크라이나의 축구선수)
안토노프나 코룔로프는 자동차 등록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올렉 안토노프 - 소련 러시아의 항공기 개발자, 세르게이 코룔로프 - 소련 러시아의 우주개발자)
스툽카나 부코프는 노르망디 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보흐단 스툽카 - 소련 우크라이나의 배우, 에밀리안 부코프 - 소련 몰도바의 작가)
우리는 그들을 정치가 아닌 다른 이유로 사랑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평탄한 길을 가고 있을때 모두 행복합니다.
우리는 아들이던 딸이던, 우리의 아기가 태어났을 때 모두 행복합니다.
우리는 그곳이 슬로비얀스크던, 드로호비치던, 사랑에 빠졌을 때 모두 행복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당신이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던 간에
테르노빌, 크리비 리흐에 있는 전사자들의 십자기를 보며 슬퍼하고,
그리고 우리의 군인들과 포로들이 돌아왔을 때,
우리 모두가 행복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러시아어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우크라이나어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평범한 주부도
성공한 변호사도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대통령도
우리의 역사에는 우리들이 단결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들이 어떻게 한 나라를 만드는지에 대해 배웠습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하나의 국가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올해의 국정목표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존경하며 함께 살기 위해서
우리가 만든 나라에서 후손들이 웃으며 살기 위해서
왜냐하면 우리는 그것을 같은 방법으로 상상하기 때문입니다:
성공하고 번영하는 나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
사람들이 오고 싶어하며, 영토를 지킬 수 있는 나라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포장이 잘 되어 있는 도로가 있고, 그 도로의 이름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 나라
(*'탈소련'을 외치며 구소련 시절의 도로들을 엄청난 비용을 들어 교체했지만, 정작 전력난으로 인해 가로등은 꺼져 있었으며,
포장상태도 개판이었던 포로셴코 정부를 비판)
당신이 사랑하는 여성을 기다리는 동상이 어떤 것이던 상관없는 나라
(*마찬가지로 수십조를 들여 전국의 레닌 동상을 철거한 포로셴코 정부를 비판)
만약 우리가 같은 상상을 한다면,
그것 자체만으로 우리는 하나라는 뜻입니다.
우크라이나 인민 여러분!
2020년 새해에, 저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모두가 잘 쉬고, 잘 주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고생하시니 당연히 과식하시진 마시고요.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아, 우크라이나를 사랑하는 것은 잊지 마시고요.
또한 우크라이나 어디에 있던, 그리고 어디에서 태어났던,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을 사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이후에는 전국의 일반 시민들이 한마디씩 함]
자기가 출연했던 시트콤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고있는...
연설 개쩌는데
문장 하나하나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네...
좋은 글이고
좋은 연설이야.
고마워
엘리트 미코 2022/02/26 02:09
연설 개쩌는데
루리웹-2010334225 2022/02/26 02:11
자기가 출연했던 시트콤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고있는...
Feed 2022/02/26 02:11
문장 하나하나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네...
죄수-8606656365 2022/02/26 02:28
좋은 글이고
좋은 연설이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