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북유럽 동유럽에 K-9 파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입장은 명확한겨

무기, 그것도 자주포쯤 되는 전술무기는 그냥 돈 낸다고 아무한테나 파는게 아님.

군사/외교/정치적 관계를 다각적으로 고려하여 파는 거고

그래서 어느 나라가 어느 나라의 무기를 사는지, 어느 나라가 어느 나라에 무기를 파는지가

역으로 두 나라와 그 나라들의 가상 적국에 대한 군사/외교/정치적 상황을 드러내주는 간접적 지표이기도 함.

폴란드가 왜 군비를 계속 증강하는지,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같은 국가들이 왜 신형 자주포 도입을 서둘렀는지,

그게 '어느 나라'를 상대하기 위한 무기인지는 너무도 명확함.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폴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에 K-9을 팔고 폴란드에는 K-2까지 팔려고 하고 있는건

그들이 상정하고 있는 사태, 즉 러시아의 북유럽&동유럽 침공이라는 상황이 닥쳤을 때

우리나라가 어느 스탠스에 설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지표임.

그냥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됐다 이런게 아니라

판매 의사를 타전한 시점부터 이런 측면에 대한 고려까지 충분히 이루어진 결과라는 것.

우리나라가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얽힌 것도 많고,

북핵문제 해결이나 중국 견제, 일본과의 영토 분쟁에서의 협력 등 러시아의 협력이 필요한 분야도 많아서

러시아를 향해 대놓고 의견 표명을 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유럽에서 러시아의 침공에 의한 무력 분쟁이 일어났을 때 한국이 어느 편을 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간접적인 방식으로 에둘러 의견을 타진해 두었다고 보는 것이 맞음.

물론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우리가 구체적으로 뭘 할 수 있는 건 적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의 스탠스는 이미 한참 전부터 명확한 상태였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