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어체 작성 양해 바랍니다.
* 때는 2022년 1월 7-8일 콜롬비아 보고타 에서의 경험 입니다.
콜롬비아 를 떠올리면 내 세대에서는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 를 떠올리게 된다. 하도 만화책과 영화에서
쿤사와 함께 많이 언급되었던 ^^ 고 박봉성 화백 만화에도 정말 빈번하게 등장했었다.
그리고 공권력보다 갱단의 입지가 큰 곳, 혼란스러운 곳 등등 콜롬비아에 대한 이미지는 너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한번은 가 보고 싶었다. 이제 제목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티비 시리즈들에서 너무 멋진 배경을
보여준 곳들이기도 하고, 솔직히 그냥 너무 궁금했다. 그렇지만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서 일정을 최소화 하고
보고타에서만 잠시 머물기로 했다. 가 보고 싶었던 곳은 메데인, 그리고 콜롬비아 국경의 아마존 지역이었지만
나중에 스페인어를 공부한 후 그리고 좀 더 남미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가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보고타에서
2일간 머물기로 했다.
콜롬비아 입국시에는 PCR 테스트지를 제출하지는 않았으나 앱이 아닌 출력된 용지로 된 백신접종완료증명서가 필요했다.
그리고 일반여행객은 세관신고서에 2천불 이상의 물품을 신고하게 되어 있었지만 나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생각하고
작성하지 않았다. 그런데 세관통과시 우리 부부를 잡더니 여러 명 모여서 내 짐들을 문제삼기 시작했다. 한명이 짐을
뒤지면 다른 사람들이 가격을 평가한다. 그러다 내 소니 카메라를 문제 삼는다. 왜 신고 안했냐고 해서 이거 나
사용하던 카메라다. 이게 문제가 되느냐 하고 몇분 이야기를 하다가 나에게 '꺼지란다' 내가 어이가 없어 멍하게
바라보니 다시 "짐갖고 꺼져 " 하고 외친다. 와이프가 옆에 있기도 하고 여긴 콜롬비아지 하고 그냥 조용히 나왔다.
입국 인상 최악이다. 그래도 꽤 많은 나라 입국절차, 세관 검역 거쳐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차라리 정말 문제가
있다면 절차대로 하든지, 아니면 입국시키지 말던가... 인상이 굳어져서 나가는데 와이프가 옆에서 손을 잡는다.
치안에 대한 걱정도 크고, 검증되지 않은 택시괴담이 너무 많은 곳이라 (바가지 뿐만 아니라 택시 갱 등등) 호텔에서
픽업서비스를 요청해 놓았다. 호텔에 가는데 호텔 쪽 진입 도로가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다. 그리고 차량 확인하더니
출입구를 열어준다. 체크인 시 물어봤더니 이쪽은 진입통제를 한다고 해서 그럼 이 지역은 안전합니까? 물어봤더니
"안전하지만 조심하세요." 그래서 안전하다면서 조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하여튼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안전하다고 지정해 준 곳으로만 다녔다. 소피텔이 위치한 지역 주변이 근래 젊은이들에게 상당히 핫 한 지역이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돌아다니고 레스토랑을 이용했는데 상당히 고급스럽고 맛도 있는데 물가가 상당히 저렴하다.
일단 좀 돌아다니다 호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쉬었다. 갈라파고스에서 너무 힘들었는지 오전 11시까지 푹 자다가
12시부터 보고타 시티 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Viator.com이 비싸긴 하지만 등록업체들이 퀄러티는 확실한 듯 해서, 개인 가이드와 택시기사 및 간식을 제공하는
8시간짜리 프라이빗 투어를 신청했었다. 결과적으로는 상당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12시 픽업하러 온 가이드는 약 30대 후반 정도 보이는 젊은 남성이었고 정말 해박한 지식 그리고 듣기 좋은 목소리로
영어를 유창하게 했다. 솔직히 난 발음이 상당히 구린 편이라 해외 나가서 가급적이면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조용히 듣고만 있었는데 가이드가 걱정되었는지 이해하고 있냐고 계속 묻기에 답변을 하고 가이드가 설명했던 일정에
대해 질문을 했더니 그때야 오늘 일정이 괜찮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표정이 풀어진다.
먼저 몬세라테 언덕으로 향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몬세라테 언덕에 올라가면 보고타 시내가 전부 보인다고 한다.
구도심, 신도심 그리고 거주지역에 대해 설명한다. 흠... 설명을 듣다 놀란 것이 콜롬비아는 주거등급제가 있어서
등급에 따라 거주지가 정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세금내는 게 다르고... 놀래서 그럼 대 놓고 차별을 하는 것이냐 라고
물었더니 그것때문에 소득이 떨어져도 주거환경을 바꾸기 싫어서 빚을 내서라도 등급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 그런 사람들이 더더욱 늘어났다고 콜롬비아 경제에 대해 한탄을 한다.
한참 같이 이야기하다 생각해 보니 한국도 이미 학군, 주거지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겉보기에는 다르더라도 각 나라들 다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에 대해 토론했다.
언덕위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차 한잔 한다.
야경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는데, 일정상 야경은 포기한다. 가이드가 정말 예의를 갖춰 가이드를 해서
마음에 들어서 비지니스카드 를 달라고 해서 저장했다.
차분히 앉아서 콜롬비아 상황에 대해 물어본다. 파블로 에스코바가 죽은 후 이제 마약상들이 사분오열되고
특히 멕시코 갱단이 그 자리를 파고들어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콜롬비아의
악명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10년전보다는 더 나아졌고 앞으로 더 나아질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특히 금,다이아몬드 외 여러가지 천연광물 자원들이 많아서 그것을 바탕으로 경제를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보고타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수도 라고 자랑하면서 고산병 조심하라고 걱정도 해 준다.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마신 후 다시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 길거리를 걸었더니 바로 카메라를 집어넣도록 한다. 핸드폰도 자신이 꺼내도 좋다고 할 때 꺼내라고 당부한다.
카메라는 날치기 범죄 대상이 된다고 하고, 대학거리에서 구도심으로 자신이 안전하게 안내하겠다고 이야기 한다.
구도심으로 가던 길 중에 샌프란시스코 관련 지명들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라는 이름이 수도사 성 프란치스코 파
수도사들이 와서 만든 곳들은 그러한 지명이 붙는다는 설명도 해 준다. 생각해 보니 성 프란치스코는 정말 무소유를 주장하며
평생을 신에 대한 사랑으로 구도와 명상 그리고 봉사로 산 분인데 그 후예들은 정복자의 땅 엘도라도에 와서 무엇을 만들고자 했을까?
먼저 에콰도르,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 볼리비아 를 해방시킨 그 유명한 볼리바르 장군의 동상과 살던 곳들을 돌아봤다.
나폴레옹 으로 인해 약해진 스페인을 상대로 5개국을 독립시킨 남미 독립의 아버지라고 할 분이란다.
그리고 황금박물관으로 가서 여러 유적들을 봤다. 블로그들 보면 신라금관 보던 사람들이 가서 구경하면 별 감흥이
없다고 까는 글들 써 놓기도 했는데, 황금으로 만든 유물들을 역사, 그리고 원주민들의 제례의식과 그들사이의 투쟁으로
보면 정말 흥미로운 곳이 된다.
황금박물관을 다녀온 후 시청, 국립은행 등등 앞을 돌아다니다 콜롬비아 특산 '모칠라' 즉 수제 가방을 사기 위해
돌아다녔다. 원조 모칠라를 찾아 헤메는데 길거리에 모칠라를 파는 상인들이 많다. 가이드는 저거 전부 메이드인 차이나
가품들이라고 설명했다. 같이 이야기하다 차이나의 저가 카피품 등등에 대해 이야기하다
'중국이 만든 오리지널이 딱 한개 있는데 covid 19 이다 ' 등등의 농담을 하면서 길거리를 지나갔다.
베네수엘라의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인해 정말 떵값보다 못한 게 되어 버린 베네수엘라 화폐로 만든 지갑과 가방이
눈에 띈다. 길거리 걷다가 한국에 대해 몇가지 이야기 하다 '강남스타일' 노래 이야기 하길래
강남 의 뜻이 중의적이고 strong men 이라는 뜻도 복합적으로 가진 노래라는 것을 알려주니 좋아라 한다.
와이프가 꼭 가 보고 싶어했던 보고타의 현대미술박물관 MAMU .
다른 곳들 과 다른 특징은 콜롬비아가 나은 위대한 미술가 페르난도 보테로 의 작품들이 주가 되고
피카소나 달리 등등 현대미술가의 작품들도 보테로가 기부한 작품들이다.
뚱뚱한 모나리자 로 한국에서도 꽤 유명한 보테로, 그의 초기작품부터 후기작 그리고 조각품까지 전시되어 있다.
단순한 풍자나 시각을 꼬는 것을 뛰어넘어 개인적으로 인간이 인간을 바라보는 그 시점 자체에 집중해 보고 싶었다.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다시 호텔로 복귀했다. 가이드와 이야기하면서 콜롬비아 치안이 더 좋아지면
콜롬비아 지역의 아마존을 거쳐서 브라질로 들어가 보고 싶다고 말하고 그 때 도움 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다.
호텔에서 쉬다가 다시 콜롬비아 보고타를 떠난다. 출국시에도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이제 그러려니 하면서 미리 챙겨놓은 10불짜리를 찔러준다. 그랬더니 바로 바로 통과 통과..
그래.. 여긴 남미야...
언젠가 다시 보자 굿바이 콜롬비아
-므나세브라임-
p.s 여행 마치고 돌아와서 정리하면서 간단히 적어보는 글입니다.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하고 항시 행복하고 평안하십시오.
콜롬비아 늘 궁금하던 곳인데 이렇게 또 올려주셨네요 그나저나 입국심사는 그 나라의 첫인상이라 생각하는데 참으로 아쉬우셨겠습니다
^^ 콜롬비아 길거리에 노숙자나 널부러져 있는 약쟁이 분들이 자주 보여서 좀 그랬습니다만 친절하고 좋은 분들도 많더라고요. 다만 좀 불안정해 보이는 것들이 보이긴 했습니다. ~그래도 참 매력적인 나라라고 생각하고 기회되면 차분하게 더 많은 것들을 보고 싶습니다. 항시 읽어주시고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즐겁고 평안한 시간 되세요 ^^
파블로 에스코바 이름을 들으니 나르코스 봤던게 기억나네요.. 완주는 못 했지만.. >_<
남미쪽도 치안만 좋으면 정말이지 멋진 여행지가 될 것 같아요.. ㅎ
글에서 유용한 지식을.. 사진에서 멋진 외국을 여행하는 느낌..
오늘도 담아 갑니다.. ^-^
므나님 참 부러워요... 여행을 누구보다 많이 다니신거같은데
저는 제 생전에 이런곳은 갈수있을까 싶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