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남한에 별로 안 알려져 있었다는 북한의 문화.jpg

"지금부터~ 숙박 검열을 시작하겄이요!"

"누가 장마당에서~ 동무가, 아랫 동네(남한)에서 온 말하는 밥 가마를 사는 걸 봤다고 하던데?~"

"아니 누가 기딴, 벼락 맞을 소리를 한단 말입니까?"

"엉덩이는 삐뚤어졌어도 방귀는 곱게 뀌라는데, 말하는 밥 가마라니요. 그것도 남조선 물건이라니요?"

"혁명적 과업 수업에 스물 네시간 바쳐도 모자란 이 떄, 누가 기딴 걸 사러 다닌단 말입니까? 명백한 모략입니다?~"

"뻐꾹! 취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밥을 잘 저어주세요."

"비키라우."

"이야~ 이거, 야, 이거 이거 뭐 이래 이거? 어"

"반장 동지, 저 좀 보시라요. 이케 무릎을 꿇었습니다."

"누가, 인민의 피땀이 서린 전기를 도둑질 하나~ 했더니, 그 도둑이 여깄었구나 야~"

"제가 그만, 그 찰진 밥맛에 혼이 나가서, 잠시 쳐 돌었었나 봅니다. 아, 이번 딱 한 번만 눈감아 주시라요~!"

"그러면 이 밥 가마는 어칼껀데?"

"저 빌어먹을 전기 도둑은, 반장 동지께서, 알아서 잘 처분해 주셔야디요."

"밥은 많이 찰지나?"

"아 일단 한 번 잡숴 보시라요~"

 

"이 집은 아무 일 없다 야. 다음 집 이동하자."

 

 

 

드라마에서는 저렇게 코믹하게 표현을 하고 있지만은, 한편으로 저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저래서 사람이 어디 숨 막혀서 살겠냐?"라는

반응이 많았음. 북한의 '숙박 검열'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저 장면을 고증하기 전까지는 남한 사회에서 잘 모르는 북한 문화였거든.

북한은 알다시피 독재 국가고, 주민들이 서로간에 어떤 수상한 짓을 하는지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신고하도록 강력한 주민 통제 시스템을

쓰고 있음. 그래서 숙박 검열 문화는 독재 국가인 북한의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굴러가고 돌아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문화지.

저렇게 불시에 이뤄지는 숙박 검열은 최고 존엄을 욕하지는 않는지, 그리고 남조선 물건을 들여왔는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드라마에서도

보다시피, 적당히 유도리 있는 숙박 검열 반장은 북한 당국에 신고를 안하고 입을 싹 씻는 대가로 남조선 물건을 자신이 착복하기도 함.

그래서 북한에서 탈북해서 남한 사회에 정착한 새터민들이 "맞아 맞아, 우리가 저렇게 살았었지."하고 크게 공감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저 숙박 검열 문화임. 그만큼 북한이 주민들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굴릴 정도로 독재의 기술이 발달했다는 거고. 

적어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북한의 고증 문제에 대해선 별다른 말이 안 나오는 이유가 북한 사회에 대한 고증이 매우 잘 되어서거든.

그래서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던 북한의 저런 숙박 검열 문화를 이 드라마를 통해서 처음 알게됐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