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년대 여진족과의 대치상황임
이 편지를 쓴 사람은 나신걸이라는 사람인데 당시 29세였고 군관(소위나 중위쯤 되는 초급 장교)이었음.
북방에서 여진족과의 대치 중에 집에 있는 아내한테 쓴 편지임. 내용은 대강 이러함.
논밭은 다 소작 줘버리고 당신은 농사 짓지 마. 종이 꼬드겨도 당신 농사 짓으면 안돼.
아, 봇물 있는 논에 모래가 꼈을텐데 그거 가래질 해야 하는데 기새(아들 이름)한테 거들라고 해
그리고 내 옷 좀 보내줘. 안에 껴 입어야겠어. 내가 입던 헌 비단 옷은 보낼테니까 기새 한테 물려 줘.
바늘 여섯개 사서 보낸다. 이번엔 휴가 짤려서 집에 못가. 짜증난다....눈물이....
어머니랑 애들 데리고 잘 있어. 내년 가을에 휴가 나갈께.
(중략)
상관이 지는 가족 보러 집 가면서 나는 못가게 해. 뭐 이런.....
군인이 되고 나니깐 뭐 내 맘대로 안되네. 내가 만약 박박 우겨서 집에 가면
병조(국방부)에다가 보고해서 우리집으로 헌병 보내 잡아서 영창 넣는다네.
어쩔수 없이 함경도에서 뺑이 쳐야 함.
(중략)
논밭에 세금 붙는거 납부하는거는 복잡하니까 일단 우리 형한테 내달라고 해.
현물 필요하면 박충의댁 가서 바꾸고. 쌀도 찧어 놓고....
마을에서 부역할일 생기면 종들 보내면 되고....
ㅜㅜ
군대있으면서 가족걱정하는건 지금이나 조선시대나 다를게 없네 ㅠㅠ
어우 ㅋㅋㅋ 시발군대도 전통이넼ㅋㅋㅋㅋ
와...... 부역은 종보내면 되는구나..
그나저나 편지 한장에 엄청난 정보가 많이 담겨있네요
저분은 저게 몇백년후에 이렇게 귀중한 자료가 될 줄 아셨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한번 한글의 위대함을 ㅋㅋ
예나 지금이나 휴가 짤리면 빡침
우와 ㅋㅋㅋㅋ 장교라길래 막 부인 여기는 하루하루가 어쩌고 이럴줄알았는데 ㅋㅋㅋ 오히려 진짜 정감가네요 ㅋㅋㅋ
휴가 잘리면 빡치는건 동서고금 동일하구나..
분명 조선시대인데 공감되는건 현대시대급..ㄷㄷ
논밭이나 다른거 빼고 휴가 못 나가게 한다는 글에서
군인의 애환이 느껴지네요ㅜㅜ 휴가좀 보내주지 그랬냐 이 상사놈들아!!! 니들만 휴가가고 다른 사람은
생각 안하냐?!! 애들좀 챙겨라 이씨!!!
조선시대부터 바뀐게 없다는거네 ㅋㅋㅋㅋㅋ
우리 남편 수다 떠는 것 같았단...
그래도 부인 아끼는 마음이 절절하네요. 원래 다정다감한 남편인듯
어휴 휴가좀 보내주지... ㅠㅠ 짠하네여
해당 편지는 지난 2012년 5월 대전 유성구 금고동 안정 나씨 묘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1490년쯤 군관 출신 나신걸(1461~1524)이 영안도(현 함경도) 변방에서 지내면서 부인 맹씨에게 보낸 편지라네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421&aid=0002016180
뭔가 자상하고 섬세하다
그리고 그 장교는 제대후에 꿈을 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