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王宮)의 음탕 대신에
오십(五十) 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二十)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사십야전병원(第四十野戰病院)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이십(二十) 원 때문에 십(十) 원 때문에 일(一) 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일(一) 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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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장과 쇠고기에 분노하는 만큼 수십 수백억 비리에도 분노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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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그마한 일에만 분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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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편이라 화안남ㅋ
끝
이러고있을듯
눈높이라는게... 10만원은 내 주머니에도 있는 돈이니까 와닿는데 십억 백억 해버리면 이게 감이 안오는거임
쉬움류
기래들은 이러거 신경도 안쓸걸요.. 그게 태생이니..
누가 당선되면 곧 몇십 몇백배로 오를지도 모르겠네요 ;;;
초대박이죠.... 이것이야말로 비즈니스패밀리.....
왕궁의 음탕함 대신 설렁탕집 주인년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문제삼는 분노의 대상은 금액의 다소가 문제가 아니라 권력자나 재력가 대신 서민의 구도를 이야기하는거죠. 시를 다시읽으셔야 할듯..
사문서위조와 입시비리도
그깟 표창장 하나고
공무원 사유화와 국고손실, 국고횡령 혐의도
사소한 일일 뿐이니 ...
계속 그렇게 아무일아니고 무죄라고 싸우시면 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