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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우리나라에 김씨가 많은 이유.jpg



보통 특정 성씨가 많은 것에 대해


"원래 성씨를 가진 사람은 극소수였는데 족보가 매매, 위조돼서 그렇다"


"노비였던 사람들이 성을 선택할 때 명문가들의 성을 선택해서 그렇다"


는 이야기가 가장 유명함.


하지만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님.


위조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보통 본관에 대한 위조이지 성 씨에 대한 위조는 아니었음.











조선은 법적으로는 신분이 양인/천인 두 개 뿐이었는데


양인들은 거의 대부분 성을 가지고 있었음.


이는 '양반'이 서양의 귀족 같은 것이 아니라서 그럼.


귀족은 가문 대대로 아버지가 귀족이면 아들도 귀족이지만


'양반'은 과거 제도라는 시험을 통해 결정되는 '사회적 신분'이었기에 일어나는 일임.


양반 신분은 딱 3대까지만 인정이 되어서 과거에 통과하지 못하면 양반 신분에서 박탈당할 수 있었음.


그니까 양인들 대다수가 성을 가지고 있는 게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닌 거지.














심지어 노비들도 상당수가 성을 이미 가지고 있음.


재령 이씨 종가의 한글 노비 문서 등을 확인해보면


평면, 노비들도 대부분 성이 있었음을 알 수 있음.


그러니까, "노비들이 김씨를 많이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는 말임.

















또 다른 예로


병자호란 직후 인조 15년 무과 시험 때


무려 5506명이나 되는 인원을 선발한 적이 있었음.


보통 무과는 30~50명 정도가 뽑힌다는 걸 감안하면


무려 100배 가량의 인원들이 더 뽑혔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이 자료는 당시 성씨의 숫자를 따질 때 있어서 좋은 인구 표본이 될 수 있는데


급작스레 많이 뽑다보니 기존의 양반들 뿐만 아니라 일반 양인들의 비율도 상당히 높았음.


기존에 군역을 하던 평민 출신들은 약 2000여 명 정도,


심지어 천출을 통해 신분상승한, 천민 출신으로 보이는 자들도 500여 명 가량으로 보임.


한마디로 당시 양반+평민+천인들의 이름을 두루 둘러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임.


그래서 이 때 합격자의 성씨는 어느 정도였느냐?





김(金) 1252 명 (22.7%)

이(李) 793 명 (14.4%)
박(朴) 462 명 (8.4%)
최(崔) 336 명 (6.1%)
정(鄭) 179 명 (3.3%)






놀랍게도 지금의 성씨 숫자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음.


상식적으로 김씨만 무예가 뛰어나서 저렇게 많이 뽑혔을 리는 없겠지?


지금도 많은 성씨의 비율이 김이박최정 순서이고


지금 김씨의 비율이 2015년 기준 21.5%라는 걸 생각하면


조선시대의 성씨 비율이 지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걸 짐작할 수 있음.


한마디로 조선 중기 때도 이미 김씨는 많았다, 라고 볼 수 있는 것.

















그럼 대체 왜 김씨만 이렇게 많았느냐?


여기서부터는 추측의 영역에 들어갈 수밖에 없음.

















일단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이유로는


'김씨는 크게 멸족당할 일이 없었고, 거의 2000년 가까이 한반도의 상류계층 성씨였다'


는 점을 들 수 있음.


김씨는 알다시피 신라의 왕족 성씨인 김석박 중 하나였고 가야 왕족의 성씨이기도 했음.


신라는 가야를 복속한 이후에 가야 왕족을 귀족으로 받아들여줬고


신라가 고려에게 멸망당할 때도 평화롭게 왕권을 이양했기에 김씨는 핍박을 받을 일이 없었음.


딱 2번 왕에 오르고 몰락한 석씨를 제외하면 박씨도 비슷한 이유로 성이 많다고 볼 수 있음.


실제로 지금도 김씨 중 가장 많은 것이 신라계, 가야계 김씨임.

















반례로


다른 왕족이었던 이름들은 지금은 많이 남아 있지 않음.


정복당해 멸망한 고구려의 고 씨, 백제의 부여 씨


그리고 정변으로 멸족 위기를 당한 고려의 왕씨 등등


이런 성씨들은 이전 왕조에 의해 죽었거나 살기 위해 성을 바꿔 희귀한 성씨가 됨.


왕족들이 여러 귀족가문과 친인척 관계를 맺으며 성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생각하면


신라, 가야의 왕족들은 이런 전란을 피해 계속 세를 불려왔을 거라고 볼 수 있음.


조선이 망하고도 딱히 핍박을 받을 일이 없던 이씨 역시 마찬가지임.















또 하나는 귀화인들에 대한 것이 있음.


위 사진에 나오는 조선에 귀화한 사무라이인 김충선처럼 여진족, 일본 등 여러 민족들이 조선에 귀화하기도 했는데


상당수가 김씨 성을 부여받았던 것으로 보임.


김충선이 가장 유명하지만 그보다 앞서 세종시절에 귀화한 김호심파, 성종 시절에 귀화한 김삼보라사야문 등이 있음.















3줄 요약


1. 김씨가 가장 많은 건 평민, 천민이 근대에 성씨를 선택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도 원래부터 성이 있었다.


2. 김씨는 조선시대부터 원래 많았다. 이씨, 박씨 등도 마찬가지.


3. 이는 멸족될 일이 없었던 상류계층이 수천년 간 이어져온 것의 영향을 보인다.

댓글
  • MizerComplex 2022/02/03 16:16

    김씨가 어떻게든 자손을 많이 뿌렸다

  • Diru 2022/02/03 16:21

    아, 김씨. 그래서 김씨가 노예가 아니라는건 대충 알았응게, 찬시간 끝났으니 얼릉 와서 거들어!!


  • MizerComplex
    2022/02/03 16:16

    김씨가 어떻게든 자손을 많이 뿌렸다

    (6B8Gua)


  • Mr.bastion
    2022/02/03 16:17

    그럭구남

    (6B8Gua)


  • gaeon
    2022/02/03 16:19

    김이박은 그럼 이해 되는데 최씨는 왜 많은거임?

    (6B8Gua)


  • 보아배믈삼킨몾아
    2022/02/03 16:21

    최 씨가 많다고 해봐야 4~5% 정도임
    이 정도는 다른 나라에서도 자연적으로 특정 성씨가 많아질 수 있는 정도의 비율임

    (6B8Gua)


  • Diru
    2022/02/03 16:21

    아, 김씨. 그래서 김씨가 노예가 아니라는건 대충 알았응게, 찬시간 끝났으니 얼릉 와서 거들어!!

    (6B8Gua)


  • 루리웹-3297505004
    2022/02/03 16:22

    예전 학교쌤이
    김해는 거북이가 바다로 향하는 모습을 가진 지형이다. 이게 정말 좋은터다. 이런 좋은터에 기반을 둔 김씨들이 많을수 밖에 없지 않겠냐
    하면서 그러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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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티샷건
    2022/02/03 16:24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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