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을 때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한 미라클 작전을 통해
한국으로 탈출한 특별기여자들과
다섯 달 동안 함께 지내며
축구 교실을 운영했던 이성재 축구감독이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아프간 축구 청소년대표팀, 올림픽대표팀, 성인대표팀의
총감독을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맡았던 이 감독.
이 감독이 아프간에서 축구 감독으로 지내며
발탁했던 선수들은
독일, 유럽의 3부, 4부 리그에서 활약,
아프간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로
한창 성장하는 중이었지만...
탈레반이 20년 만에
다시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2021년 우리나라 법무부가 마련한,
특별기여자 자녀를 대상으로 한
축구 교육 지도를 맡으면서
아프간 현지에서 활동할 때
선수로 발탁했던 아이들이
한국으로 건너온 특별기여자 중
다섯 가족이나 있었다는 이 감독은
2022년 1월 21일을 끝으로 종료된 축구 교실을 통해
아이들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에 기여했다며
이역만리 타국에서 살게 될 아이들이
한국 학교에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이 진행한 축구 교실은
특별기여자 자녀 미성년자 200명 중
지원자 6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
인원을 나누어 4개 팀으로 운영했으며
그 중 한 팀은 여자아이 22명으로 구성되었다.
요일별로 한 팀씩 진행된 축구 교육은
특별기여자들이 충북 진천, 전남 여수에서 지내는 동안
아이들에게 가장 즐거운 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축구 교실을 진행하면서 가르쳤던 아이들 중
우리나라에서 선수로 뛸 만한 재능을 가진 아이가
6~7명 정도 있어서
이 감독은 법무부와 교육부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 축구 클럽과의
연계가 가능한지를 문의했다.
특별기여자들이 진천에서 여수로 거처를 옮길 때
축구 교실이 1주일 가량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이 감독에게 위 짤처럼 번역기를 돌려
'축구 교실을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감독님이 보고 싶다'는 문자를 보낼 정도로
이 감독에 대한 아이들의 신뢰는 매우 강했다.
다섯 달 동안 특별기여자들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이 감독은
특별기여자들이 한국은 본국보다
자유롭고 기회가 많은 땅이란 걸 잘 알기에
한국에 적응해 사회의 일원으로
잘 지내기를 바라서
한국 사회에 감사하는 마음이 크지만,
진천, 여수에서 특별기여자 입국을 반대하는
일부 한국인들의 시위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알게 된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접하면서
기대감과 각오가 공존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2월부터 여수를 떠나
각지에서 자립하게 될 특별기여자들이
일자리와 거처 없이 나가는 경우는 없다는 이 감독은,
법무부 관계자들이
이들을 교육하고 설득하느라
굉장히 고생했다며
"아프간에서 교수, 의료진, 대사관 직원 등
주로 지식 노동, 사무에 종사했었는데
이들에게 제공된 일자리의 상당수는
대기업, 중소기업의 제조업 현장 업무이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일하긴 원하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언어나 자격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모두의 바람을 들어주기는 어려웠다.
먼저 퇴소한 특별기여자 가족들은
예전 일자리와 달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별기여자들을 마음으로 받아주는 것이다.
이들은 뉴스에 등장하는 탈레반과 달리
눈치가 빠르고 온순하며
환대받은 것을 잊지 않고 갚는 문화를 가졌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사회에 융화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이 감독은
전국 각지로 흩어지게 될
특별기여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방문 만남을 이어가며
아이들의 진로를 위해
상담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묘하게 깐부할배가 생각나는 인상인데
미하엘 세턴 2022/01/30 19:15
묘하게 깐부할배가 생각나는 인상인데
오컬트마니아 2022/01/30 19:29
진짜 잘 됐으면 좋겠다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주는 입장으로 바뀐거니까
rollrooll 2022/01/30 19:29
전문직 뛰던 양반들이 자기 경력 통째로 잘려버리다니 ㄹㅇ 슬프네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