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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남성이 대접받는건 기형적인 구조 때문입니다.



전 현재 남자로 조금 여자 직원들이 많은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소위 '페미니스트'들이 말하는

유리천장, 직장내 불평등, 취업시 불리한 점 등등을 보면서

솔직히 저는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왜냐하면 대한민국에서 남자는 기형적으로 대접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제가 첫입사를 했을 때

실무자인 과장님은 여자분임에도 불구하고

'남자 직원이어서 다행이다. 내가 남자 뽑으라고 했다'라면서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처음에 어린 마음에

'같은 여자가 더 편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왜 남자들이 대접받게 되는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됐습니다.



먼저 저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여자 직원이 계셨어요. 지금은 그만 두셨죠.

그 이유가 뭐냐면, 언젠가 실수로 인해서 크게 혼이 났습니다.

그때 여자분은 과장님이 혼내시는 도중에 눈물을 뚝뚝 흘리시고

결국 화장실 + 자기 자리까지 가서 일도 못하고 멍하니 울기만 했습니다.

이후 얼마 안있어 그걸 감당 못하고 퇴사하셨죠. 



하지만 저는 비슷한 일이 있었을 때 '죄송합니다'만 연신 남발하고

곧바로 자리에서 돌아와서 일은 했습니다.

속으로 과장을 백만번도 씹었지만 저는 속으로 군대보다는 낫다,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남자 선배 분도 '그래도 회사 상사가 군대 선임보다 낫지 않냐 ㅋㅋㅋ'하면서 뒷담도 했죠



이제 슬슬 이해가 가시나요?


일단 우리나라는 남자는 좋든 싫든 군입대를 거쳐야합니다.

군대에 있으면서 정말 별의별 일을 다 겪게 되죠.

소위 말하자면 개처럼 구르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냥 구르는게 아니라 스트레스 대처 방법이나 내성? 그런걸 기르게 되요.

그리고 위에서 까라면 까는 구조에 대해서 강제적으로라도 익숙해지게 되죠.

꼭 남자가 아니더라도 남초 사회에서는 이런 군대적 사고방식이 만연해 있습니다.



또한 남자는 강해야 한다, 울지 말아야 한다, 약한 모습 보여선 안된다

이런걸 어린 시절부터 우리 사회는 당연하게 강요해옵니다.

그러다보니 남자들 같은 경우에는 힘든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눈물이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를 본인 스스로가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여자는 아닙니다.

비하 발언이 아니라, 여성은 남자들보다는 이런 시선에서 자유롭습니다.

힘들 때 눈물을 보여도, 약한 모습을 보여도, 내색을 잘해도 그건 '괜찮은 것'이 됩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을 안보이면 '여자가 목석같이 왜 저런담?'이란 말을 듣죠. 



물론 모든 남자와 여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남자못지 않은 강한 여자 분들도 계시고 

여자 못지 않게 감수성이 풍부한 남자들도 계세요.



하지만 우리 나라는 

남자에게 더 큰 무게를 부과하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다보면 남자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런 문화와 삶에 익숙해지죠.

안그래도 노동권은 개나 주는 우리 나라에서 스트레스를 아무리 줘도

견딜줄 아는 남자는, 어떻게 보면 당연히 누구라도 필요한 인재상을 저절로 형성하게 되는 거죠.



저 역시 군대식 사고 방식이나 특정 성별은 어쩌야 한다, 이런건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남자들이 취업에 유리한건 남자에게 특별한 의무나 책임을 억지로 부과하는

대한민국의 기형적인 사회 구조 때문에 저절로 습득된 내성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런 구조가 없는 나라일 수록 남녀 평등이 일반적이죠. 



만약 진정 페미니스트 분들이라면

이런 구조의 해결을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댓글
  • 무무몸 2017/05/20 17:56

    역사적으로 남성들이 힘을 받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전쟁부터가 참을성을 중요하게 여기죠. 그렇기에 참는 것이 남성성의 상징 중 하나가 된 겁니다. 그건 꼭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문제지요. 전쟁에 남성들이 우선적으로 나선 건 전세계 공통 문제니까요. 또 사회는 녹록치 않고 쉽지 않다고들 하죠. 그걸 견뎌내게 하는 건 참을성이고, 우리나라 남성들은 강제적으로 군대를 가면서 좋든 싫든 함양하게 되죠. 남성들이 권력을 지녔던 지난 역사에서 가장 먼저 피흘리고 죽어간 것 역시 남성들이고요. 그렇기에 인정받아야 하는 거지만 페미들은 그런 지난 역사의 희생을 무시하고 권력자 남성들의 탐욕으로 매도하죠. 우스울 뿐입니다. 어쨌거나 여성들이 스스로 남성들과 동등해지고 싶으면 가장 먼저 자기들도 나라의 가장 큰 위기에서 싸울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부터가 시작이겠죠. 무턱대고 권리를 누릴 생각을 할 게 아니라. 그리고 남자들 역시 자기들이  권리를 주장하는 여성들에 대해서 당연히 그에 따른 의무를 지게 만들도록 해야 합니다. 여성단체가 권리를 요구할 때마다 오냐오냐하는 남성들을 보면 그것 역시 우월한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들에게 아량을 베푸는 느낌으로밖에 안 보이거든요. 그건 남녀평등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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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는든 2017/05/20 18:28

    제가 외국인 교수님이 가르치시는 학부 교양수업을 두어개정도 들을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군입대와 관련해서 그분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전역 후 남학생들은 정신적으로 성숙해진다고 하더군요. 그 분들의 경우 저학년도 가르치시고 고학년도 가르치시는 분들이라 같은 학생을 입대 전후로 가르치는 경우도 있어서 비교가 확 되는것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남자는 모든 걸 감내하라는 마인드는 정말 잘못된 것이지만, 삶의 무게를 느끼고 인내하면서 자신의 일을 하는 자세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군대에서 갖게되는 정말 몇 안되는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인내하는 자세는 갖되 부당한것은 없애나가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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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닝냥닝냥 2017/05/20 18:53

    전회사에서 내 후임이 그랬어요..
    인수인계하는데 자꾸 삽질하길래 3일동안 이거고쳐라 저거고쳐라 그러면서 참다가 불렀더니..
    '잠시만요 저 남친한테 문자 좀 보내구요'
    이러길래 참을인자 백번 쓰고 정말 화 참고 목소리 깔고 뭐라고 했더니 막 서럽게 울대요..
    정말 황당해서 휴지 막 뽑아줬어요..
    제발 울지 말라고.. 내가 때린줄 안다고..
    여초회사 다니면서 희안한 애들 많이 봤지만.. 그런애는 처음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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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바리스 2017/05/21 14:09

    그때 여자분은 과장님이 혼내시는 도중에 눈물을 뚝뚝 흘리시고
    -> 이거 생각보다 커요. 저도 10년차 직장인인데 회의 중에 몇 번 여자분들이 감당하기 힘든 일을 주면
    우는 경우를 봤거든요. 이걸 몇 번 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여자분과 협업하는게 꺼려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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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의날 2017/05/21 14:15

    더있죠 뭐든 하는데 필요한게 체력인데
    국가에서 인정한 체력통과자 군필과
    국가에서 인정한 체력적 결격자 여성.
    저라면 같은스펙에 체력높은사람 당연히 돈더주더라도 쓰죠.
    거기에 지금상황처럼 정신력까지 차이나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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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무라 2017/05/21 14:32

    남자는 능력에 비해 너무 혹사당하고
    여자는 능력에 비해 너무 무시당하고
    참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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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달린다 2017/05/21 14:52

    이건 진짜 케바케라서......
    여자들도 알바 빡세게한 경험있는 사람들은 일을 잘해내고 회사적응도 잘하구요.
    그런데 군대 다녀온 남자라도 군대경험을 교훈삼지 못하는 사람도 많아서
    이건 케바케인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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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김치우동 2017/05/21 15:48

    우는게 참....
    복학하고 어떤 여자 후배가
    뭐좀 도와달라고 해서
    컴터에 usb를 꼽고 막 이것저것
    한참 찾길래
    "뭐하냐? 하루종일 걸리겠네." 이렇게 말했더니
    갑자기 서럽게 울더라구요.
    심지어 화내는 말투도 아니고 농담조로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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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심하다고여 2017/05/22 01:58

    오 맞는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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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error 2017/05/22 02:01

    못 버틴 남자는 남자가 아니라 병1신 취급 당하니까 이런 구조가 지속되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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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모씨의영혼 2017/05/22 02:24

    버티는 여자도 있고 못버티는 남자도 있습니다. 군대갔다오면 다 버티게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부 사례만 가지고 여자들은 이렇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바로 혐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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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삭아삭 2017/05/22 02:34

    속상하면 눈물 좀 날수도 있지 일부러 운 것도 아니고.
    물론 직장에서 눈물 보이면 분위기 싸해지고 다른 사람 마음 불편하게 만드는 건 맞아요
    눈물을 보이느냐 안보이느냐가 중요한게 아니고 일을 어떻게 하는지가 더 중요한거 아닌가..
    직장에서 우는 여자를 이야기하면 다들 직장에서 여직원이 울었던 사례 먼저 떠올리지 직장에서 일 잘했던 여직원을 먼저 떠올리지는 않잖아요
    저도 뺀질뺀질 일 안하고 요령만 부리는 사람은 성별 불문하고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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