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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 2007년 5.18 기념 백일장 대회 대상작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했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깨 갔제.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제.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 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이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 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 건지 나 옷자락 붙은 고놈이 떤 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갖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 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 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얘 갖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 가고, 난 뒤도 안 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제.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 있데. 어린 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 보고야, 라디오도 안 틀었시야. 근디 맻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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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 당시 경기여고 3학년이던 정민경양은 어린시절 광주에서 자라 주변 어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시로 옮겼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다음으로 518하면 떠오르는 글귀인데 당시 심사위원 평처럼 생생한 표현이 놀랍고 슬프게 합니다. 

댓글
  • qkdnlcjfja 2017/05/18 13:36

    허 이게뭐라꼬 늙은거 눈에서 눈물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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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마법사 2017/05/18 13:58

    "너는 내일 아침 해가 뜨기 전까지 나를 3번이나 부정할 것이다."
    ...이 말이 웬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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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라지꽃 2017/05/18 14:38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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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니굿 2017/05/18 16:22

    오늘은 계속 우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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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뎀벼 2017/05/18 18:35

    계속 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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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고양이 2017/05/18 18:35

    이 작품 기억나요
    당시 저도 이때 백일장에 참석했었거든요
    첫 줄 읽고
    아 그때 그 작품이다 바로 생각났네요
    단발머리로 소개된 당시 여고생 모습도 기억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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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cat없어 2017/05/18 18:38

    그날에 광주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타지역 사람들과는 비교할수 없는
    공포와 죄책감(나는 살아남았다는,
    또 그를 살도록 돕지 못했다는) 을 가지고
    남은 생을 살겠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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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rge 2017/05/18 18:49

    읽을때마다 눈물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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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랑새21 2017/05/18 18:59

    꽃잎이라는 영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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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비v 2017/05/18 19:06

    몇번을 읽어도 매번 울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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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지기2017 2017/05/18 19:12

    아 ㅠㅠㅠ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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