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오 키린이에오
지인이 손목이 아프다고 키압 낮은 키보드를 찾아서 이것저것 추천해줬는데 맘에 안든다고 해서
결국 어쩌다보니 제가 튜닝을 하게 되었어오
그래서 튜닝 과정을 남겨보려고 해오
베이스가 된 키보드는 콕스의 ck01 PBT
오테뮤 저소음 백축 모델로 구매했음.
해당 모델/해당 스위치로 구매한 이유는
- 저압 튜닝을 하기 위해 핫스왑 + 풀배열 키보드
- 풀사이즈, 저소음 스위치 채용한 모델 중 가장 저렴함
- 오테뮤 저소음 스위치가 윤활해도 댐퍼 경화가 없고, 오래 사용해도 댐퍼 밀림 현상이 없다고 하는 점(이 점은 나도 들은거라 ㅎ;)
- 나쁘지 않은 PBT 키캡
6만원이었는데, 대충 계산 때려봤을 때 튜닝하다가 망한다한들 키캡/스위치만 건져도 이득이라고 판단했음.
아래는 튜닝 기자재
스위치 윤활 : 크라이톡스 105, 크라이톡스 205g0 (스프링은 크톡 105, 슬라이더는 크톡 105+205g0 믹스, 스태빌도 크톡 105+205g0 믹스 사용, 철심 슈퍼루브 사용)
흡음재 : 하판 흡음재와 기보강 흡음재(기판과 보강판 사이에 들어가는 흡음재, 근데 기보강 흡음재는 안썼음)
스프링 : 저압 튜닝을 위한 스프링, 바닥압 40g (입력압 30g 정도로 추정)
그 외 윤활을 위한 스위치 오프너, 붓, 핀셋, 슬라이더 피커
1. 키캡 제거 및 배따기
해당 모델의 경우 보강판과 상판을 한번에 사출하여 보강판+상판이 묶여있고, 기보강과 하판은 나사로 고정되어 있음.
키캡 모두 제거하면 나사가 보이는데, 나사들을 모두 제거하고 윗면의 상판-하판 사이 틈을 안쓰는 카드 같은걸로 틈을 벌려서 배를 따면 됨.
구조는 굉장히 단촐한데, 기보강 + 일체형 케이블이 있고, 하부 하우징이 그대로 보임. 하부 하우징엔 그 흔한 흡음재도 없어...
2. 하부 하우징 흡음재 추가
케이블을 빼서 기보강을 제거한 후, 하부 하우징엔 구매한 폼 흡음재 + 남은 신슐레이터를 재단해서 넣음.
사실 흡음재 뭐 유명한거 그런거 딱히 필요 없이 완충재 암거나 넣어도 됨(...
실제로 어떤 키보드 유튜버는 남는 마스크 넣었는데도 흡음 효과가 꽤 있더라는 걸 보여주더라
그니까 그냥 적당히 푹신푹신한걸 집어넣으면 됩니다
사이드 LED를 위해서 양 사이드에는 LED 디퓨저가 있는데, 이 부분을 가리면 사이드 LED가 제대로 안보이니까 이 쪽은 재단해서 넣으시면 됩니다
나사 구멍은 보통 흡음재 잘 잘리니까, 칼이나 가위 같은걸로 잘라서 나사구멍만 작업해주면 됨
3. 스위치 윤활
기보강에서 모든 스위치를 제거하고... (스위치 제거가 힘들면, 기판 뒷면에 튀어나온 가장 두꺼운 중앙 기둥을 펜 같은걸로 툭툭 밀어서 좀 빼두면 쉬움)
스위치 뚜껑을 땁니다
따고 따고 또 따서 부품 별로 모아둡니다 (좌측부터 슬라이더, 상부 하우징, 하부 하우징. 하부 하우징 일부는 윤활 스테이션으로 쓰는 책꽂이에 미리 꽂아둠)
오테뮤 백축의 경우 기본 키압이 45g인데, 더 낮추기 위해 위에서 언급했던 바닥압 40g짜리 저압 스프링을 윤활했음
스프링 윤활은 붓으로 하나하나 해도 되지만, 귀찮으니까 작은 봉지에 넣고 크라이톡스 105 몇방울 떨어뜨린 다음에 막 섞으면 됨
섞은 후에 너무 과윤활된 것들이 없도록 저렇게 휴지 위에 쏟아 놓고 살짝 톡톡 두드려주는걸 추천
원래는 하부 하우징도 윤활하는데, 너무 귀찮아서 스프링이랑 슬라이더만 하기로 함(풀배열 104개를 전부 다 하자니 너무 피곤하겠더라...)
윤활 스테이션(다이소에서 구매한 5천원짜리 나무 책꽂이)에 하부 하우징 저렇게 쭉 꽂고, 윤활한 스프링을 하나하나 올려줌
그 다음에 슬라이더 윤활해서 올려줌
스프링이 저압이라, 슬라이더도 크라이톡스 105 비율을 좀 높여서 점도를 낮춰서 윤활했음
상남자는 저울따위 쓰지 않고 눈대중으로 맞춘다
와 끝난건가요?
아직 남았단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스페이스바 같은 경우 너무 가벼우면 안되서 스페이스바만 원래 스프링으로 유지(입력압 45g)
4. 스태빌라이저 정리
스태빌라이저가 뭐냐면, 스페이스바 같이 긴 키들은 양 사이드를 눌러도 시소처럼 되지 않고 일자로 눌려지게끔 보조해주는 구조물임
키보드 구매하려고 뭐 이것저것 보다보면 체리식 스태빌라이저니 하이브리드 스태빌라이저니 마제식 스태빌라이저니 하는데,
체리식 스태빌라이저는 보강판/기판에 철심과 함께 장착하는 구조고, 하이브리드 스태빌라이저나 마제식 스태빌라이저 같은 경우 키캡에 구조물을 추가로 장착해서 철심을 연결함
키캡에 별다른 구조물을 장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체리식 스태빌라이저가 가장 쓰기 편하긴 함
근데 이 스태빌라이저가 철심 + 용두/하우징으로 구성되는데, 이때문에 스태빌이 들어간 키를 누르면 다른 키들과 다른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음
(철심 텅텅거리는 소리라던지)
여하튼 그래서...
스태빌라이저가 움직이면서 용두가 부딪힐 수 있는 부분에 마스킹 테잎과 남은 스태빌라이저 패드를 붙여줌
여기가 스태빌자리라고 기판에 그림까지 그려져 있어서 편하게 붙였음
콕스 ck01은 보강판에 장착하는 타입의 체리식 스태빌라이저를 사용함.
이런 방식의 경우 핫스왑은 스위치만 빼면 스태빌 빼고 끼기가 쉬운대신에 아무래도 보강판하고 유격이 생겨서 스태빌라이저가 흔들리는 경우가 잦음
참고로 통칭 무보강 스태빌라이저라고, 아예 기판에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도 있다. 아무래도 기판에 나사로 꽉 고정하다보니 스태빌라이저가 흔들리는 현상이 없어서 더 낫더라
여하튼 원래 장착된 스태빌을 다 분해해서 뭘 하냐면 철심 수평을 잡음
철심 양 끝의 수평이 안맞으면 한쪽이 붕뜬다던지 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키보드 잡소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음
철심 양 끝을 살살 건드렸을 때 들뜨는게 보인다 하면 안맞는거
어지간해서 짧은 2u(1u = 기본 키캡 하나 길이) 철심은 아주 크게 틀어지진 않고, 보통 스페이스바에 사용되는 6.25u or 7u 철심이 좀 말썽인 편
근데 ck01 스태빌은 기본 상태로도 꽤 괜찮더라
2u짜리는 수평 거의 잡혀있었고, 스페이스바도 큰 문제 없어서 적당히 하는 수준에선 금방할 수 있었음
저렇게 옛날에 쓰던 휴대폰 같은거 이용하면 수평 체크하기 편함...
그 다음엔 스태빌 발톱 제거 해줬음
왜 발톱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여하튼 저 튀어나온 부분때문에 스태빌이 움직여서 기판을 때릴 때 소리가 좀 튈 수가 있다고 함(사실 잘 모르겟소요 ㅎㅎ;)
아래가 발톱 제거 전 원본이고, 위가 발톱 제거 후인데
발톱 제거 방법도 뭐 저 다리를 다 제거하냐, 튀어나온 부분만 제거하냐 방법이 몇가지가 있음
귀찮으니 그냥 다 제거했음
발톱이라는 이름 답게 손톱깎이로 자르면 굉장히 편하다
스태빌 조립 전, 스태빌 하우징을 보강판에 장착해서 스태빌 하우징이 흔들리는 걸 체크해보는게 좋음
당연하지만 하우징 흔들거리면 그것도 잡소리의 원인이 될 수 있읍니다
마스킹 테잎으로 적당히 저렇게 마감처리 해줘서 유격 잡으면 됩니다
수평도 대충 잡고 유격도 대충 잡았으면
스태빌 하우징/용두 윤활(크라이톡스 105+205g0 믹스)하고 철심 윤활(슈퍼루브)해서 조립하면 준비 끝
5. 재조립 전 체크
테이프 모드도 해줬음
별건 아니고 기판 밑에 마스킹 테잎 붙이면 소리가 달라집니다
진짜로... 이게 뭔가 싶은데 진짜 달라짐;;;
피치가 좀 낮아진다고 해야하나
여튼 보강판에 스태빌 장착도 하고, 스태빌 체크할 겸 미리 스태빌 키는 키캡까지 끼워서 대충 확인함
수평 잘잡고 유격 잘잡았으면 양 사이드를 살살 건드려도 거의 흔들림과 잡소리가 안나고, 키 어디를 눌러도 이질감 없이 잘 눌림
다만 키캡에 따라 키캡 자체가 흔들려서 소리가 날 수는 있음
얘가 그러더라 ㅠㅠ
완전 조립하기 전에, 위와 같이 스위치 체결하고, 케이블 연결해서 키 안눌리는거 없는지 확인은 꼭 하고 가자
조립 다했는데 그때서야 스위치 체결하다가 핀 휘거나해서 인식 안되는거 있으면 골치아픔 ㅠㅠ
(나도 스위치 몇개 핀 휘어서 날려먹는 바람에 게이트론 황축에 슬라이더만 이식해서 몇개 땜빵했음)
키보드 테스트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프로그램 나오고,
아니면 VIA라는 커스텀 키보드 기판 키매핑에 많이 쓰이는 프로그램 있는데 거기도 키 테스터 기능이 있음
이렇게. 펑션 키 등은 조합에 따라 안눌리는 경우가 있으니 그건 키보드마다 다릅니다
최종 테스트까지 끝났으면 재조립해서 완성
주 목적은 사실 저압 튜닝+스위치 윤활이긴 했는데
배따고 하는 김에 이것저것 추가해서 해봄
6만원짜리에 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냐 할 수 있는데
어차피 뭐... 집에 있는 윤활 기자재 활용했고
실제로 쓴건 저압 튜닝용 스프링 + 흡음재 정도라서 1.5만원? 정도 더 투자한듯
사실 이거 하느라 5시간 쓴게 제일 문제 ㅎ;
그러니 여러분은 그냥 윤활 서비스 해주는 업체 이용하세요
여튼 튜닝 후 소감은
아무리 그래도 저가형 키보드다 보니 하우징 자체의 마감, 재질 문제의 한계를 극복할 순 없지만
(풀 알루미늄인 f1-8x나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실리콘 흡음재 꽉꽉 채운 ikki68 같은 애들을 쓰다보니 더 비교되는 것도 있겠지만)
순정 오테뮤 저소음 백축 자체가 체리 저소음 적축보다 더 조용한 것 같고
저압 튜닝하니 입력압은 30g 정도 되서 손에 힘 빼고 편하게 칠 수 있긴 함
(손가락 올려놓고 멍때리다 약간만 힘들어가도 입력됨. 리얼포스 30g랑 앱무 35g 써봤는데, 리얼포스 30g보다 아주 약간 무거운 느낌인듯)
윤활전엔 아무리 그래도 스프링 팅팅거리는 소리랑 슬라이더 서걱임이 좀 있었는데
스프링/슬라이더도 윤활해둔지라 팅팅거리는 소리나 서걱임은 훨씬 줄었네
다만 저소음 스위치 특유의 먹먹한 느낌은 어쩔 수가 없음 ㅠㅠ
타건음 자체는 키스킨 씌운 멤브레인보다 조용한 거 같음
굳이 테이프 모드 안했어도 됐을 것 같은 느낌
김간장게장 2021/12/18 03:58
와 짱이다~
카르디피 2021/12/18 03:58
체리 갈축보다 압 높고 걸리는 느낌이 더 센 축 잇음?
날으는붕어빵 2021/12/18 03:59
후아노 아이스 블루
듀록 선플라워
boba u4t
홀리판다
카르디피 2021/12/18 04:00
홀리판다는 비싸지 않어...?
그리고 말해준것들은 넌클릭임..?
날으는붕어빵 2021/12/18 04:02
ㅇㅇ 다 넌클릭
홀리판다는 굳이 원본 말고 짭홀판 써도 괜찮음 나도 짭홀판 쓰는데 잘 쓰고 있어
알리에서 100알에 3만원대에 구매했음
boba u4(u4t 저소음 버전)이랑 듀록 선플라워, 짭홀판 이렇게 세개는 직접 써봤는데
boba u4는 걸림이 체리 갈축보다 강하긴 한데 약간 부드럽게 느껴진다면
짭홀판은 스템이 길어서 조금 더 꺾이는 느낌이었고
듀록 선플라워는 둥글다기보단 거의 꺾이는 느낌;
카르디피 2021/12/18 04:04
키보드 축 와드
이 이름들 잘 기억햇다가 커스텀키보드샵 가봐야지
이온크루 들르면서 가봣엇는데 개쩔더라고...
전국미소녀TS협회 2021/12/18 03:59
고생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