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나다
폭탄마썰은 아니지만 초등학생 때가 아니었으면 용서가 안되는 또다른 이야기
절대 따라하지마시오
따라할수있다면 말이지
때는 또 또 초등학생
잠시동안 고무줄총이 유행한적이 있었다
문방구에서 키트로 팔기도 하고 완제품으로 팔기도 했지만
진정한 멋이란 직접 젓가락으로 만든 수제품이었다
쉬는시간만 되면 서로 고무줄총을 쏘며 전쟁을 벌이곤 했고
주된 희생자는 나였다
엄청 아픈젓도 아니지만 맞으면 기분이 나쁘고
대세를 안따르는 그때부터 다분한 나의 반골정신은 노란 고무링에 의해 한계에 봉착했다
나도 고무줄총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고 집에 돌아와 재료를 만지작댔는데
이전에 내 썰을 본 이들은 알 것이다
내가 "만들면" 문제가 일어난다는것을
당시의 나는 끔찍하게도 손재주가 좋지 못했다
지금은 그림작가인데 고무줄 총 하나 만들지 못해 낑낑댔다니
여러분, 그림은 노력만 하면 됩니다
아무튼 거지같은 내 솜씨로는 고무줄과 젓가락으론 총을 만들 수 없으니
화학의 힘을 빌리기로 하는데
그때 쓴 것이 돼지본드와 순간접착제다
이런 일이 있을까봐 귀가길에 사왔다
세상에, 나한테 이걸 왜 팔아준거에요 할아버지
우선 돼지본드를 찐득하게 발랐다
뭐 기다리면 말라서 뭐든 됐겠지만
찐덕한 질감과 느려터진 시간은
이 성질급한 adhd 리틀몽키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기에 무슨 짓을 했느냐
돼지본드 바른곳에 순접을 쫘아악 뿌렸다
순접은 더 빨리 마르겠지 하는 생각에
그러자 인생에서 두번은 보기 두려운 반응이 일어났는데
순접이 닿은 부분이 뜨거워지면서
치이이 부글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누렇게 굳으며 딱딱하게 된 것이다
이 수상한 반응을 눈 앞에서 본 초딩은
당연히 흥분했지
오우야 시펄 10초만에 굳는 접착제가 있다? 세기의 대발견이다
나는 고양감에 딱딱해져 이 돼지본드+순접 조합으로 무기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가엾고 딱딱한 놈
자신의 파멸도 모르고
문과 창문을 꽉 닫고 신무기 개발에 열중한 나
총은 많으면 좋다는 생각에 순접과 돼지본드를 몇통씩 부으며 흉기를 개발했다
그 좁은 방에 가득 찬 휘발성 가스와 열기는
초등학생을 기절시키기 충분했다
내가 만든건 고무줄총이 아니라, 즉시 흡입 가능한 본드가스였다
이제는 하다하다 뽕쟁이까지 되다니
정신을 차린 나는 베란다에 나가 현타를 느꼈다
기절하고 일어나니 나는 왜 그렇게 무기에 집착했나... 모종의 깨우침을 느끼게 되었다
역시 이런 짓은 옳지 않았다
세상에 전쟁을 없애고 총을 물러나게 하려면 모두 본드가스를 흡입해야된다는걸
생각하진 않았다
내가 미친1놈이긴 해도 거기까진 아니야
나무위키에 따르면 본드가스를 장기간 흡입하면 혈관과 뇌의 지방 세포를 파괴하여 영구적인 장애를 남긴다고 한다
나도 그날 쓴 양을 생각하면 뇌가 살짝 녹았을지도
고무줄총은... 젓가락과 고무줄로만 만들라
뒤지기 싫으면
작성자 본드했구나
도대체 왜, 어떻게 살아게신 건가요.
또너냐
애들 싸움에 생화학무기는 반칙이잖아ㅋㅋㅋ
다행히 사고치는 부분만 녹은건가
밍밍한사이다 2021/12/08 21:27
작성자 본드했구나
유게에그런걸묻다니 2021/12/08 21:27
도대체 왜, 어떻게 살아게신 건가요.
하트 A 2021/12/08 21:28
또너냐
2170312 2021/12/08 21:28
본드를...부셨구나...
자/이/언/트 2021/12/08 21:30
애들 싸움에 생화학무기는 반칙이잖아ㅋㅋㅋ
지나가던 러브라이버 2021/12/08 21:30
다행히 사고치는 부분만 녹은건가
C바 2021/12/08 21:35
다음부턴 창문열고 쓰자
루리웹-1922265914 2021/12/08 21:41
인생이 파란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