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의 진실

가끔가다가 유게에 케모노 프렌즈 뻘글 싸는 유게이임

베스트에 집에 가가 보일 때마다

재업 한 세번 해서 베스트 가는걸 노리고 있음

서문은 됐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이 장면의 진실에 대해 논할 때가 온 것 같다

TL;DR 켚2가 다 그렇듯 전반적 플롯은 좋았다. 전반적 플롯만.

일단 내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켚 2 애니만 보고는 이 내용을 도저히 생각해낼 수 없고

역시 빈약한 용기로는 이 애니를 다시 한번 보고 나서 정리할 수도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그래도 대충 애니가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기억하고

애니판과 만화판 사이의 차이 정도는 대충 알고 있으므로 괜찮은 리뷰가 될 것이다

해당 내용은 케모노 프렌즈 2 코믹스 13화~14화를 바탕으로 한다

먼저 '집개'라는 캐릭터와 '꾸르르'라는 캐릭터의 배경에 대해 알아보자.

꾸르르

생각해보자

10살 남짓한 어린 아이가

과거의 기억은 아무 것도 없이

어둡고 추운 시설 속에서 깨어난다

이 때 이 아이가 가지게 될 생각은

두려움과 불안함, 무엇보다 '집에 가고 싶음'이다.

따뜻하고 편안한 집으로.

꾸르르의 행동을 이끄는 가장 큰 요인 역시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다.

그래도 시작부터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서벌/카라칼 콤비다.

얘들은 꾸르르의 집을 찾아 주겠다고 했다.

그렇기에 여기 저기를 같이 여행하고

꽤 친해진 상태다.

집개

집개는 사람을 만나기를 정말로 기대하고 있다.

다시 한번 사람들과 만나서

사람과 놀고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고 싶어한다.

다른걸 다 떠나서, 무엇보다 집개는 꾸르르를 찾고 있다.

자신이 찾던 사람이 꾸르르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 두 인물은 결국엔 만나게 된다.

 밝고, 편안한 분위기의 집에서.

서벌도, 카라칼도, 집개도, 꾸르르도

모두가 행복한 그런 집.

그렇기에 꾸르르도, 집개도, 자신이 원하던 것을 찾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카라칼과 서벌이 다양한 이유로 돌아가기 전 까지는.

그리고 그제서야 깨닫는다.

꾸르르는 '이곳은 나의 집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집개는 '꾸르르가 슬퍼하는 이유는 자신 때문이다'라는 생각과

'내가 찾던 사람은 꾸르르가 아닐 수도 있다'라는 사실을.

연출이 조금 부족하지만 애니판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여준 내용이다.

그러다가 사건이 터진다.

(이건 내가 자동채색을 쓴거)

양쪽 모두 비스트와 관련된, 세부적으로는 다르지만 아무튼 싸워야 할 일이 생긴다.

그렇기에 집개는 꾸르르를 지켜야 했고, 그 과정에서 한계를 느낀다.

다시 돌아온 서벌과 카라칼은 집개와 꾸르르를 구해준다.

이 때 집개는 결정한다

나는 꾸르르와 함께 있을 수 없겠구나

그렇기에 헤어져야만 하는구나

만화에서는 이를 이렇게 표현한다.

플롯 상으로 그 화의 하이라이트이며

집개와 꾸르르 각자의 고민이 깊게 얽힌 끝에

힘든 결정을 하게 되는

그런 장면이다

그런데 이게 왜 최악의 장면이 되었는가?

여러 이유가 있다.

1. 그냥 보기가 ㅈ같다

이 직후에 집개가 눈물을 흘리는데

농담 안하고 그림판으로 이 글씨 색깔 비슷한 색깔을 칠해둔 것만 같은

그런 말도 안되는 작화를 보여준다

내가 켚 2를 다시 못보겠는 가장 큰 이유가 작화다

애니를 역전재판으로 입문해서

케모노 프렌즈 1에 익숙해진 필자에게도

저 망할 작화는 도저히 익숙해지지를 않는다.

최소한 저놈의 상판때기를 화면 80%를 채우게 클로즈업하는 장면만 좀 적었어도

이것보단 나았을 거다.

2, 전후 스토리텔링/연출

만화판의 전후 상황을 살펴보자.

집개는 싸우다 쓰러졌고,

꾸르르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처음으로 싸우겠다는 선택을 했다.

(물론 바로 다음 컷에 카라칼이 나타나서 구해주지만)

그 후 무리한 카라칼과 집개 모두를 오랫동안 간호해주고

카라칼이 깨어난 이후에 집개는 자신은 이 곳에 남겠다는 선택을 한다.

반면 애니판의 전후 상황을 살펴보자.

집개는 싸우다가 딱 저 꼴이 될 때까지 땅에 구르고

공격하던 비스트는 서벌의 위협 한번에(...) 쫄아서 튀어버린다.

그러자 꾸르르는 '서벌짱 스고이'만 연발하고 집개는 반쯤 버려진다.

그 이후 어찌 저찌 정신을 차리고는 집개는 자신의 나약함을 깨닫고서는

꾸르르에게 '집에 가'라고 시켜달라고 한다.

꾸르르는 그걸 단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집에 가'라고 한다.

앞쪽 상황 설명도 굉장히 빈약한데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53325619 여기 참조)

저 장면을 저렇게 연출하면 어떻겠는가

당연히 꾸르르는 인간 말종 쓰레기로 보이게 될 것이고

집개는 버려진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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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쪽 분야는 잘 모른다

본 애니 목록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도 하고

영화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영상 매체의 이야기 표현법에 대해서는 정말로 잘 모른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전체 플롯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최악으로 표현한 것도 대단한 것이라는 점이다

두 인물의 소망, 소망의 충족,

소망과 현실의 괴리, 괴리에서 오는 절망

그렇기에 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선택

그 이야기를 다루는 에피소드를

어떻게 저렇게까지 표현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