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다다다)
"흠? 어디선가 다다다다~ 하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누가 뛰는 것 같은데, 혹시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아는 스마트 보이가 있을까?"
"센세! 그것은 일본도라는 말을 보고 깔 마음 충만해서 달려오는 유게이, 혹은 그런 유게이를 까러 달려오는 칼덕후들에게 놀란 노아쨩이 도망가며 내는 소리입니다!"
"정답이다 냥빡아! 그렇다면 도망간 노아쨩 대신 이 선생님이 일본도의 장점, 그리고 단점, 마지막으로 이미지가 왜 이리 극단적이 되었는가에 대해 가르쳐주도록 하마!"
"우선 일본도가 뭔지부터 알아보자꾸나! 일본도라는 단어 자체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도"라는 뜻이니, 이것만 가지고는 뭘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단다. 서양의 츠바이핸더를 닮은 노다치, 폴암에 속하는 나기나타, 정말 짧은 와키자시까지! 칼덕후들에게 일본도 어떻냐고 물어보면 아마 높은 확률로 "그 중 어느 거?" 라고 물어올테니 조심하거라!"
"여기서는 우리가 흔히 "일본도" 하면 떠올리는 날길이 약 70cm, 총길이 약 1m의 곡도인 우치가타나 위주로 알아보는게 좋겠구나. 앞으로 아래에서 일본도라는 명칭이 나오면 주로 이 우치가타나를 가리킨다고 생각하거라."
"우선 장점부터 시작하자꾸나,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일본도는 전형적인 만도(곡검)로, 그 특성상 찌르는 데보다는 베는데 훌륭했단다."
"하지만 일본도는 만도 중에서도 구조적인 이점때문에 베는 것에 있어서는 만도 중에서도 상위권이란다!"
"일본도의 모양에서 얻는 이점을 살펴보기 전에, 비슷한 날길이, 그리고 만도라는 공통점을 갖는 커틀러스를 준비했단다."
"커틀러스와 일본도의 모양을 보고, 서로 다른 점을 찾아낼 수 있는 눈썰미 있는 학생이 있을까?"
"넵 센세! 커틀러스와 달리 일본도는 자루에 무게를 더해주는 폼멜(끝에 달린 무게추)가 없고, 손잡이가 더 깁니다!"
"이그잭틀리!"
"냥식이 말대로 일본도는 서양검과 달리, 자루에 무게를 더해주는 부품이 존재하지 않아 무게중심이 검 쪽으로 쏠리게 되지."
"이는 검을 다루기 어렵게 만들기도 했지만, 반대로 날 쪽에 무게중심을 더해 절삭력을 높이는 역할도 했단다! 또한 다루기 어려운 점을 케어하기 위해 손잡이가 긴데, 이 덕분에 양손으로 잡을 수 있어 힘을 더 실을 수도 있었지!"
"예시로 든 커틀러스는 무게중심이 꽤나 앞에 있는 물건이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서양검과의 무게중심 비교를 위해 올린 것이지 커틀러스가 서양검의 대표라는 건 아니니 주의하려무나!"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절삭력은 근대 서양인 기준으로도 놀라운 것이였는지, William Blakeney라는 근대 서양인은 저서 [On the coasts of Cathay and Cipango forty years ago](1902)에서 일본도가 박혔던 나무 서까래를 보고 "손질된 청어처럼 깊은 상처가 났다"고 표현하기도 했단다."
"이렇듯 일본도는 베는 능력만큼은 따라올 검이 드물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훌륭했단다. 같은 서적에서 전우의 팔이 한 번에 잘려나갔다느니, 두꺼운 책상이 반토막이 나버렸다느니 하는 등의 구절을 보면 그 절삭력은 놀라운 수준이였다는 걸 알 수 있지."
"또 다른 일본도의 장점은 내구도란다! 보통 일본도는 질 나쁜 철을 마구 접어 만드는 검이라는 인상이 강하기 때문에 이게 뭔 소리인가 싶은 학생들도 많겠지만, 여기에는 배경이 있단다."
"일본은 전국시대 등을 거치며 땅의 면적에 비해 무기의 수요가 아주 높아졌는데, 이에 따라 대장장이들은 질 나쁜 철을 재련하거나 날을 두껍게 하는 식의 기술을 익히거나 독자적으로 만들어내게 되고, 이런 기술들은 검의 내구도를 높였단다."
"또한 접쇠 가공법이 드리프터즈 때문인지 일본도가 까이는 요소로 떠오르기도 했는데, 이런 식으로 쇠를 접어 만드는 기법은 로마, 중국, 북유럽, 심지어는 바이킹 또한 사용한 전통적인 공법이란다. 따라서 일본도가 접쇠라고 약하다고 우길려면, 글라디우스나 바이킹 소드도 같이 까야겠지?"
"어쩌다보니 장점을 제법 길게 나열해버렸으니, 이제는 한번 단점을 까보자꾸나!
"첫번째 단점은 너희들이 언제 까나 기다렸을 내구도란다!"
"센세! 방금 내구도 칭찬했지 않아요?"
"물론 그렇단다, 냥빡아. 하지만 내구도가 좋다는 건 어디까지나 "철광석이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좋다"는 뜻이지 객관적으로 좋다는 뜻은 아니란다!"
"사람이나 나무기둥 등을 베는데는 충분했지만, 검끼리 맞부딪친다면 일본도 쪽이 확실히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그리고 철광석이 풍부한 서양에서 만들어진 검과 비교한다면 어떻게 될지는 익히 알고 있겠지?"
"두 번째 단점은 무게 대비 짧은 날이란다!"
"두 장점과 연관이 있는데, 아까 폼멜 등이 없기 때문에 절삭력이 높아졌다고 했지?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한번 빗나가면 회수가 힘들다는 것이지!"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일본도는 내구도가 약한 철로 만들다 보니 무게가 두꺼워지고, 자연스럽게 검이 무거워졌단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컨트롤을 위해 한손검 사이즈의 날에 양손검 손잡이가 달리는 형태가 되었고 이는 검 싸움에 있어서 주요 사항중 하나인 리치에 상당한 손해를 본다는 것을 뜻했지. 양손검이 한손검의 칼날을 갖고 있다는 뜻이니 말이야."
"요약하자면, 일본도는 최고의 절삭력과, 질 낮은 철로 된 무기 중에서는 높은 내구성을 가졌지만, 리치가 짧고 전체적으로는 낮은 내구도가 단점이란다. 요즘 말로 하자면 한대만 캐릭터같은 검이라고 할 수 있지."
"슬슬 일본도가 왜 빨리고 왜 까이는지 눈치챈 눈치 빠른 학생이 있겠지?"
"정답! 장점과 단점이 같은 이유에서 나오고, 그러면서도 공격력만큼은 뛰어나기 때문에 연출에 따라 단점 없는 완벽한 무기로도, 장점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무기로도 보일 수 있어서 그렇구나!"
"정답이란다 노아쨩! 똑똑한 노아쨩이 선생님의 셔츠를 찢어버리고 말았구나!"
"이런식으로 빨고자 마음먹으면 극한까지 띄워줄 수 있고, 까려고 하면 지옥 끝까지 까버릴 수 있는 무기다 보니 일본도는 작가가 띄우려 하는가 혹은 까려고 하는가에 따라 극단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거란다!"
"그러니 게임에서 일본도를 사용하는 캐릭터가 사용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성능을 갖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고증이라고 할 수 있단다. 잘 쓰면 일격에 적을 썰어버리면서도 버티는 놈으로, 못 쓰면 맨날 빗나가면서 몸도 약한 놈으로 말이지!"
"같이 살펴봤듯이, 일본도는 사기 무기도 쓰레기도 아닌, 장점과 단점 모두를 갖고 있는 평범하게 지나가는 무기일 뿐이란다. 물론 장점도 검끼리 비교할 때의 얘기지만 그건 안 그런 검이 존재하지 않으니 생략하자꾸나."
"마지막으로, 장단점을 알아보는 것과, 도망친 노아쨩을 달래는데 도움을 준 검객을 소개하도록 하마!"
"다그닥 다그닥"
"괴도 잦지!"
"지금부터 댓글에서 괴도 유게이와 괴도 칼덕후의 움직이는 미라클 키배쇼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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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댓글에선 건담 이야기로 본문 못지않게 꿀잼인 티키타카가 있으니 한번쯤 보는걸 추천함
원글이... 있어??
SeMiN 2021/11/12 21:51
원글이... 있어??
중성마녀 2021/11/12 21:52
ㅇㅇ 원본출처 달아놓음.
방사능 녹조라떼 2021/11/12 21:53
만철도 얘기가 빠질 수 없지
전통방식 일본도와 비교했을때, 내구성이 훨씬 좋고 생산단가가 낮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던
물론 2차대전 이후 생산 금지크리 떴다던가 ㅋㅋㅋㅋ
토와는 식인종 2021/11/12 21:53
요즘 일본도는 dil도지.
남캐따위개나줘버려 2021/11/12 21:53
하지만....아무도 관심을 두지 아니 하였다.....
:^) 2021/11/12 21:54
뭐야.. 미라클 자지쇼 안 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