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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학의 난제 중 하나로 불리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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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신과 종교에 관한 수많은 질문들이 있었지만그 중 가장 유명한 것 중 두 개를 뽑는다면 신의 실존문제와 악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악의 문제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1] 신은 전지하다.

[2] 신은 절대적으로 선하다.

[3] 신은 전능하다.

[4] 하지만 악은 존재한다.

->[1], [2], [3], [4]가 일반적으로는 동시에 성립되는 건 불가능하며 그로 인해 모순이 발생한다즉 이 중에 최소 한 가지는 틀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악의 문제는 사마천의 사기 백이열전에서도 언급될 정도로(기독교 교리가 정립되기도 전이다.) 오래된 질문이지만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리스본 대지진이라는 대재앙이 일어나서부터다.(참조:유럽에서 교회권력이 몰락하게 된 사건https://bbs.ruliweb.com/best/board/300143/read/54190072)

 

 

특히 아브라함계통 종교(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는 신이 절대적으로 선하며전능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전능하면서도 선한 존재인 신이 악을 방치한다는 것은 교리에 있어서 치명적으로 작용하게 된다그렇기에 일신교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아브라함 계통의 유일신교인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에서 난제로 유명하다이들의 경우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은 당연히 피하고 있다그런데 '신이 있다면 하나뿐'이라는 생각이 고정되어 있는 일신교인일수록 오히려 그 하나의 신을 부정하는 무신론으로 선회하기가 쉬워서실제로 이 악의 문제에 대해 '무신론의 암초(the rock of atheism)'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이다.

때문에 이걸 반박하기 위해서 신정론(신의 정당함을 주장하는 이론)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답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신정론의 예시와 그에 대한 반박을 몇 가지 보면,

 

 

1. 자유의지 때문이다?

-> 그렇다면 어째서 전지전능하며 절대적으로 선한 신은 악을 행할 가능성이 있는 자유의지를 주었는가?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상황을 신이 바로잡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애초에 자유의지가 있든 말든 악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아예 주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2. 신의 악에 대한 대응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 기독교 교리의 기본은 예수가 인류 대신 피 흘려 죄를 면제해 주었다는 것즉 사람과 신 사이에는 단절이 없다인데그렇다면 신은 최소한 예수를 믿는 사람이라도 실질적으로 개입하여 구원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근데 현실에서는 기독교인이라 할지라도 재난이나 사고로 인해 고통 받는 상황이 존재한다.

 

 

3. 신은 우리를 훨씬 초월하였고 우리의 판단과 사고를 통해 이해하지 못하며 신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떤 것이기에 악하다고 주장하지 못한다?

-> 일단 이 문제는 '전지전능'에서부터 문제를 일으킨다신이 전지전능하다면 인간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애초에 어떤 이유로든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라는 것부터가 성립될 수가 없다또한 이 경우인간과 가치를 공유하지도 않고 인간의 고통에 무심한 신을 왜 인간이 위대한 존재로 칭하며 숭배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4. 악은 선의 결여이며그 자체로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 그렇다면 왜 선하고 전능한 신이 애초에 선의 결여가 발생하는 것을 허용 하는가?로 문제의 내용이 바뀌게 될 뿐이다.

간단하게 예시를 들자면옷을 재단사에게 맡겼는데옷에 구멍을 뚫려 있어서, “왜 구멍이 있습니까?”라고 따졌는데재단사가 구멍은 천의 결여이지구멍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말한다고 옷의 결함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5. 악이란 건 인간의 관점이고 신의 관점에서는 악이 아닐 수 있다?

-> 절대선이라는 단어는 그 어떤 존재가 보기에도 상대적으로 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고 절대적으로공통적으로 선하다고 평가된다는 의미그러므로 절대적으로 선하다면 인간의 관점에서도 악이 아니면 안 된다.

여기서 기독교에서의 선의 정의는 일반적인 선의 정의와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절대선이 아닌 상대선이 되므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애초에만약 신이 전지전능하다면 어째서 인간에게 자신과는 다른 관점을 줘서 문제를 일으킨단 말인가?

애초에신의 기준으로 볼 때 인간 기준의 악행은 선으로 보인다고 한다면그러한 행위를 긍정하는 신을 어째서 믿는 것인가?

 이외에도 수많은 해결책과 그에 대한 반박들이 존재하니 관심있으면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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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해야 할 것은악의 문제의 해결에 앞서 선결되어야 할 전제들즉 "()과 악()은 무엇인가", "()이란 무엇인가", "전지(全知)란 무엇인가", "전능(全能)이란 무엇인가"' 등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명료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악의 문제에 대한 여러 주장 중 어느 주장이 완벽하게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종교계에서는 믿음의 영역에서 해결책을 찾고비종교계에서는 합리의 영역에서 이에 반박하려하기 때문에 결국 양측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답이 나오질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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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현대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20세기의 세계대전과 대량학살 같은 거대한 파국을 겪은 후 악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신정론)는 설득력을 잃었으며 악을 정당화하려는 논리가 때로는 폭력성을 내포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면서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악에 의해 고통당하는 타인의 얼굴에서 자신의 책임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헌신하는 실천 속에서 비로소 신과의 만남이 가능해진다고 역설하였다.

 

 

악의 문제는 기독교 신학 외에도 윤리학 및 종교철학종교사회학 등의 분야에서 뜨겁게 불타고 있는 주제이다이 주제에 대한 좀 더 심도 깊게 알아보길 원한다면 신과 인간 그리고 악의 종교철학적 이해》 등의 저서를 추천한다기독교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룬 책으로는 토마스 G.롱의 고통과 씨름하다, C.S.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 등이 있으니 관심 있으면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댓글
  • 사이하치 2021/10/23 11:00

    선과 악은 인간이 만든 개념이며 신은 미지수X에 불과하다.

  • 요단고속 2021/10/23 10:57

    전지: 무엇이든 안다
    전능: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뭐 이런 거임

  • 828 2021/10/23 10:58

    신학논문주제로 쓰인거 많더라.
    난 읽을 엄두는 못냈지만.

  • GodEmperor 2021/10/23 11:00

    그럼 왜 숭배함? 이라는 질문을 피할수가 없어서..


  • 디바이드로끌려간NCR말년병장
    2021/10/23 11:05

    신은 전지전능하고 선한데 왜 선한 유게이들은 떡을 못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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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서리
    2021/10/23 10:56

    악이 있는 것도 다~ 하느님이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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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深く暗い 幻想
    2021/10/23 10:57

    전지전능한 하느님이 왜 그 생각을 사람한테 표현하지 않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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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서리
    2021/10/23 10:58

    그것도 다~ 계획이 있어서 그런 거야. 그냥 믿어!
    라는 게 맹목적 믿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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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단고속
    2021/10/23 10:58

    그것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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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ULL>
    2021/10/23 11:05

    쉽게 주면 쉽게 잊어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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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덕음덕
    2021/10/23 10:57

    전지랑 전능이랑 같은말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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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단고속
    2021/10/23 10:57

    전지: 무엇이든 안다
    전능: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뭐 이런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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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37658296
    2021/10/23 10:58

    모든걸 아는것이랑 뭐든 할 수있다는 다르지
    뭐든 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으로 모든걸 알아야 하니지만
    모든 걸 안 다고 해서 뭐든 할 수 있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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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dEmperor
    2021/10/23 10:58

    엄밀히 말하자면 다름. 전지는 지식의 문제고, 전능은 능력여부의 문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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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덕음덕
    2021/10/23 10:58

    ㅇㅎㄱㅅ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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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深く暗い 幻想
    2021/10/23 10:58

    뭐든지 아는 거랑 뭐든 할수 있는건 다르지
    당장 유뷰브만 봐도 충수염수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충수염수술을 할 수 있는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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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하기싫어요
    2021/10/23 10:58

    신은 자신이 만든 모든 존재를 사랑하는데 악도 본인이 만든거라 그것마저 사랑해서 안없애고 있다고 보는게 맞는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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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8
    2021/10/23 10:58

    신학논문주제로 쓰인거 많더라.
    난 읽을 엄두는 못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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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8922836781
    2021/10/23 10:59

    절대적으로 선한대 그게 인간 기준은 아닐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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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dEmperor
    2021/10/23 11:00

    그럼 왜 숭배함? 이라는 질문을 피할수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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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8922836781
    2021/10/23 11:01

    뭐 신이 숭배하라고 한것도 아니고...
    악신숭배사상이 없는것도 아니고..
    과거 잉카 제국 시절 보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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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dEmperor
    2021/10/23 11:03

    그리고 '절대'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상 어떤 존재가 보기에도 상대적으로 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고 절대적으로, 공통적으로 선하다고 평가되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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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하치
    2021/10/23 11:00

    선과 악은 인간이 만든 개념이며 신은 미지수X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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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37658296
    2021/10/23 11:02

    애초에 신이라는 존재가 마치 인격이 있어서 뭐든 알고 뭐든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거 자체가 틀린 걸 수 있다
    신이라는 것이 존재 할 수 있지만
    그건 바꿔말해서 창조주, 모든것을 있게한 시발점인 어떤 작용이지 그 작용이 지금까지도 1사람 1사람 일일히 돌봐줄거라고 생각하는게 잘못이라고 봄
    그냥 자연이 마음대로 생성되더라도 거기에는 어떠한 큰 작용이 있었을텐데 지금의 환경을 있게한 큰 힘은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전지 전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편의주의적 생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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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돌골동
    2021/10/23 11:04

    보통은 절대선 부분을 교묘하게 해석해서 해결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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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저
    2021/10/23 11:05

    전능을 빼버리면 부족한 능력으로나마 열심히 세상을 돕는 착한 신이 돼서 끝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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