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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렉스턴(LET2.0) 오너의 G4렉스턴 시승기

슈퍼렉스턴 유로V라는 모델이 있었습니다.

엔진만 보자면 G4렉스턴보다 두세대 전의 LET엔진이 적용된 모델이니 G4렉스턴의 할아버지쯤 될겁니다.

쌍용의 다운사이징? 디젤엔진 시리즈인 LET엔진의 시초였죠...

 

 

12년 3월 ~ 5월까지만 판매된 모델로...포르쉐로 치면 MK2 모델 같은겁니다. ㅋ

차대는 슈퍼렉스턴이고 엔진, 밋션만 신형인 LET2.0엔진과 벤츠5단이 적용된...

좋게 얘기하면 한정판 모델 나쁘게 말하면 마루타같은 모델이죠 ㅋ

 

 

왜 제 차 얘기를 하냐하면...제가 지금부터 쓸 시승기는 극히 주관적이며

기존에 LET2.0 엔진과 벤츠 밋션이 적용된 모델을 타오던 사람의 시승기라는 점을 주지시켜 드리기 위합니다.

저는 이 차를 5년 10만키로정도 타오고 있으며 렉스턴W 2.2 모델도 1주일 정도 시승해본적이 있어

이 LET엔진 + 벤츠밋션 조합의 차량에 대해 나름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차인 코란도스포츠 2.0 모델을 수시로

몰고다니고 티볼리시리즈(가솔린,디젤,티볼리에어)도 다 시승해봤습니다.

 

시승기 들어갑니다.

보시기 편하시라고 항목별로 작성해보겠습니다.

'정숙성에 놀라다'

시승차에 오릅니다. 문을 닫습니다. 스타트 버튼을 누릅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시동걸린지 몰랐습니다.

시동버튼 다시 누르려고 보니 클러스터에 불 들어와 있더군요. 아이들 상태에서의 정숙성은 놀랍습니다.

거의 같은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렉스턴W 2.2 모델도 타봤지만 이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분명한건 엔진 자체의 정숙성이 나아졌다기 보다는 방음의 수준이 올라갔습니다. 엔진룸의 고무몰딩의 적용과

보이지 않는 곳의 방음처리가 나아진 모습입니다.

 

'엔진 셋팅은 퇴보한듯'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렉스턴W 2.2 모델을 1주일 이상 시승해봤으며 지금은 LET2.0+벤츠5단 밋션이 적용된

렉스턴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엔진에 대해 너무 잘 압니다. DIY나 튜닝도 왠만한건 다 해봤구요.

정비메뉴얼도 거의 정독하다시피 해서 구조적인거나 특성을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각설하고...G4 렉스턴의 엔진은 기존대비 마력과 토크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본질의 변화는 없습니다.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기존 렉스턴W 2.2엔진과 실용영역에서 체감되는 차이는 없습니다.

초반 굼뜸은 무거운 차체와 오버스펙의 휠(20인치)로 인해 더욱 커졌습니다. 1단, 2단 기어가 들어갈때까지

차가 허당치는 느낌이랄까? 가뜩이나 터보렉도 심한데 1,2단 기어비는 길기만 합니다.

 

당연히 차는 제자리걸음을 하는냥 초반에 잘 나가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안나가지? 하고 엑셀을 밟으면 3단 2000rpm 이상에서 갑자기 출렁하며 확 미는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rpm이 3000을 넘어가면 급격한 토크 저하가 느껴집니다. 이 엔진의 특성을 너무나 잘알기에

더욱 분명히 느껴집니다. 3000rpm까지는 그래도 좀 밀어주는 맛이 있는데 그 이후에는 아주 허당입니다.

 

가속을 해보며 드는 생각은 "아~ 차가 너무 무겁구나...엔진이 차체 무게를 버거워하는구나..."하는게 느껴집니다.

누가 G4렉스턴이 실용구간에서 부족함 없는 출력이라고 했나요? 몇몇시승기를 보면 그런 말씀들을 하시던데...

너무 관대하신건지...아니면 이 급의 차를 안타보신건지...좋은차를 못타보신건지...

 

확실히 G4렉스턴은 힘이 부족합니다. 이건 정말 FACT입니다. 파워트레인이 차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정말 살살다니시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출력에 대한 목마름을 느끼시게 될겁니다.

 

'미완의 엔진세팅'

또한 냉각 성능의 문제인지 세팅의 문제인지... 시동초기 그 조용하던 차가 대리점 주변 한 1~2KM 잠깐 돌다가

신호걸려서 정차했는데 엔진소리가 확연히 커졌음을 느끼게합니다. 저는 세팅쪽 문제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LET엔진이 적용된 모델도 그렇거든요.... 2000RPM이하 특정구간에서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커지는 구간이

존재하며, 예열이 안되면 뭔가 제 출력을 내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무슨 90년대 차도 아니고 말이죠...

이게 처음엔 믿고 싶지 않았는데 막상 예열했을때랑 안했을때랑 차를 타보면 워낙 차이가 많이나서 부정을 못합니다.

 

아마 시승차도 한 5분 예열하면서 RPM 안정시키고 엔진오일좀 충분히 돈 상태에서 탔으면 달랐을지 모릅니다.

희한하게 예열 정도나 주변 온도에 따라 엔진컨디션이 많이 왔다갔다합니다. LET엔진은....

 

'경쾌한 드라이빙은 기대하지 마세요'

시승이 끝나가는 시점에 큰길에서 풀악셀을 쳐봅니다. RPM이 순식간에 4000까지 치솟습니다.

킥다운이 걸리며 변속충격이 크게 옵니다. 레브메칭? 아님 토크컨버터 문제? 변속타이밍 문제?

모르겠습니다.암튼 급가속시의 변속은 엉망입니다. 변속타이밍도 부정확하고 충격도 많이 옵니다.

아무리 벤츠밋션이라도 셋팅을 제대로 못하면 이모양 이꼴이 되나봅니다. 아까 엔진 얘기해면서 말했듯

급가속 시 역시 3000RPM을 넘어가면서 힘이 많이 아주 많이 빠지는 느낍니다.

렉스턴W 2.2는 그래도 어느정도 후빨이 있어서 꾸준히 쭉~ 밀어주는 느낌이 정말 좋았거든요? 중량감도

지금의 G4렉스턴처럼 무겁지도 않았고...뭔가 기존 렉스턴W 2.2에서 퇴보한 느낌이듭니다.

 

'서스펜션 기존보다 살짝 단단해졌어요'

렉스턴이 모하비보다 승차감이 좋다느니 하는 말이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모하비를 못타봤습니다.

모하비가 얼마나 안좋은지 모르겠으나 렉스턴이 결코 좋은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G4 렉스턴은 기존 렉스턴들보다 약간 더 단단해진 모습입니다. 이게 좋게 말해 단단해진거지

나쁘게 표현하자면 저속에서 요철을 지날때 아주 지릴발광을 합니다. 작은 노면 충격은 서스펜션에서

걸러줘야하는게 그대로 올라옵니다. 분명 스프링레이트가 올라갔을겁니다.

 

안락하고 편안한 승차감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쏘렌토쪽의 승차감이 훨씬 좋습니다.

프레임바디라는 점과 크고 무거운 차체로 인해 다소 단단한 서스펜션...두꺼운 스테빌라이져 셋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고 그로인해 결코 승차감이 좋을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쌍용은 현기만큼 서스펜션 세팅을 잘 하지 못합니다.

 

현기는 나름 분석적 해석적으로 접근한다면 쌍용은 그냥 감으로 세팅하는 듯한 느낌?

좀 심할지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운전자가 느끼는 승차감은 고급스럽지 못하고 다소 경박스럽기까지 합니다.

 

'훌륭한 실내구성이지만 실용성은 떨어지는듯'

차에 타는 순간 넓은 실내와 잘 정돈된 센터페시아의 모습에 매료됩니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넣다 만것 같이 일부만 짧게 적용된 무드등은 정말 이상하구요. 사제로 달아놓은것

같습니다. 클러스터도 그래픽이 뭔가 화려하고 그런데...화면을 넘기면 테마가 바뀌는데 그래픽만 좀 바뀔뿐이지 뭔가 보기에만

이쁘지 테마별 특색이 살아있지도 그렇다고 실용적이지도 않습니다. 요즘 어지간한 차에는 다 들어가는 주행모드 선택이

안되는 점도 아쉽네요. 주행모드에 따라 계기판 테마가 바뀐다면 어느정도 수긍이 가겠지만 이건 그런것도 아니고...

 

딱 티볼리스럽습니다. 겉보이기만 중시하는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대박날겁니다.

 

'사운드는 이정도면 합격'

오디오 옵션이 들어간 모델인라 그런지 오디오 음색이 꽤나 괜찮았습니다.

디테일하게 뜯어보면 물론 빈틈이 많겠지만 4000만원짜리 차에 이정도면 전 충분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그냥 음악듣기 좋아하는 일반인의 관점에서보면

저음도 풍부하고 음이 크게 뭉게지지도 않고...신나는 음악 틀어놓으면 꽤 듣기 좋습니다.

 

'시승을 마치며'

결론입니다. 월 3000대 이상을 그냥 팔릴것 같습니다.

차의 기본기, 성능 뭐 이딴걸 다 떠나서 겉보이게 꽤 좋아보입니다.

또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큰 차체와 넓은 실내공간, 가격대비 훌륭한 편의사양...

 

딱 티볼리 같습니다. 생긴것도 티볼리 대자 같이 생겼는데 상품 전략도 비슷한듯 합니다.

분명 대한민국에서 잘 먹히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렉스턴W급을 타시는 분들으 좀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지금 타고있는 차랑 별반 차이가 없으니까요...

제가 시승내내 엔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자 영업사원분께서 그러시네요 개발초기 벤츠3.0 엔진도 같이 검토가 됐었고

주행테스트까지 했었다고...상품 전략상 2.2모델로 출시되었지만 향후 3.0엔진 올라갈지 모르는거라고...

 

참 아쉬움과 여운이 많이 남는 시승이었습니다. 1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승으로 차를 평가할 순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만

저는 같은 LET엔진 계열의 쌍용차량을 많이 타왔고 다양하게 타봤기 때문에 좀 아느척을 해봤습니다.

 

이상 시승기를 마칩니다.

 

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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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vyg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