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담에 늑대 관련 이야기가 없는 이유

한국의 민속이나 민담을 찾아보면 호랑이, 여우와 같은 동물의 이야기는 많은데, 

다른 나라에서는 그 흔하다는 늑대(이리)의 이야기는 한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다섯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임. 

그만큼 옛날 한국 조상들에게 늑대(이리)의 존재감이 그정도로 낮다는 소리인데, 

어째서 그러했을지는 몇가지 이유로 추측할 수 있음.

일단 제일 먼저 신체적 특징과 환경 요인을 꼽을 수 있음. 

늑대는 모두가 알다시피 개과 동물이고, 개과 동물들이 고양이과와 비교해서 유별난 특징은 바로 지구력임. 

고양이과 동물들이 먹잇감을 근거리까지 접근해서 단번에 잡아채는 수법을 사용한다면 

개과동물들은 사냥감을 끈기있게 추격해서 사냥감이 지칠때 까지 쫓는 방법을 씀. 

그렇다보니 개과동물인 늑대 역시 같은 사냥법을 선호하고, 

달리기를 극력 발휘할 수 있는 넓은 대초원이나 평원에 폭넓게 서식하는 편임.

여기서 문제가 발생함.

한반도의 지형은 산지가 70%나 차지하고 

이 때문에 늑대(이리)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지형이 전혀 못됨. 

물론 이런 지형에서라도 자신과 생태적 지위를 다투는 포식자가 없다면 늑대도 충분히 활보할 수 있었을 거임. 

하지만 한반도에는 늑대와 비슷한 생태적 지위에 있으면서 훨씬더 유리한 신체적 조건을 갖춘 동물이 있음.

일단 첫번째는 조선표범, 혹은 아무르표범임. 아무르표범의 평균체급이 수컷이 50kg을 못나갔고 몸길이는 110~140cm였는데, 

한국에 서식하는 늑대의 몸무게가 평균 60kg에 110~120cm 이기 때문에 두 개체의 체급이 비슷한 편임. 

(사진속의 저거 늑대가 아니라 개임.)

하지만, 늑대의 무리사냥 습성을 감안한다해도 사냥 장소와 

이미 잡은 먹잇감(음식)을 두고 두 무리가 마주칠만한 환경을 생각해보면 

늑대가 일방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음. 

나무와 산이 많은 한반도의 환경상, 조선표범은 늑대와의 교전을 일방적으로 피할수 있을 뿐 아니라, 

늑대가 잡은 먹이를 나무 위에 올려서 강탈이 가능하기 때문임.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는데..

제일 큰 이유는 당연히 호랑이 형님 때문. 

가히 산군(山君), 혹은 산신(山神)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잠복과 은신이 용이한 우거진 숲에다 산타기에 최적화된 동물이었고, 

체급에서 늑대는 물론, 표범과도 비교가 불가능함.

늑대-호랑이와의 상관관계가 연구된 적이 있었는데, 19세기에 총이 민간에게 널리 보급되고 호랑이가 집중적으로 사냥되어서 그 수가 줄어들자, 늑대에 의한 민간인 피해가 급증했다는 내용의 연구임. 

실제 일제강점기 총독부 자료에서도 나오는데, 이당시 호환피해가 30건 정도일 때 늑대 피해가 400여건이 보고되기도 했음.

아무튼 한국의 민속에서 늑대의 위치가 다른 지역에 비해 특이하게 낮다못해 없는 편임. 

바로 옆나라인 일본도 늑대에 대한 비중은 오오카미나 텐구신앙에서나마 어느정도 있는 편인데 말이야.

귀여운 늑대짤로 마무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