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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가을을 인정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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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아직 여름이라고 우겼던 글을 지난 번에 썼었습니다.
추석이 지나서야 이제 가을임을 인정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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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 작은 텐트를 쳐놓고 달맞이를 하며 소원도 빌고, 맥주를 마시는데 살짝 한기가 돕니다.
바람막이를 주섬주섬 챙겼지만 아직은 입지 않고 버텨보는데 여름은 한낮에나 아주 잠깐 남아있네요.
시골에선 광원보다는 반딧불이를 찾기가 더 쉬운데, 랜턴을 켜본 김에 트루 스트릭 필터를 끼워봅니다.
고작 랜턴 불빛에도 화려해지는 모양이 도시의 불빛이 갑자기 조금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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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산책을 다녀왔는데, 생각해보면 제가 낮에 산책할 엄두를 내는 것 자체가 여름의 끝을 인정한 것이네요.
더워도 햇볕이 선크림과 선글라스를 허겁지겁 찾을만큼 부담스럽진 않습니다.
간만에 아이한테 렌즈를 가깝게 들이대보는데 초점이 조금 나갔는데, 어쩐지 그 느낌도 좋네요.
수동렌즈라 움직임이 많은 피사체의 클로즈업은 기피하는데, 아이한테도 가까이서 찍는 연습을 좀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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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등짝을 때려가며 하라고 해도 차일피일 미루던 테라스에 두었던 작은 수영장을 해체했고, 선풍기 날개를 닦았습니다.
아이는 요새 사진을 찍자고 카메라를 들이밀면 이 포즈가 자동입니다.
어디서 배웠나 생각을 해보니 제가 사진에 찍힐 때 어색해서 짓는 포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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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되어서야 가을을 인정했으니 이제 겨울은 크리스마스쯤이나 되면 인정을 할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계절을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왜 지나가는 계절이 이리도 아쉬운걸까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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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지났지만, 이제 금요일만 버티면 다시 휴일입니다.
마음껏 어딘가를 돌아다니며 떠들썩하게 보낼 수는 없지만, 모두 즐겁게 가을을 보내세요.
www.instagram.com/special_jang
Sigma fp
Zeiss Otus 55mm f1.4
Schneider True-Streak Gold and Hollywood Black Magic
*Zeiss와 Schneider의 앰버서더로서 관점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댓글
  • 우리소리 2021/09/24 00:10

    스틸샷에 이야기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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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샬장 2021/09/24 00:22

    네, 가족 사진을 찍는 이유 자체가 일상을 담는 것이 목적이라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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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소리 2021/09/24 00:32

    혹시 문장에 오해가 있을까 싶어 대댓글을 답니다.
    정지된 사진들에 이야기(story)가-마치 영화처럼- 담겨있는 것이 보인다는 뜻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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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샬장 2021/09/24 00:51

    아, 사실 말씀처럼 긍정의 의미인지 부정의 의미인지 헷갈리기도 했는데,
    곡해하지 않고 긍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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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탑물리 2021/09/24 08:44

    마당있는 집이라니! 아이 놀기에 너무 좋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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