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비 존스를 죽임으로서,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의 의무를 짊어지느라 오직 10년에 한번만 엘리자베스를 만날 수 있게 된 윌 터너.
10년에 한번만 연인을 만날 수 있는건 비극적인 일이다. 인간의 수명을 고려하면, 먼 훗날 그들은 결국 슬픈 이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제 심장을) 잘 간직해주세요, 항상 당신거였어요."
"언제나 수평선을 바라보세요."
허나 캐리비안의 해적 3편은 이 장면을 장엄하고 낭만적으로 연출하여 깊은 여운을 남겼고,
윌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 이별의 쓸쓸함이 묻어나지만 그들은 서글픔과 동시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이 명백히 해피엔딩이라는 듯이.
그리고 캐리비안의 해적 3편은 10년 후 엘리자베스가 아들과 함께 윌 터너와 재회하는 장면을 쿠키영상으로 막을 내린다.
이때의 그들의 표정엔 서글픔따위 없는 환한 미소뿐. 설정을 미루어 따져보자면 10년만의 재회니 반가워서 그런거겠지만 영화 외적으로 보자면 이 10년에 한번만의 만남이 의심할 여지가 없는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방금 분명 인간의 수명 운운하며 먼 미래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그건 상상의 영역일 뿐.
그렇기에 엘리자베스와 윌이 맞이한 결말이 더더욱 낭만적이고 여운이 깊은,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엔딩이었다.
근데 십수년 후 나온 5편에서 저주를 풀어버렸다.
영화가 잘 만들어졌으면 모를까, 완성도도 거지같은데 옛다 저주 풀어줌 하는 수준으로 결말 내서 3편이 남긴 깊은 여운은 시궁창에 박혀버렸다. 정작 저주 푸는 과정에 당사자들이 하는건 조1ㅈ도 없고 포세이돈의 창을 부수면 모든 저주가 풀린다는 무안단물 설정으로 밀어붙인것 뿐.
캐릭터들에겐 헤어질 일 없는 해피엔딩이지만 3편이 쌓아놓은 서사를 부정한 격이라 팬들도 3편에게도 모욕이나 다름없는 결말이었음.
4편이 평가가 안 좋으니까 떡밥들 전부 무시하고 3편에서 끌어온것같은데 3, 4편을 쌍으로 병1신으로 만듦.
ㅇㅇ 3편의 그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엔딩이 좋았는데 다 망쳐놨음.
망한 자는 말이 없다
부공실사 2021/09/10 21:01
망한 자는 말이 없다
아앙♡거기는... 2021/09/10 21:01
ㅇㅇ 3편의 그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엔딩이 좋았는데 다 망쳐놨음.
에로소년 2021/09/10 21:05
4편은 해적이 뭐 내륙에서만 노냐고 캐리비안의 산적이냐고 욕먹었어도 검은수염 존나 멋있게 나왔고 스패로우랑 바르보사도 캐릭성격에 맞춰서 존나 잘 나왔었음. 근데 싀발 5편은 니믜쉬발 진짜 아오 존나 싀발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