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부터 8월 1일까지의 강원도 여행 이야기입니다.
별을 찍으려면 삼박자가 맞아야 하지요.
1. 구름이 없어야 하고
2. 달이 없어야 하고
3. 주변에 빛이 없어야 합니다.
하늘내린터농원에서 묵었던 3일의 밤은 달이 저물어 가는 시기였습니다.
달이 뜨는 시각이 점점 늦춰지는 시기였죠.
핸드폰 신호가 잡히지 않으니 '달의 위상'이라는 평소에 쓰는 어플을 쓸 수 없었습니다.
밑에서 미리 월출월몰 시각을 확인하고 올라갔어야 했는데
매번 까먹고 그냥 올라갔지요. ㅠㅠ
점상의 사진이야, 상황을 보고 그냥 찍으면 되는데
일주사진은 3시간 정도를 렌즈를 열어놓고 있어야 하니
3시간 동안 계속 하늘을 주시하고 있을 만한 끈기와 인내가 제게는 없고
보통 렌즈를 열어놓고 잠을 청하곤 합니다.
결과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총 세 번을 시도한 일주 사진 중 건진 사진은 딱 한 장 뿐입니다.
첫 번째는 잠시 자고 일어났더니 달이 머리 위로 휘황찬란하게 떠 있었고
세 번째는 작동 실수로 찍히지 않았습니다.
HorsemanSW612라는 기종인데, 렌즈셔터입니다.
T셔터로 해놨다고 생각하고 릴리즈를 틱 누르고 세상 쿨하게 뒤 돌아섰는데
나중에 다시 렌즈를 닫으려고 보니 B셔터로 되어있더군요.
일주사진을 찍으려는 놈이 셔터스피드를 3시간은 커녕 3초도 주지 않은 셈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건진 것은 두 번째로 시도했던 아래 사진 하나인 것입니다.
필름으로 일주를 담으면
별의 선들은 디지털에 비해 수가 적지만
각각의 색이 훨씬 더 잘 잡힙니다.
Pentax67ii / Portra160 / Opticfilm120
그래도 위안이 되었던 것은 첫 번째 시도 때 하늘이 너무 좋아서
핸드폰으로 담아두었던 사진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Dslr이 있었다면 훨씬 좋은 은하수 사진을 찍었겠지요.
긴 여행에는 항상 필카만 들고 다니니
아쉬움은 없습니다. 애초에 마음이 없었으니까요~
핸드폰 기종은 LG 벨벳이고
감도는 800, 셔터스피드는 20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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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다른 별은 희미하게 찍고
북두칠성을 돋보이게 하고자
감도를 400으로 낮췄습니다.
인제군 원대리, 해발 650 정도의 산 속.
밤에도 이렇게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저녁에 바비큐와 술 한 잔 하고, 약간은 알딸딸한 기분으로 별 사진을 담고
새벽 미명부터 또 눈이 떠졌는데도
숲속 공기가 너무 좋아서 피곤함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https://cohabe.com/sisa/2133544
2021여름 강원도 여행 #4 - 하늘내린터의 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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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 어둠이 진하게 내려앉은 하늘에
저리도 많은 별들이 제각각 빛을 뿜어내며 자신을
드러내고 있군요..열정 가득한 작품들 보면서 신비로움이 느껴집니다
고맙습니다. 항상 여행 때마다 한 장 이상 별 사진을 담아보려 애씁니다.
이번 여름 공기가 맑아서 참 좋았습니다. ^^
열정이 담긴 사진, 마음이 담긴 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이런 사진 찍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