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9월 14일
F - 5F 가 경북 예천에 있는 16 전투 비행단에서 출발했는데
이륙한지 2분도 안되어 엔진이 멈추자 급하게 회항하다 민가 인근 산에 추락함
조종사인 김영관 대위와 부조종사 박정수 대위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민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 산으로 방향을 틀면서 조종하여 다행히 전투기는 산에 추락하게 됨
조종사인 김영관 대위는 너무 낮은 고도에서 탈출하여 중상을 입고 부조종사인 박정숙 대위는 탈출 시기를 놓쳐 결국 사망함
당시 F -5F는 무장을 한 상태여서 그대로 민가에 떨어졌으면 그 피해는 곱절로 커졌을 수 있음
이후 공군에서 조사를 한 결과 기체 결함으로 인한 추락사고로 사건은 일단락됨
라고 끝날리가 있나?
연합뉴스는 취재 도중 기체 결함이나 조종수 운행 미숙 따위가 아닌 연료통에 기름 대신 물이 들어갔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고
연합에서 끈질기게 취재한 결과 진짜로 KF-5F 연료통에 물이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함
사건은 이렇게 시작됨
16 전투비행단의 예천 기지 유류 탱크는 땅 속에 설치되었는데
당시 가장 큰 5만 배럴짜리 6번 유류 탱크가 설치 될 때 지하 수맥 위를 파서 설치하였는데 아무도 지하 수맥이 있는지 몰랐음
문제는 방수처리가 되지 않아 지하 수맥에서 올라온 물에 의해 45cm 두께의 밖의 콘크리트 전체가 기울어져서 탱크를 압박했고
곧 6번 탱크의 바닥이 찢어져 폭 2mm, 길이 2cm의 틈새가 생겨 지하수가 유입되기 시작함
유류 탱크 내부에 기름이 많아 생기는 압력으로 인해 평소 지하수가 유입되어봐야 개미 눈물 만큼 유입되겠지만
하필이면 유류 탱크 청소를 위해 45일간 기름을 싹 빼자 압력이 줄어들었고 천천히 지하수가 유입되기 시작함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드는 사람들이 있을거임
???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유류탱크는 항상 상태 검사를 빡시게 할텐데 그걸 모른다고?
규정상 공군에서도 유튜 탱크 검사도 빡시게 하고 항공기에 유류 주입 전 안전 점검을 4단계로 세분화하여 빡시게 검사해야하는게 맞음
당시 예천 기지에선 항공유 주입 절차가 있었는데 일단 보급받은 항공유를 가장 큰 6번 탱크에 보관하고 6번에서 기름을 빼 일단 3번 탱크로 옮김
그런 후 3번 탱크에서 검사를 받고 급유차에 담은 뒤 4단계 검사 절차를 진행하고 나서야 전투기에 항공유가 주입됨
그렇지만 군필 분들은 다 알듯 치장에만 집중하는 90년대 K 군대에서 그럴리가 있나..
예천기지 보급 대대의 유류관리반에서 불순물 검사를 가라로 하는 바람에 유류 탱크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음
탱크에 물이 찬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은 3번 탱크에 물이 발견되면서 였음
3번 탱크에 물이 차게 된 이유는 6번탱크를 청소하기 위해 기름을 빼다 압력이 낮아져 물이 바닥에 차게 되었고
입구가 낮은 곳에 위치하는 탱크 특성상 기름을 빼다 바닥에 찬 물이 같이 혼입되어 3번 탱크로 같이 옮겨지게 됨
나중에야 6번에서 3번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물과 기름이 혼입된 사실을 병사가 확인해 보고하게 됨
근데 보고를 받은 유류 중대장은 당장 3번 탱크에서 대량의 물을 빼면 표기해놓은 연료량과 크게 차이가 나게 될 것이고
검열 나왔을 때 실제 연료량과 표기된 양이 다르다는 사실이 걸리면 본인이 대판 깨질 수 있기 때문에 그냥 3번 탱크 사용을 금지하기로 함
이것을 차일피일 미루다 검열하는 날이 왔고 유류반 상병이 3번 탱크를 제외한
다른 탱크들의 샘플들만 체취해 검사하여 요행으로 합격판정을 받음
스노우볼은 더욱 더 크게 굴러가기 시작하는데
유류 통제반 황 상사는 유류 탱크 상태 합격 소식을 듣고 '3번 탱크' 또한 합격된 것으로 알고 있었음
이 때문에 전투기에 항공유를 집어넣기 위해 유출을 지시함
당시 3번 탱크 벨브는 바닥에서 높이 20cm에 있었는데 물은 높이 30cm까지 차 있었어서 물이 먼저 나오게 됨
여기서 또 문제가 생기는데 급유차의 물과 연료가 혼입되면 자동으로 주유를 즉시 중단하는 필터가 고장났는데
90년대 K군대 답게 부속품이 없어 교체하지 않고 대충 쓰다보니 필터가 작동하지 않아 물과 기름을 구분 못하고 다 같이 급유차에 채워짐
급유차 담당 병사는 기름의 온도와 상태, 양을 측정해야 하는데 이것도 형식적인 가라 보고였던지라
급유차 담당 병사가 운영일지에 예전과 같은 똑같은 양과 온도 상태를 일지에 적어서 보고하고 넘어감
일기를 예로 들면 누가 " 오늘 날씨가 좋았고 물 1리터를 마셨다." 라는 말로 일기장을 도배하고 선생님은 대충 보고 합격 때린 셈
그렇게 항공유 3%와 지하수 97%로 이뤄진 맹물 연료는 KF-5F 제공호의 보조 연료 탱크에 가득 주입됨
그리고 스노우볼이 폭발하는 1999년 9월 14일
조종사인 김영관 대위와 부조종사 박정수 대위는 평소처럼 스무스하게 이륙하였음
본체의 연료로 이륙하고 비행시엔 보조 연료로 전환하기 때문에 이륙할 땐 몰랐음
결국 이륙 후 1분 24초가 되었을 때 보조 연료로 전환하자마자 보조 연료통에 물이 엔진으로 주입되었고 양익의 엔진 모두 멈춰버림
두 조종사는 어떻게든 돌아 기지로 복귀하려 했으나 비행기는 곧 상공에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함
위기 속에서 그냥 탈출할 수 있었겠지만 눈 앞에 민가가 보이자 필사적으로 조종간을 잡아 당겨 산으로 향했고
산에 추락하는 것은 성공하나 김영관 대위는 낮은 고도에서 탈출해 중상을 입고 박정수 대위는 시기를 놓쳐 결국 사망함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먼저 출격하여 이상이 생긴 덕에 또다른 맹물이 담긴 전투기들이 훈련을 위해 출격을 하지 않고 대기하였다는 것임
이 사건으로 이미 보고를 받고 공군 유류 관리 규정이 더 빡세지고 자동화 기기 다량 도입과 관리 규정이 늘어남
비행단장 김호동 준장은 강제 전역에 군수 전대장 김진성 대령은 징계위에 회부해 중징계한다고 했으나 자세한 징계 내용은 알 수 없음
형사 처벌로 추가 기소가 이뤄질 듯 했으나 둘의 군 복무 기간, 기여도 등을 참작해 둘 다 기소유예 하기로 함
마지막으로 최후의 교신 내용 첨부함
생계형 비리와 생계형 태만, 생계형 은폐의 성지.
저런거 가라치는 새끼들이 예비 살인범이지 ㅅㅂ
기소유예 ㅋ
저런 가라쟁이들 때문에 민가 피하려고 노력한 진짜 군인들이 희생되야 하다니
허...
날구라킥 2021/08/24 19:10
생계형 비리와 생계형 태만, 생계형 은폐의 성지.
공기 청정기 2021/08/24 19:10
저런거 가라치는 새끼들이 예비 살인범이지 ㅅㅂ
세기말사냥꾼 2021/08/24 19:11
기소유예 ㅋ
아키라스 2021/08/24 19:14
저런 가라쟁이들 때문에 민가 피하려고 노력한 진짜 군인들이 희생되야 하다니
Uranometria 2021/08/24 19:15
허...
DB2 SQL 2021/08/24 19:16
저러면서 꼰대놈들이 지금 전시라면서 군법원 있어야 한다고 함
그 논리대로면 횡령한 새끼들 모가지나 매달던가
youmatoto 2021/08/24 19:17
저거 이후로 미군 전투기 파견오면 주유 안한다고 했던거 같은데.
라인 일 할때 점검 때 훈련기 하부 연료탱크 쪽 따서 JP-8 시료 받았음.
이중 랜덤하게 몇개는 시료는 유류 점검반으로 보내고.
P19 2021/08/24 19:17
저런일이 있어도 결국 크게 바뀌지 않은게 지금인게 슬프다
캪틴-큐 2021/08/24 19:18
사람이 죽었는데 기소유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