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슈만 생기면 찾아오는 끼이끼이입니다.
오늘 일면이야기도 있고, 스르륵에선 오래 그리고 자주 언급되는 문제기도 해서 한번 쯤 다루는게 어떨까 싶었네요.
마침 소미동에서 있었던 일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자주 언급되는데 똑같은 댓글 반응과 너무 억세게 말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어 한번 글 써봅니다.
우선 앞서 밝히고 시작할 것은
1. 저는 어떠한 분란도 조장할 생각이 없습니다.
2. 저는 어디까지가 사진인지 규정할 생각이 없습니다.
1은 그렇다쳐도 2는 엥? 싶으실수도 있을겁니다.
다 읽으시면 그러려니 하실겁니다.
미리 긴 글 사과드립니다.
ㄱ. 사진은 예술인가?
본문에 앞서 '사진은 과연 예술인가?'를 다루지 않고 말할 수 있나 싶습니다.
간단하게 회화를 먼저 다루자면, 소형사진기의 발명으로 사실주의 미술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실로 무너지기 시작했을 뿐 구상의 영역이 사라졌냐 물어보면 사실 아니긴 합니다.
하나의 예술 장르의 생태계를 흔들 정도로 소형 카메라는 그 입지가 대단했는데, 그럼 카메라가 그 영역의 예술을 대체하게 된 것인가 묻는다면, 그저 대단한 기록장치가 생겼기에 미술만 생태계가 바뀌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당시에는 세밀한 구상화만 무너졌을 뿐 사진이라는게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되지 않았죠.
그러다 한 1900년대 중반~후반부터 광고나 포트레이트로 예술의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죠.
많이들 아시는 유섭 카쉬나 아놀드 뉴먼도 그 흐름에 기여했죠.
TMI를 이야기하자면 저는 그 변화의 가장 큰 기점이 로버트 메이플소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있어 예술은 '저항'이거든요.
예술은 문화를 대변하고 왜곡하기도 하고 과장하기도 하는데, 그 목적성이 어디에 있냐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저는 '저항'이라고 하지만, 누군가는 '기록'이라고도 합니다. 그 외에도 엄청 많겠죠.
전쟁사진을 주로 찍던 라이프의 사진가들은 저항과 기록을 동시에 하고 있는거기도 하죠.
하지만 보통은 로버트 카파나 베르너 비숍같은 사람들을 예술가라 하지 않습니다.
포토 저널리스트 정도로 칭하죠.
왜일까요? 답은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작가라 칭하는 데엔 개인적으로 세가지 조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예술 집단에서의 인정 (개인전이나 초청전 같은)
2. 대중의 인정 (절대다수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예술하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
3. 스스로 예술이라 하는 작품을 만드는가
위 두 사람은 스스로 예술을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제일 큰 차이에요.
예술의 경계가 딱 정해져있는 듯 하지만, 실로는 스스로가 예술을 하느냐가 제일 큰 잣대인거죠.
결국 사진도 예술일수도 아닐수도 있는거고, 예술은 과장과 왜곡이 기본(?)이기에 그게 사진이라면 합성과 보정 등으로 나타나게 되는거죠.
결론만 말씀드리면 '스스로 작가이며 작품이라고 생각하는가?'가 예술의 기준이 되겠네요.
ㄴ. 그럼 사진은 뭘까?
드디어 본론으로 왔습니다.
앞 글을 천천히 읽으셨다면 스스로 이미 답을 찾으셨을겁니다.
결국 사진도 스스로 사진이라고 하는 것들만 사진이겠죠.
자기가 합성하고 보정하고 뭐 이렇게 남들이 말하는 사기치는 듯한 이미지 컨트롤을 한다고 해서 사진이 아닌건 아닙니다. 다만, 스스로도 부끄럽다면 사진이 아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기 마련이죠.
정답은 늘 자신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럼 어디까지가 보정이고, 어디부터가 합성인가? 하는 이야기가 또 있습니다.
회화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요, 어디까지가 구상이고 어디부터가 추상인가 하는 문제죠.
그런데 이런건 사실 사회현상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나 미술학자들만 논쟁을 해요.
현 시점에서 작가가 구상, 혹은 추상이라고 하면 그 때 부터 그 작품의 경계가 정해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작가가 '아니다 저거는 추상이 아니라 구상이다' 라고 하지 않습니다.
저기에 딴지 거는 사람들은 다 앞서말한 작가라 할 수 있는 사람들과는 동떨어져있습니다.
사진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어디까지가 보정이고 어디부터가 합성인지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 작품에만 관심있고, 자기가 스스로 정한 선을 묘하게 왔다갔다하면서 지킬 뿐이죠.
보정을 잘했다 아니다 하는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가치는 평가를 해야 증명되기도 하구요.
하지만 보정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하는 것으로 서로의 가치관을 침해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보정을 안하는 것은 그 들의 나름 철학이 있기 나름이거든요.
'카메라 프로세싱, 필름에서는 현상이 있는데 무보정이 세상에 어디있냐!'
라고 하실 수 있는데, 이게 '어디까지가 보정인가?'하는 개개인의 영역 차이입니다.
이미 현시점에도 파인아트 사진작업을 하면서도 스스로의 작품을 디지털아트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단지 필름을 쓰지 않고 디지털로 작업한다는 이유로요.
이런거로 나누고 싸우는 사람 저희들 뿐입니다. 미술과 같이 사진에서도 사진이니 아니니 작가끼리 딴지걸지 않습니다.
자기거만 보느라 정신없는거 아니냐고 할 분도 있을겁니다. 그런데 작가분들은 다들 아시듯 취재와 조사가 작업의 8할은 차지합니다. 늘 현 시점 트렌드와 남들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자기가 했던 작업과 비슷한 작업은 뭐가 있는지 조사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이죠.
그리고 어차피 스스로 사진이라 하기 부끄러우면 각자 알아서 디지털아트라고 말하게 됩니다.
그만한 자부심과 자존심을 예술로 쏟는 사람들이니 말이죠.
스르륵 오래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르륵이 아예 보정에 부정적인 순간도 있었던거 아시나요?
캐논의 프리셋이 정답이었던 적도 있고, 소니의 센서 성능을 살린 보정은 이단이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기준이라는건 해석의 여지가 다분하고 경계는 나약하고 허상일지도 모르는 것이죠.
그래서 결론을 요약하자면,
1. 자신이 사진이라 하면 그건 사진이다. 보정과 합성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나눌 필요가 없다.
2. 개인이 남을 향해 그 기준을 침범하는건 우리같은 일반인이나 하는 짓이다.
너무 긴 글이라 사실 얼마나 읽으실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음악이나 미술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 음악사나 미술사에 관심 많습니다.
그런데 사진하는 사람들은 사진사에 그렇게 관심이 없더라구요.
사진술을 늘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취미의 역사적 흐름엔 관심이 없습니다.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남을 평가하는 관점에서 크리틱을 하려면 사진사는 좀 훑어보시는게 어떨까요?
크리틱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발전을 향한 소통의 일부라서요.
어쨌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또 이슈가 있으면 찾아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이전 세대의 합성은 어땠는지 사진 몇장 뿌리고 갑니다.
작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도라 마르, 그리고 이 장르 창시자격인 제리 율스만입니다.
과연 이게 사진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한번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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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habe.com/sisa/2092394
어디까지가 사진인지에 대하여. (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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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짝짝~~~!!!
붓이든 카메라든 피아노든 머든간에 예술을 표현하는 도구일뿐
결국은 방식의 차이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미적 창작을 뜻하는 만큼 그 본질에는 말씀하신게 무엇보다 가까울겁니다.
당연히 보셨을꺼라 생각하지만 이 책 추천합니다.
오 꽤 오래된 책인데 저기 옮긴 분도 개인전도 예전엔 많이 하셨는데 이제 강의만 하시더라구요..
읽었지만, 추천 감사합니다 ㅎㅎ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거 하고 남것에 굳이 태클걸필요 없죠. 물론 범죄의 영역은 제외하구요 ㅎㅎ
그쵸 사실 이래저래 관여하는게 서로를 불편하게 만드는게 아닌가 싶네요.
그런데 그러면서도 서로 관여하는게 도덕적 선의를 강요하기도 해서 순작용도 있구요 ㅎㅎ
장난이죠 놀이
옳은 말씀입니다.
예술은 누가 자격을 주는것도 아니고 자격이 표준으로 정해진것도 아닙니다.
수십만년전 구석기 유인원들이 동굴 벽에 그린 낙서같은 그림도 예술 활동이라고 보죠.
반면에 돌도끼를 예술 작품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도화지에 점하나 찍은 그림도 예술로 인정받지만,
우주선을 만드는걸 예술 활동 한다고는 안합니다.
예술이란,
스스로 마음속에 떠오르는 어떤것을 객관화 시켜서 밖으로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돌도끼는? 우주선은?
그것도 마음속에 떠오르는걸 객관화 시키는건 똑같습니다.
그럼, 뭐가 다를까요?
스스로 예술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남들이 예술이라고 평가를 하는가?
이 두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두가지는 서로 다르면서도 교집합도 존재를합니다.
결론은
나만 예술이라고 생각 할 수도,
나는 일인데 남들은 예술로 생각 할 수도,
나의 예술 활동을 남들도 인정 해 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답이 보입니다.
예술이라는건 무엇이든 될수 있습니다.
음악,미술 뿐 아니라 무용도 되고 조리도 되고 연극도, 체육도, 농사도, 사무일도, 뭐든 다 내가 예술로 생각하면 다 예술 활동입니다.
다만, 훌륭한 예술 활동, 혹은 훌륭한 예술작품인가?
이건 다른 문제입니다.
타인이 인정을 해줘야 하는 것이니까요.
고흐의 작품은 당대에는 타인에게 인정받는 예술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후에 최고의 예술로 인정 받고 있죠.
천년뒤에는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
예술이란 작게는 스스로 예술 활동을 하는것 부터,
크게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것 까지 다양 한겁니다.
어느 누가 정해서 예술딱지를 붙여주는게 아니라는 예기입니다.
인정받는 예술가인가 아닌가의 차이만 존재 할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