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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공무원 이직 -마누라 자랑글-

이글은 마누라 자랑글입니다.
제가 학부생일때 결혼했는데, 당시 와이프는 대학원생이었습니다.
(와이프는 영국인이고 한국에 공부하러 온 유학생이었습니다.)
부모짐 도움 안받는다고, 한동안은 판자집같은 신혼집에서 살았고, 월세집, 생활비, 학비 전부 와이프가 벌어서 감당했습니다.
셋째까지 낳고 얼마지 않아, 우연히 자궁암을 발견했고,
운이 좋게 초기에 발견해서 두번의 수술로 완치되었습니다.
암 완치 후 운동을 시작했고, 몇가지 자격증을 따더니 보디빌딩 대회 입상에서 입상,
리복코리아 스폰서로 크로스핏 코칭도 했었습니다.
저는 한번 따라나갔다가 토하고 병원갔....
암튼 그렇게 열심히 살다가 첫째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가 가까워오자 이민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말로만 몇년을 준비하다가, 입학할 년도가 되자 아이셋을 데리고 아일랜드로 훌쩍 날아갔습니다.
저는 2년 뒤에야 기러기 생활을 정리하고 합류했습니다.
홀로 아이셋을 데리고 가족 하나없는 타국에서 터를 잡았는데,
운 좋게 미국의 거대 금융기업의 유럽지사에 입사했고, 얼마전에는 승진도 했습니다.
하지만 숫자놀이를 워낙 싫어하고, 워낙 변두리 국가라서 회사내에서 인정받는것도 언제나 뒷전이더군요.
그래서 공무원 이직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2년 전에 처음 시험을 쳤는데(우리나라로 치면 5급)전체 차석으로 시험에 붙었습니다.
그런데 운이 억수로 안좋아서, 시험 합격 후 2년간 TO가 나질 않아서 시험결과가 무효화되었네요.
급수가 높으면 누가하자 죽지 않는 이상 자리가 안난다고...
그렇게 포기하고 있다가, 코로나 펜데믹과 맞물려 다시한번 도전합니다.
이번에는 중앙정부가 아닌 보건부와 지방정부 세곳에 6급으로 시험을 봤습니다.
지방정부 두곳은 수석, 보건부는 차석으로 시험에 통과, 면접 후 보건부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부서 스태프 소개 등 이런저런 과정을 마치고 계약서 도장찍기 직전에 보건부가 서버가 해킹당하고 맙니다.ㅜㅜ
그렇게 서버복구까지 두어달이 밀리고, 며칠 전 최종계약서가 저희 집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다니던 회사에서는 퇴사하고, 지금 한달간의 꿀같은 휴가를 즐기고 있네요.
업무 자체도 본인이 원하는 분야라서 엄청 들떠있습니다.
남편, 아이들 서포팅하느라 '본인이 좋아하는 것'은 언제나 뒤로 미루며 살던 마누라가
드디어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너무 기쁘고,
또 이제나마 제가 서포팅할 수 있는 제 자신이 대견하기도 합니다.

댓글
  • --oscar-- 2021/07/04 02:09

    축하드립니다! 능력자 만나셨네요.

    (hkUSvn)

  • IRA 2021/07/04 02:15

    감사합니다.

    (hkUSvn)

  • 카타코타 2021/07/04 02:11

    일단 영국인은 만난거 자체가 자랑할만 하네요

    (hkUSvn)

  • yomamayo 2021/07/04 02:30

    AMWF...ㄷㄷㄷ

    (hkUSvn)

  • 안자고뭐해 2021/07/04 02:15

    와이프 자랑, 그런 와이프를 둔 본인 자랑.
    자랑 맞아요.^^

    (hkUSvn)

  • IRA 2021/07/04 02:16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hkUSvn)

  • 장태빈∥★∥ 2021/07/04 02:25

    포기하지않고 계속 도전하셨네요
    멋지십니다

    (hkUS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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