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슬기로운 의사생활 2' 가 시작됐다.
슬기로움이란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바른선택은 어렵다.
많은 선택들이 지금을 넘어 미래까지 결정하기에 눈앞만 바라보고 선택하는 것은 어리석음이다. 그러나 미래를 예측할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결국 중요한 것은 선택을 하는 기준이다. 그 기준이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까지 인정한 기준이라면 미래의 결과가 설령 예측못한 죽음이라 할지라도 그 선택은 슬기로움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슬기로움의 기준이 되는 단어는 배려(配慮)이다. 작가는 슬기로움이란 상대방을 배려하는 선택이라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고 상대방을 진짜 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는 것 역시 슬기로움이라 말한다.
어린이날에 아빠에 대한 아픈추억을 남기지 않으려고 뇌사상태인 환자의 수술을 10분만 늦추어 달라고 부탁하고, 나이어린 부모지만 부모로서의 권위를 세워주고, 자신의 논문 때문에 환자를 위하는 척 하는 제자에게 뒤끝없도록 급박한 수술중 스치듯 훈계한다. 순간 순간 일상의 슬기로운 배려생활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배려는 한자로 配(짝 배, 나눌배)에 慮(염려 려)이다. 配는 술, 따스하다 변에 己가 합쳐진 글자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짝이고 짝과는 모든 것을 나눈다 해서 ‘짝 배’ ‘나눌 배’ 다. 慮는 범을 의미하는 부수변에 思(생각사)가 합쳐진 글자다. 호랑이는 생각만해도 염려가 된다고 해서 ‘염려 려’이다. 옛날 사람들이 감당하기 힘들었던 염려중 하나가 호환이었기에 생성된 글자다.
한자대로 하면 배려란 근심 걱정에 놓인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품어 주는 것이다. 상대방을 따스한 마음으로 품고 다시 일어설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이 배려다. 그러나 배려는 쉽지가 않다. 진짜 배려는 配慮이전에 背慮가 있기 때문이다. 背(등 배) 慮(염려 려), 진짜 배려는 염려에 등을 돌리는데 기초한다. 염려스럽다고, 힘들다고, 어렵다고 좋은게 좋은거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은 배려가 아니다. 염려에 끌려다니거나 염려에 빠지면 해결될일도 해결되지 않고 더 큰 염려만 낳을 뿐이다.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나 더할수 있느냐?” 염려에 등을 돌리고 정직하게 부딪혀 나가는데서 진짜 배려가 시작된다. 배려(背慮)하고도 배려(配慮)할 수 있는 것이 진짜 배려인 것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추천하는 것은 이 드라마가 배려(背慮)하고도 배려(配慮)하는 배려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중년의 성장 드라마다. 불혹의 나이를 넘었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이들의 배려생활이 이 드라의 주된 흐름이다.
한치앞을 알수없는 인간사. 누가 완벽하게 배려하고 또 배려받을수 있을까? 중요한것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큰 배려가 오고 갔어도 성장이 멈추어버린 배려는 서로에게 상처를 쌓는다. 좀 부족하고 투박해도 성장하는 배려는 서로에게 따스함이 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 매 회 따스함으로 남는 것은 그저 이야기의 힘 때문만은 아니다. 배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풍파많은 인간사. 그래도 내 주변이 따스해지기를 원한다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독선과 위선을 내려놓고 진짜 배려를 배워야 한다.
어제 뒤늦게 '시즌2' 1화를 봤다.
익준이의 모습을 보면서 친할수록 꼰대가 되고 예의가 무너지는 내 모습을 반성도 해 보았고,
아이가 죽은 병원을 계속 찾아오는 엄마이야기와 상황이 좋지 않은 산모이야기를 보면서 부담스러운 사람과 어려운 상황 앞에서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보니 미리 염려하고 두려워해서 놓쳐버린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여전해서 고맙다.
https://cohabe.com/sisa/2036958
여전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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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칠때쯤은 편함 뒷방이라
그렇게 힘들게 공부했으니 가치있는 삶을 살면 더 가치있게 보이는 겁니다.
나이 50넘어도 의사친구들 보니 극명하게 나뉘더군요.
살면서 봤던 드라마 중 원탑입니다.
이런 스토리가 또 있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