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에 대한 다수 스포일러 주의 ※
세상이 소행성 충돌로 멸망한 이후 기계에 자아를 이식하여 인류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끔찍한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 SOMA.
심해 속에서 인간도 기계도 아닌 존재들에게 쫓기는 작품의 분위기도 일품이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무서움은 다름이 아니라 인간의 '자아'에 대한 주제에서 나온다.
작중에서는 인간 시절의 인격을 기계의 몸으로 전이한 주인공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더 깊은 심연의 환경에서 버티기 위하여 신체를 바꿔야 하는 선택지에 이르게 된다.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이전과 같이 눈 깜짝할 사이에 '새로' 태어난다는 말을 듣고 동의한 주인공.
어찌저찌하여 성공적으로 새로운 육체를 얻는데 성공하지만...
갑자기 밖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소름끼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자신이였던 '존재'에게 아직도 의식이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주인공.
그런 주인공에게 조력자는 이 모든 현상이 의식을 '전이'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복사'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설명을 한다.
한마디로 눈 앞에 있는 육체에는 아직도 주인공 자신의 정신이 남아 있으며, 졸지에 세상에는 같은 정신을 가진 두명의 '인격'이 존재하는 셈이 되버렸기에 주인공이 멘탈이 나간 상태로 욕설을 내뱉는다.
하지만 그런 그보다 더욱 끔찍한 운명에 처한 것은 바로 현재 의식을 잃은 과거의 자신이였다. 새로운 육체를 얻어 심해로 내려 갈수 있는 현재의 주인공과는 달리 과거의 주인공의 육체는 이도저도 아니였으며, 결국 '영원히' 홀로 이 끔찍한 장소에 남아야 하는 셈이나 다름이 없었다.
차마 자기 자신이였던 존재에게 그런 끔찍한 경험을 할 수 없기에 안락사를 해주는 것도 가능한데
그럴 경우 주인공은 과거의 자신을 손수 죽이고 생명이 꺼져나가는 것을 눈 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사실상 살인과 자/살을 동시에 저지르는 것과 다름이 없는 셈.
"우리가 만약 여기서 죽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그게 가능은 한 일일까? 만약에 사후세계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 곳에 내가 있을 자리가 마련되어 있을까? 진짜 나는 100년 전에 죽었잖아. 그러면 내 자리는 남아있는걸까? 또, 오미크론에서 내가 죽인 사이먼은 어떻고? 어떻게 생각해, 캐서린? 같은 사람들의 복제로 가득찬 천국이란 것이 존재할까? 만약 그 곳이 있다면 그 누가 감히 "가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엄청난 행운이로군, 그렇지? 제대로 된 몸에서 깨어난게. 난 그저 동전내기를 한 거고 만약 반대편이 나왔다면 오미크론에서 썩어갔을 테니까 말이야. 내 말은, 알 길이 없잖아 안그래? 네가 "사이먼이 올바른 몸에서 깨어나는" 버튼을 누른건 아니잖아? 네가 알지 모르지만, 저 사람은 여전히 올바른 사이먼이길 바라고 있을거잖아. 망할! 이건 끔찍해. 존나 끔찍한 일을 저지른거야. 그리고 넌 신경도 안 쓰겠지, 안그래? 그가 내가 아닌지, 진짜 나인지 네가 어떻게 알아? 여태까지 지내왔던 나랑 똑같은 존재인지 말이야. 아무거나 얘기해 봐. 더는 생각하기 싫으니까."
이 모든 것을 경험하고 절망이 가득한 주인공은 작품을 관통하는 명대사를 말하게 된다.
이후 어떻게든 멘탈을 회복한 주인공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심연으로 향하게 되고....
정말 희대의 결말을 마주하게 되니 이 광경은 직접 플레이하여 마주하도록 하자!
심해 공포증 있어서 진짜 눈 반쯤 감고 울면서 진행했는데 그 고생 다 날려버리는 스토리 텔링이였다. 소재야 SF에서 단골로 나오긴 했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몰입하게 하는 솜씨가 대단했음. 내 최애겜
Laec 2021/06/20 20:12
이거 직접 하진않고
몇시간이나 되는 그 긴 영상을 진짜 몰입하고 유툽으로 다 봤었는데
보는 사람이나 게임하던 스트리머나 입으로 씨이발을 외쳤지
하얄레트 2021/06/20 20:17
심해 공포증 있어서 진짜 눈 반쯤 감고 울면서 진행했는데 그 고생 다 날려버리는 스토리 텔링이였다. 소재야 SF에서 단골로 나오긴 했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몰입하게 하는 솜씨가 대단했음. 내 최애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