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사회복지사가 하고 싶었던 놈이었음 실제로 대학교도 사회복지학과로 갔었고 졸업하면 보육원에서 일하고 싶었음
그런데 방학 때 실습하면서 사회복지사의 꿈을 접게 되었는데 이유는 '비위가 상해서' 이 일은.. 뭐 아무튼 타고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더라
요양원에서 실습했는데 하루에 최소 5번은 먹은 게 올라오고 최대 3번까지 토해봄 똥 묻은 옷 옮기다 토하고
어르신들은 어쩔 수 없이 잘 씻지를 못 하시는데 여름에 강당에 모여서 뭔 행사하는데 거기 있다가 냄새에 토하고
솔직히 저 자체보다 다른 사람들은 다 웃으면서 잘 하고 잘 버티는데 난 왜 못 할까에 대한 자기혐오 같은 것도 생기고 정신적으로 좀 몰려서 도망치듯 다른 전공으로 바꿈
당연히 옮긴 학과는 관심 있던 분야도 아니었고 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대학교 다니면서 와우나 하면서 거지 같은 성적으로 졸업함
졸업하고 당연히 전공은 안 살렸고 그냥 돈이 필요해서 공장이나 들어감
난 사실 머리 굴리고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노동에 맨날 하는 일만 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어서 공장에서 3년 정도 일함
솔직히 주말에 온전히 못 쉬는 게 거지 같아서 그렇지 그냥 거대한 기계에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껴서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고 그냥 살았음
그리고 3년 일해서 돈 좀 모아놓고 회사 그만 둠 그렇게 백수짓 1년이 시작 됨
그리고 단 1년 만에 3년간 모은 돈 다 써버림 힐링을 찾으면서 아이슬란드 일본 상해 미국 미친 듯이 여행만 다녔음
+ 남는 시간에 와우 졸라 게 하고 읽고 싶었던 소설책들도 졸라게 읽음
그리고 이 시간들이 내 인생의 마지막 불꽃이었던 것 같음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던 그런 시간
지금은 나이도 30 넘었고 이제 와서 회사 그만두면 다시 재취업하기도 힘들 것 같고
1년 동안 놀고먹으면서 있다 보니까 이제 그만 시간 죽이고 회사 들어가서 자리 잡으라는 부모님 말에 항만이 돈 잘 번다고 들어와서 일하는데
그냥 인생 자체가 무미건조하고 그럼 어차피 일도 나이 먹고 그냥 돈 벌어야 하니까 하는 거지
1년간의 백수 생활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듯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좋아하는 것만 하고 하루 24시간 모든 게 나만의 것이었고 나를 위한 시간이었고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았음
백수 생활 1개월이면 인생이 지루해진다는데 개소리임 1년을 해도 아직도 아쉬운 시간들임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황홀함
ㄹㅇㅋㅋ
백수생활 1개월동안 집구석에 박혀서 인터넷이나 하면 지겨울것이고
목표를 정하고 뭔가 자극을 받으면 1년을 놀아도 계속 짜릿할거같아
일 생각 안하고 한달동안 여행 다닌적 있는데 진짜 인생에서 제일 즐거웠던 시간이었어
나도 저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왜 돈벌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은 기분이었음. 자취하고 혼자 살면서 해외 여행에 사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펑퍼벙펑펑 쓰면서 이게 진짜 삶이구나 ㅆㅂ란 생각 절로 들더만.... 행복은 소비에서 오는 거였음. 허무함? 그딴거 없던데?
뽀로로 형님의 "노는게 제일 좋아" 는 내인생 최고의 명언이었다
대판백합러 2021/06/17 20:51
ㄹㅇㅋㅋ
버블제이 2021/06/17 20:51
돈만잇음 행복한게 백수짓이지
Deprecated 2021/06/17 20:52
백수생활 1개월동안 집구석에 박혀서 인터넷이나 하면 지겨울것이고
목표를 정하고 뭔가 자극을 받으면 1년을 놀아도 계속 짜릿할거같아
일 생각 안하고 한달동안 여행 다닌적 있는데 진짜 인생에서 제일 즐거웠던 시간이었어
Stain 2021/06/17 20:52
뽀로로 형님의 "노는게 제일 좋아" 는 내인생 최고의 명언이었다
Maximo 2021/06/17 20:52
나도 저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왜 돈벌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은 기분이었음. 자취하고 혼자 살면서 해외 여행에 사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펑퍼벙펑펑 쓰면서 이게 진짜 삶이구나 ㅆㅂ란 생각 절로 들더만.... 행복은 소비에서 오는 거였음. 허무함? 그딴거 없던데?
_겝스 2021/06/17 20:53
알차게 보냈네요.
그 기간에 뭐라도 해야한다는 강박 느끼면서도 결국 이도저도 아닌 시간 낭비만 했었는데
금융감동원 2021/06/17 20:54
사복 들어가기 전에 자원봉사라도 해보지..
비위상해서 때려친다면 애초에 전공부터 잘못 골랐구만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2021/06/17 20:58
봉사할 때는 맨날 낙엽만 쓸고 식사 보조나 문서 보조 빨래도 빨래 된 거 널고 그런 일만 해서 몰랐음
금융감동원 2021/06/17 21:03
나는 장애인 쪽에서 2년 일했는데 똥만 수백번 치워본거 같음
사람은 적응하면 어떻게 하게 되더라
더 심한 것도 많이 봤고
그에 비하면 정말 편한거만 해서 그 뒤에까지는 잘 모르긴 하겠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2021/06/17 21:04
뭐 이제 와서 사회복지일 다시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원래 보육원에서 일하고 싶었던 것도 있어서 버는 돈으로 애 하나 후원하고 있음 그나마 이런 인생에 뭔가 하나 좋은 영향력 남기고 싶다는 불순한 생각도 있기도 하고
비갠하늘 2021/06/17 20:54
저건 백수가 아니잖아 ㅋㅋ 어쨌든 알차게 1년 잘 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