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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확률조작 특허 진실 + 특허관련 기사 보는법

스크롤 내리기 싫은 사람을 위한 한줄요약

확률 조작 아니고 돈 빨아먹기 위한 BM의 일종.

 

[단독] 넥슨, 확률제어시스템으로 특허 냈다 - 에너지경제신문
https://www.ekn.kr/web/view.php?key=20210609010001667
어제 유게에 이 기사를 인용하며 넥슨이 확률 조작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었습니다.
댓글에서도 많은 분들이 '그럼 그렇지' 하는 반응들을 보여주셨고요.
그런데, 넥슨이 평소 확률 조작과 관련된 문제를 얼마나 일으켰는가와는 별개로,
해당 특허들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확률조작' 파동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은 기사만 봐도 충분한 힌트가 있지만, 기자가 기사를 엉망으로 써놔서 잘 티가 안 날 수도 있고요)
구체적으로는, 해당 특허들은 [사용자를 속이고 확률을 거짓/과장 표시하거나 사용자 몰래 가챠 확률에 손을 댄다는 논란]과는 무관한 내용입니다.
작성자분이나 댓글작성하신 분들도 기사를 보고 오해하실 수도 있겠다 싶긴 한데요,
이게 사실 특허 관련 기사를 보는 법이 익숙치 않아서 그렇습니다.
특허밥 먹는 입장에서, 해당 기사에 대한 팩트체크를 하면서 특허 관련 기사를 보는 법에 대해서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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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많이들 아시겠지만, 과학기술 관련된 기사들은 액면 그대로 보면 안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논문 들여다보는 훈련이 되어 있는 기자분들이 많지는 않고, 매번 기사 쓰면서 논문(그것도 대부분 영어)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고요.
특허 관련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자분들 중에 특허내용을 들여다보는 훈련이 되어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해당 특허의 취지나 특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작성되는 기사들이 많은데요, [다행히 특허는 '논문보다는' 접근도 용이하고 읽기도 수월한 편]이라서, 직접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상대적으로요...)
2. 일단, 특허는 한국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키프리스] https://www.kipris.or.kr 또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구글특허] https://patents.google.com 등에서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돈 내고 사용하는 유료 검색 사이트들도 있습니다만, 굳이 그렇게까지는...)
물론 키프리스에서도 충분히 검색이 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구글특허를 조금 더 선호]합니다. (실제로 업무하면서도 앞서 언급한 유료 검색 사이트와 구글특허를 주로 사용하고, 키프리스는 가끔 보조적인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내특허를 검색하기에는 키프리스가 더 유용할 수도 있는데, 무엇보다 구글특허는 한 페이지에서 거의 모든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해외특허를 연계해서 보기에 편하다는 장점도 크고...)
3. 출원번호/공개번호/등록번호 등 고유번호를 가지고 있으면 제일 검색하기가 편하고요, 근데 해당 기사에는 그런 고유번호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기사에는 2건의 특허가 언급되어 있고, 이를 편의상 '1번 특허'와 '2번 특허'로 칭하겠습니다. 2건의 특허에 대해 제공된 것은, 특허명칭(두 건 모두 "가챠 시스템의 확률 제어장치, 방법 및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명칭)과 출원인(넥슨), 출원시기(2017년 11월, 12월), 그리고 해당 특허의 구체적인 내용 일부(도면 포함) 정도입니다. 우리는 주어진 정보들을 가지고 특허를 검색해야 합니다.
4. 풀네임이 제공된 경우에는 검색이 쉽습니다. 구글특허로 들어가서 검색창에 쌍따옴표 하고 풀네임을 그대로 넣습니다. "가챠 시스템의 확률 제어장치, 방법 및 컴퓨터 프로그램" 그러면 3개의 검색결과가 나옵니다.
https://patents.google.com/?q="가챠+시스템의+확률+제어장치%2c+방법+및+컴퓨터+프로그램"
이 중에서, 출원인 정보(넥슨), 출원시기 정보(2017년 11월, 2017년 12월) 등에 부합하는 게 딱 2개가 있네요.
cwCuTRS.png
5. 이렇게 검색된 특허는 다음과 같습니다.
1번특허: https://patents.google.com/patent/KR20190076630A/ko
2번특허: https://patents.google.com/patent/KR20190049136A/ko
구글특허 페이지에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뜹니다
dBgQqU0.png
후술하겠지만, 여기서 가장 우선적으로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Download PDF: 특허명세서 원문 다운로드
- Images: 도면들 모음
- Claims: 청구항들 모음
다운로드받은 PDF 파일로 전체 내용을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구글특허 페이지를 통해서 보는 게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취향에 따라서...
6. 보통 특허명세서는 페이지가 두 자리수 (또는 그 이상)의 분량이라서, 생업이 아닌 이상 이걸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의미 있는 내용도 아니고요) 다행히, 우리는 수십페이지를 읽기 전에 먼저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특허명세서의 본문은 기본적으로 도면들(체감상 보통 10개~20개 전후?)을 해설하는 방식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고, 본문에서 해설된 내용들 중 핵심적인 내용을 청구항들(이것도 체감상 보통 10개~20개 전후?)에 기재합니다. 즉, [처음 보는 특허의 내용을 파악하고자 할 때, 우리는 수십페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갈 필요 없이 우선 도면들과 청구항들을 살펴보면 됩니다]. 이것도 전부다 살펴볼 필요는 없고, 일단 기사에서 인용된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재되어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펴봅니다.
6-1. 1번 특허와 관련해서, 본문에는 6번 도면(즉, '도 6')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S6ENRkl.png
여기서, 660번이 가챠 확률을 조절한다는 내용입니다.
'잡았다! 요놈들 확률 조작하는구나!' 하기 전에, 전후 내용을 살펴봅니다. 680번을 보니까 '확률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건 어디에 제공한다는 걸까요?
자 여기서, 앞서 말한 도면과 청구항들을 훑어보면서, 해당하는 내용들이 어디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kU2Ble5.png
아하, 청구항 1에 보면 마지막에 680번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청구항 5에 보면 그 내용이 보다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청구항 5에 따르면, 타겟 아이템이 획득될 확률이 조절되는 걸 표시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명세서 본문에서 해당하는 부분을 좀 더 살펴볼까요? 본문에서 '680'을 검색합니다.
3hZJNYx.png
즉, 이 얘기는 확률을 조절하면 조절되기 전 또는 조절된 후의 확률의 정보를 사용자 단말에 표시해준다는 얘깁니다. 즉, 게이머에게 확률 변동에 대한 사항을 알려준다는 얘깁니다.
... 어라? 이놈들이 확률을 조작하면서 떳떳하게 그걸 게이머한테 알려주기까지 한다고? 뭔가 이상함이 느껴질 때, 다른 도면들을 보면 킬포인트가 나옵니다.
VwWw7yq.png
도 12를 보니까, 그게 무슨 얘긴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즉, 본 특허는 게이머가 오디, 포세, 하데 등의 4성 등급 아이템들이 각각 2%의 확률로 나올 수 있는 가챠를 돌리면서, [오디]라는 특정 아이템의 확률을 7%까지 조절할 수 있는 '확률변경권'을 팔아먹기 위한 특허입니다. 즉, '과금해서 가챠확률을 높이세요'라고 과금을 유도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덤으로,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허명세서에서 '이 발명이 그래서 뭘 하려고 하는 건가'를 가장 쉽게 확인하고 싶을 때는, 다운받은 PDF 파일에서 [해결하려는 과제] 항목이나 [발명의 효과] 항목 같은 것을 찾아보는 게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v9WmSSc.png
다시 말해, 가챠 시스템에서 게이머한테 확률 정보를 제공하는 걸 넘어서 심지어 확률 결정시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까지 함으로써, 게이머들의 만족도를 높이고(가챠 확률이 무려 n%나 올라가니까 완전 이득!) 게임 서비스 제공 업체의 만족도를 높이는(왜냐면 게이머들이 가챠 확률을 높이려고 과금을 할테니까 완전 이득!) 가챠 이벤트와 관련된 발명이라는 겁니다.
여기까지 보면, 1번 특허에서 언급된 '확률 조절'을 '확률 조작' 논란에 대응시킨 원기사가 얼마나 하찮게 작성된 기사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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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2번 특허와 관련해서도 6-1.과 유사한 과정들을 거쳐보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nCQThV9.png XM84XiY.pngqRpPbJR.png
정리하면, 과금을 해서 유료GEM을 잔뜩 사용하면 가챠 확률이 조정되어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 등장할 확률이 증가할 수 있고, 심지어 [전설등급 아이템 획득이 확정]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게이머들은 이 가챠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서 핵과금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대충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이니' 짤)
여기까지 봐도, [2]번 특허에서 언급된 '확률 조절'을 '확률 조작' 논란에 대응시킨 원기사가 얼마나 하찮게 작성된 기사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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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4번 항목에서 너무 길어져서 생략한 부분을 추가 서술합니다)
4-1. 만약 조건에 부합하는 검색결과가 너무 많다... 하면 각각의 링크에 들어가서 구체적인 내용들을 읽어보고 그 중에 어떤 게 기사에 언급된 특허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좀 귀찮지만, 하고자 하면 막 어렵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4-2. 만약 검색했는데 검색결과가 원하는 만큼 안 나왔다... 하면 다른 검색 사이트에 가서 다시 검색을 해봅니다. 검색방식이 익숙하지 않아서 안 나오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흔치는 않지만) 특허 검색 DB마다 검색결과에 잡히는 게 조금 달라서 안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다른 검색 사이트에 가서 검색해보면 더 수월하게 찾게 되기도 합니다.
4-3. 검색을 제대로 했는데도 안 나오는 경우라면 아직 공개되지 않은 특허일 수도 있기는 한데, 다만 공개되지 않은 특허에 대해 기사가 나올 일은 많지 않고, 기사가 나왔다고 해도 우리가 찾아보고 검증할 방법이 없으니 이건 그냥 넘어갑시다.
4-4. 구글특허에서 검색했는데 검색결과가 원하는 만큼 안 나왔을 경우, 키프리스에 가시면 보다 섬세하게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kipris.or.kr 에 접속해서
HUbCWAz.png
'특허·실용신안'을 클릭하고
VZsXQrX.png
아래쪽의 초보자검색가이드가 있지만 어차피 봐도 헷갈리고 괜히 일이 커지는 느낌이니까 위쪽에서 시키는 대로 '항목별 검색을 통해 이곳을 클릭해주세요'를 클릭하면
fanLzgq.png
짜잔! 여기서 다양한 조건에 맞추어서 검색을 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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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런데, 1~6번 과정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렇게까지 하면 너무 일이 커지는데...'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그 시점에 검토를 포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우리는 인터넷 기사나 커뮤니티 게시물을 검토하는 것 외에도 할 일도 많고 즐길 거리도 많으니까...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특허 기사들 중에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기사들이 많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검토하지 못한 특허 관련 기사에는 별 의미를 두지 않고 무시하는 게 우리 모두를 위해 유익합니다.]
8. (추가) 쓰려다 까먹은 내용이 있는데, 댓글에서 다른 회원분이 언급해주셔서 추가합니다.
- 업계에 따라 비율은 다를 수 있겠지만, 보통은 출원되는 특허 중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특허보다 사용되지 않는 특허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즉, 출원된 특허라고 해서 꼭 그 기업에서 사용하는 게 아닙니다.)
- 출원된 특허는 시간이 지나면 공개되게 되어 있으니, 대외비로 하고 싶은 기술이나 내용은 오히려 특허출원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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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줄요약:
1. 특허 기사 검토, 귀찮기는 해도 어렵지는 않아요
2. 귀찮아서 검토를 스킵할 것 같으면, 특허 관련 기사는 그대로 믿지 말고 공유하지도 맙시다. 특히 누군가를 까는 기사일 때는 더더욱...

댓글
  • 田村 麻奈実 2021/06/15 06:58

    ㄹㅇㅋㅋ 확률 조절이라니
    더 악질인걸

  • 흑룡 앙칼라곤 2021/06/15 07:00

    실상은 더한 거였네

  • 춥고배고파염 2021/06/15 07:04

    더 까일만한데?

  • 팔껍마황 2021/06/15 06:59

    그 친구등록된 유저들을 관객으로 해놓고 가챠할 때 확률 오르는 건??


  • 田村 麻奈実
    2021/06/15 06:58

    ㄹㅇㅋㅋ 확률 조절이라니
    더 악질인걸

    (c39IbQ)


  • 팔껍마황
    2021/06/15 06:59

    그 친구등록된 유저들을 관객으로 해놓고 가챠할 때 확률 오르는 건??

    (c39IbQ)


  • 흑룡 앙칼라곤
    2021/06/15 07:00

    실상은 더한 거였네

    (c39IbQ)


  • 루리웹-3835818215
    2021/06/15 07:04

    쨌던 넥슨이 ㄱㅅㄲ 라는건 변함없는거지??

    (c39IbQ)


  • 춥고배고파염
    2021/06/15 07:04

    더 까일만한데?

    (c39IbQ)


  • 머다중복이래
    2021/06/15 07:04

    고생했으니 추천!

    (c39IbQ)


  • Cute★Shota King
    2021/06/15 07:12

    출처를 보게
    내가쓴거 아냐 하하

    (c39IbQ)


  • 바르하
    2021/06/15 07:16

    ㄹㅇㅋㅋㅋㅋㄼㅂ

    (c39IbQ)


  • 개천4
    2021/06/15 07:17

    메이플도 확률 공개하라고 했을때 못한 이유가 저런거겠지
    변동확률인데 이 경우의 수를 어케 다 말하냐고 ㅋㅋ

    (c39IbQ)


  • 루리웹-3157463854
    2021/06/15 07:17

    비슷하게 마영전도 인벤 스캔해서 드랍율 조절되는걸로 꽤 불타지 않았나

    (c39IbQ)


  • 달황
    2021/06/15 07:17

    정확한 확률에 기하지 않고 지들 입맛대로 조작하는건 같잖아 뿅뿅들아

    (c39IbQ)

(c39Ib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