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봉인.
나약한 자들의 도구이자 내일에게 맡기는 오늘의 짐.
새벽 전쟁은 수많은 그림자를 낳았고 그 중 많은 것들이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리하여 인간들은 다양한 수단을 이용하여 그들을 봉인하였다.
다른 말로, 미래의 누군가가 대신 그들을 해치울 수 있도록 방치하였다.
그들은 스스로를 봉인술사라 칭했다.
오늘은 그 중 조금 유별났던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저건 그냥 내가 그린 낙서다.
봉인, 그 중에서도 마법을 이용한 봉인 또한 여러 방식이 있다.
상대의 이름을 묶어버리든지, 상대를 관념 차원 속에 가두든지, 그 종류는 헤아릴 수가 없다.
잊혀진 숲에서 온 현자는 상대를 물리적으로 눌러버리는 방식을 선호했다.
그는 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드높은 마법을 다루는 지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마법은 우리가 살고 숨쉬고 있는 현실의 공간에서 이뤄진다.
그렇게 사각의 봉인에 짓눌린 괴물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 늙어죽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봉인을 얼마나 상대를 잘 압축했느냐로 평가했다.
상대방을 잘게 나누어 봉인하면 더 작은 여러개의 귀여운 사각형을 만들 수 있었으나
이 상태에선 아무리 강한 존재라 하더라도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그는 살인을 꺼려했기에 이 방식은 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죽음이란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다. 죽임 당하는 자에게나 죽이는 자에게나.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의 노력을 통해, 현자는 거대한 괴물을 손에 들어갈만한 크기까지 봉인하는 데까지 발전했다.
그가 추구하는 사각형의 예술의 극한까지 도달한 것이다.
괴물은 아주 강하기에 살점과 뼈가 억눌려 끔찍하게 뒤엉킨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비명을 지른다.
그렇게 생명을 존중하는 그의 자비 또한 지켜진다.
현자에게는 젊은 제자가 있었다.
그는 똑똑했으며 재치 있었고 마법에 재능이 있었으며 매우 불성실했다.
그랬기에 현자는 더더욱 양심의 가책 없이 그를 부려먹을 수 있다.
그 둘은 함께 마법을 연구하며 최근 들어 알 수 없는 이유로 늘어나기 시작한 괴물을 봉인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한 때 그들은 온갖 유물을 모으려 하기도 했다.
세상이 아직 어렸을 때 만들어진 무기들, 악랄한 자들이 만들어낸 기이한 도구들, 저주받은 물건 등등.
하지만 그 것을 안전하게 지키기보다 사용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보였던 제자 탓에
현자는 유물 수집을 포기하게 되었다.
이 시발롬은 도대체 말을 들어쳐먹지를 않는다.
차라리 마음껏 건드리라고 말했으면 좀 나았을까.
현자가 물리적인 위협을 처리한다면 제자는 비가시적 영역의 일을 다룬다.
잊혀진 차원의 지하실, 비명 지르는 가로등, 끊임 없이 배고픈 심장 등등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 유명한 사건들을 해결한 자가 바로 그다.
제자가 독립한 뒤에도 그 둘은 가끔씩 만나 사건을 해결하기도 했다.
물론 해결의 형태는 인간이 바라는 형식으로 이뤄지지 않을 때도 잦다.
마법을 이해하는 이상 그들의 존재와 생각은 인간과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걸 감안해도 저주받은 자는 건드리지 않는게 맞다.
병에는 약이 있지만, 저주에는 약이 없다.
저주는 해결하려고 하기보단 저주걸린 자를 비웃지 않고 넘어가는 것으로 만족해야한다.
제자는 스승의 마음을 이어받은 자였다.
그도 자신의 스승처럼 생명을 함부로 죽이기를 원치 않았다.
아무리 인간의 마음이 남아있지 않은 자라 하더라도 그는 끝까지 적이 항복하기를 기다렸다.
손을 들어 저항의 의지가 없음을 표명하기만 하면, 아무리 악한 자라도 죽이지 않았다.
그는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압할 순간까지 손을 안 남겨서 그렇지.
현자의 제자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두번째 태양이라 불린 문 앞에서였다.
그는 악마와 괴물이 다른 곳에서 우리 세상으로 오는 것이라 믿었고
스승이 그 문제를 처리하기보단 수습하기만을 고집하는 모습에 실망하여
문을 넘어 그들을 영원히 끝내기 위한 여정을 떠난 것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언젠가 다시 그를 볼 일이 있을 것이다.
현자는 다른 세상에서 온 아이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에게서 나는 낯선 냄새로 인해 현자는 붉은 아이를 악마라 착각하여 봉인하려 했었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말을 하는 아이의 소리를 듣자 현자는 마법을 거뒀고
그 둘 사이에선 친밀할지언정 별 의미 없는 많은 대화가 오갔다고 전해진다.
아이와 노인의 대화란 거의 다 그렇다.
그는 아직까지도 세상의 악을 봉인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전의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사각형의 법칙을 깨지 않는 한에서 그의 기법과 시도는 언제나 새로이 나타난다.
그는 현재와 미래를 지키는 봉인술사요
아직까지 살아있는 잊혀진 시대의 잔재이자
불살과 사각형의 철학을 지키는 자다.
봉인의 현자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인간은 쉽게 부숴진다.
괴물도 쉽게 부숴진다.
내 힘은 부수기만 할 뿐인가?
그들을 잔혹하게 찢을 뿐인가?
그들을 파괴하지 않을 방법은 없는가?
그들이 살아있게, 그들이 죽지 않게 할 수 있다면
죽음보다 더 재밌는 최후를 맞이하게 해줄 수 있을텐데.
그 패딩 놈의 힘이 도움이 될까?
내가 빼았은 힘이 도움이 될까?
"실례하오 젊은이. 질문 하나만 하겠소.
그대에게서 특이한 냄새가 나는데 내가 잘 아는 것이오.
내가 이전에도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있어서 좀 조심스럽수다.
혹시 붉은 옷을 입은 아이를 만난 적이 있는지,
혹은 지금까지 수많은 인간을 죽인 적이 있는지
설명해라.
5초 주겠다."
Maximo 2021/06/12 21:33
차라리 죽여...
티탄즈 배니싱트루퍼 2021/06/12 21:33
얼른 그 양복쟁이를 조져주십쇼
하는김에 이새끼도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파 2021/06/12 21:34
뭐가 어찌됬건간에 선빵 쳤으면 맞아야지!
Mystica 2021/06/12 21:35
차라리 죽여라...
카미우 2021/06/1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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