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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NX1 그립 교체로 생명 연장 시키기

2014년 11월에 출시된 이후
약 6년이 넘은 시점에도 AF와 저조도에서 성능을 제외하면
아직도 이만한 제품 성능을 내는 제품은 없는 것 같아요. 가성비를 비교했을 때요.
삼성 카메라가 얼마나 변태적으로 시대를 앞서서 제품을 만들었는지
시간이 지나서 더욱 확실하게 체감하게 됩니다.
2011년에 니콘이 삼성 카메라를 큰 경쟁자로 생각했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습니다.
SONY 알파 A1 + 24-70mm F2.8 GM을 구매하기 위해 이런저런 카메라를 둘러보면서
바디도 바디지만 렌즈도 참 변태적으로 잘 만들어져서 만약 아직 삼성 카메라가 사업을 접지 않았다면,
소니도 이렇게 배짱 장사를 못했을 텐데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NX1이 아직도 사용하기 괜찮다라는 건 지금까지 사용해본 고급형 카메라가 삼성 NX1이 다라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소니 A7C, 캐논 EOS RP 등 보급형 풀프레임을 접하면 사용성과 만듦새도 더 좋고 결과물도 좋고 신형이 괜히 신형이 아니라는 것에 NX1은 이젠 놔줘야 할 기기라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임 받아들이게 됩니다.(물론 중고 가격으로 깡패는 NX1이죠. AF와 저조도 성능 빼면요)
여기에 ‘사업 철수’에 따른 ‘단종’은 아직 괜찮은 NX1의 성능이 더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게 합니다.
NX1의 그립은 고무 재질로 되어 있어 시간이 지나면 끈적거리다 더 시간이 지나면 마르면서 가루로 변하는데 이게 카메라 사용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어서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줍니다. (고무만 벗겨내고 사용하면 되는데 그립감과 볼 폼이 너무 없어서...)
이건 삼성 카메라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고무 재질을 사용하는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NX1에서 큰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더는 NX1의 외관 부품이 없어 수리하지 못합니다. 더구나 그립 부분만 아니라 삼성 NX시리즈의 다이얼 오작동 문제도 있어 결코 쉽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계속 NX1을 사용했다면 끈적거림을 잘 모를 수 있으나 중고로 매물을 구매하면 끈적거림에 이런저런 세정제로 닦다가 더욱 끈적거리거나 고무가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NX1 밸류킷(팩)이 괜찮은 상태의 제품은 100만원 이상으로 거래되는데 성능을 생각하면 괜찮은 가격일 수 있으나 그립과 다이얼 문제는 어쩔 수 없이 겪는 숙명이라 좀 더 심사숙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 그립 문제라도 해결이 되면 NX1에 생명을 좀 더 오래 넣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립을 교체해봤습니다.
처음에는 두께 1mm 정도의 고급 가죽 스티커로 교체를 시도했는데 아무리 좋은 접착력을 가진 양면 스티커로 고정된 가죽 스티커라도 들뜸과 곡선 처리가 유연하지 않아 지저분하게 만들어 결국 실패를 했고 완성이 된 모습을 보니 지저분해 보여서 과정을 상세히 찍은 자료도 모두 삭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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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던 중 문득 자동차 랩핑지에 열처리 하면서 랩핑했던 기억이 떠올라 다시 시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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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붙인 가죽스티커는 굴곡에 잘 붙지 않아 순간접착제를 사용했는데 뜯어내면서 많은 부작용을 남겨 굵은 사포로 먼저 긁어낸 뒤에 고운 사포로 표면을 고르게 했습니다. 하지만 굴곡이 크게 있는 부분은 사포질도 힘들어 공예용 샌딩기로 긁어내면서 표면이 고르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게 결과물에 큰 영향을 줍니다.
[간혹 그립에 떨어진 고무를 붙인다고 순간 접착제를 사용하는데 나중을 생각하면 절대 해서는 안 될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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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시도했다가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왔습니다.
사진이 너무 사실적으로 먼지가 나와서 그렇지 멀끔하게 잘 붙었습니다.
기본에 부착된 고무 그립은 약 1mm 정도의 두께인데 랩핑지는 이것보다 얇아서 보기 싫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기우였습니다.
그립 부분의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까 NX1의 가능성이 달리 보입니다.
111.jpg
[iFixit 이미지]
주의할 건 완전 분해 시 화살표 표시한 부분 제거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이거 복불복이 있는 것 같은데 제가 총 2대를 작업하면서 한 대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참고 사진 중 오른쪽에 표시한 화살표의 부분을 멀쩡하게 분리했지만 동작을 안 해서 회로 여기저기 도통 테스트를 해봤지만 문제가 생겨 세로그립 연결과 이어폰, 마이크 연결이 동작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왼쪽의 화살표에 표시한 부분은 렌즈 장착 유무를 확인하는 스위치로 연결 방식이 좀 다르니 뺄 때 여기저기 살피면서 하면 분리해야 합니다.
아무튼 NX1에 애정이 있지만 그립 부분에 고민이 많았다면 이런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댓글
  • [a850]F1.4 2021/06/06 19:16

    금손 이십니다.. 희대의 명기가 이렇게 역사 속으로 저물어가고 있군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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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메이커 2021/06/06 19:27

    저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월에 장사 없다는 말이 체감하고 있는데
    가지고 있던 제품도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밀려나는 것을 보면 더 슬퍼요. ㅠㅠ

    (CLi4Op)

  • Recognizer 2021/06/07 00:29

    기성품인 것처럼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특히 경계면 마무리가 굉장히 깔끔합니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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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목 2021/06/07 07:14

    분해과정 등 좀 상세히 적어주실 수 있나요?

    (CLi4Op)

  • 킹메이커 2021/06/07 10:56

    가죽으로 작업할 때 찍어 둔 자료를 모두 삭제해서 없어요..
    나중에 또 작업하게 되면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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