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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준비한 약속을 지켰던 3년 전의 이야기.

오늘 초록우산 소식을 접하고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아내랑 결혼할 때 워낙 제가 가진게 없어서

아내가 직장생활할 때 모아둔 4천만원으로

300만원은 가전을 사고 남은 것으로 11평짜리 집을 마련했습니다.

저는 진짜 몸만...ㅡ,.ㅡ;;

아내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언제나 웃을 수 있었지만,

한 집안을 책임져야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했습니다.ㅠㅠ


그리고 그런 상황이면 한 번쯤은 해볼만한 이야기를 아내와 나눈 적이 있지요.


"이 다음에 우리가 좀 여유가 생기면 어려운 사람 좀 돕고 살자."


종교는 없지만 '잘 되게 해주시면 반드시 세상에 갚겠습니다.' 하고 간절히 기도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나마 남들 만큼은 벌기 시작했을 때 

아내는 적금 통장 하나와 예금 통장 하나를 따로 만들었답니다.

적금 통장은 아이를 위해 예금 통장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내는 그 예금 통장에 적게는 3만원, 많게는 10만원씩 예금을 했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ㅠㅠ


그리고 2018년 8월,

아내가 예금 통장에 예금하기 시작한지 딱 10년이 되는 때에

저에게 통장을 보여줬습니다.

 

이제 약속을 지키자며...

 

뜨어!! 통장을 확인하곤 생각보다 많은 금액에 놀랐습니다.ㅎㅎ


한 달 정도 아내와 이것을 어디에 어떻게 전해줄까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던 중 아내의 외할머님 이야기가 나왔고 답이 정해졌습니다.

당시 저희 부부가 개인적으로 후원 하던 아이 중 언니가 고3이라

그 아이가 대학에 입할 때 후원해줄 금액을 제하고


나머지는 모두 한 기관에 기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10년전 약속.jpg

 

크읍....ㅠㅠ

 

기관에 후원을 할 때, 후원금 전액이 전해지리라 생각하지는 않고

뭐.. 오해가 있거나 실수가 있었을 수는 있지만...

 

이제는 그냥 직접 후원합니다. 돌아보면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주민센터 복지과를 통해서 전한다거나

지금 후원하는 아들처럼 회사에서 후원 하던 아이들을 조금 더 돕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기관에서 후원금을 받으면 당연 인건비라든가 시행비 등이 필요하니 그것에 대해 뭐라 하지 않겠지만

그것 외에는 제발 필요한 사람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댓글
  • 무쏘애무 2021/05/21 16:39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세상에 따듯하고 포근하다는것을 다시 깨닫게 해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하시는 모든일 잘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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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원때얼짱 2021/05/21 16:46

    백번천번 맞는 말입니다. 기부는 현물이 최선인거 같습니다.
    저도 무료천사급식(노인식사)에 1만원, 한국심장재단에 1만원 매달 이렇게 기부하다가
    지금은 한국심장재단에만 기부하고 있습니다. 워낙 소액이라 낯뜨겁지만 ㅎㅎㅎㅎㅎ
    여기저기 좋은 후원이나 기부 이야기를 듣고서 저도 동네에 영유아시설이나 어린아이들 보호하는곳에
    전화해서 필요한것들 한 20-30 만원정도 간간히 1회성으로 하고 싶었지만, 혼자는 또 잘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동네 동생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그돈 나나주지 왜그런데 쓰냐며 돈많냐며 면박들었습니다.
    돈이 많아서 기부나 후원하는게 아닌데....하......ㅋㅋㅋㅋㅋㅋ
    저도 방금 칫솔님 글보고 우리동네 주민센터 복지과 전화했네요. 02 2620 407* 신월2동 주민센터요 !
    매월 2-3만원씩 개인적으로 어려운아이에게 후원하고싶다고 했더니 담당자 외근나갔다며 메모전달해서 월요일에 전화주겠다고 하네요.
    덕분에 용기내봅니다.히힛 선한영향력 유후
    근데 아이 한명을 지정해서는 어떻게 후원중이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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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너지 2021/05/21 16:55

    실천하는 모습 부럽고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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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방구쟁이 2021/05/21 16:57

    저희 부모님도 어려운 형편에 수입의 2/3 을 남 도와줬다고 하시더라구요
    imf 크게 부도맞고 빚지며 어렵게 살았는데
    뜻하지 않게 갑자기 사업이 잘되서 빚을 다 갚았고
    살던집이 재건축 되면서 집값이 올랐고
    새로 이사간 집값이 또 올라서 이제는 노후걱정이 없으시더라구요
    사람일은 참 모르는것 같아요.
    남 도와준건 반드시 돌아온다고 하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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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오리소라 2021/05/21 17:04


    개인적으로는 아이들 이용해서 감성팔이 광고는 안했으면 좋겠어요
    (실제아동이 아니라 대역배우라고 하는데...)
    예를들면 첨부 이미지처럼 선풍기 하나로 무더운 여름을 나는데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다던가 하는 식이요..
    사무실유지하고 직원 인건비주고 할려면 당연히 사업비 들어가는거는 맞는데
    그 사업비집행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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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그때 2021/05/21 17:19

    한 10년전쯤 트위터에 크리스마스 밤에 다음날 밤 10시까지 리트윗당 500원씩 기부하겠다고 했습니다
    팔로워도 별로 없고 가벼운 마음으로 했는데 설마 그렇게 화제가 될줄은 몰랐었습니다
    너무 급속도로 리트윗이 이뤄져서 리트윗 중단해주세요 300만원 기부할께요 하고 기부한적 있습니다
    글을 쓸 때 말을 할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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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알못 2021/05/21 20:22

    감성팔이 성금슈킹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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