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산소 부족으로 고통받는 인도 근황.news

 

 

2021년 4월 23일, 인도의 수도 델리에 있는

자이푸르 골든 병원에서 의료용 산소가 바닥나

입원중인 코로나19 환자 2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소 공급 부족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입원 환자 200여명 중 30명 정도만 퇴원했는데

병원을 나가본들 죽기는 매한가지라서 그렇다.

 

 

사람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이라

자이푸르 골든 병원을 포함한 델리 시내 병원장들이

고등법원에 진정서를 제출해

'주정부와 연방정부는 의료장비지원을 위해 긴급대책을 수립하라'는

결정문을 받아냈지만 후속조치는 너무나 느리기만 했다.

 

 

보다 못한 자이푸르 골든 병원측이 사방팔방으로 수소문해

델리 시정부로부터 대형 산소통을 탑재한 산소탱커를 얻어냈지만

탱커가 너무 커서 병원 내 산소저장고로 들어가지 못하자

의료진과 직원들이 해머로 미친듯이 벽을 부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시정부에서는 산소탱커를 다른 병원에 보내기로 결정,

눈앞에서 희망의 끈이 잘린 의료진과 직원들은

멀어져가는 산소탱커를 보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판카즈 차울라 자이푸르 골든 병원장이 언론에 밝혔다. 

 

 

 

 

 

 

 

당장 4월 26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35만 명을 넘겨

6일 연속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인도에서는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인도 정부도 바보는 아니어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질 것을 예측하고

공공병원 162개소에 산소 생산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었다.

 

업체 선정에만 8개월이 넘게 걸려

33개소밖에 설치가 안 됐고

그마저도 제대로 작동을 못한다는 것이 문제였을 뿐.

 

결국 병원들은 의료용 산소의 공급을

전적으로 외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심각한 것은,

산소 공급 속도가 확진자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생산한 산소를 주입할 용기까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도에서 하루 생산되는 산소의 최대치가 7,000톤인데

하루 수요는 평소 700톤에서 최근 8,000톤 이상으로 치솟은데다가

하루 생산분 7,000톤 가운데서도

정수 작업과 의약품 제조 같은 필수산업용 2,500톤을 제외하면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건 고작 4,500톤뿐이라

하루 평균 3,500톤의 부족분이 발생한다.

 

 

 

여기에 산소 운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데,

산소 생산 공장 대다수가 인도 동부에 있지만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는 곳은 인도 서부이고

산소를 운반할 파이프라인 설비가 부실해서

어쩔 수 없이 산소통에 주입해 산소를 옮겨야만 한다.

 

그런데 모두 잘 알다시피

산소는 가연성 물질이라 액화 상태로 운송해야 하는데 

이걸 유지할 극초저온 특수 용기 공급도 태부족하다.

 

 

 

이 모든 난관을 뚫고 어찌저찌해서

간신히 병원까지 오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자이푸르 골든 병원처럼

산소탱커가 병원에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기니

그야말로 총제적 난국 그 자체.

 

 

이런 와중에 인도 의회 내 보건가족위원회에서

병원들이 산소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으므로

산소 생산을 촉진시키고

운반 용기 가격을 제한하는 등

사전대비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지난 2월 제출했음에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보고서가 지적한대로 대책을 세우기는 커녕

4월 11일부터 시작된 총선 기간 동안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선거운동을 벌여

코로나19 확산을 방임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