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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주의) A7C 그리고 시그마 35/2

** 이 글은 사용기 같은 글은 쓸 능력도 안되고 실력도 안되는 초보 유저의 득템기 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사진을 취미로 시작하게 된지도 어언 20년이지만
사진이 취미라고 말하기엔 너무나도 사진을 안찍은...
얼마전에 소니로 다시 넘어오면서 팔게된 6년동안 쓴 오막삼의 컷수가 13000 컷 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먹었었네요
무겁고 거추장 스럽다는 핑계로 한번 안가지고 나가다 보니 그게 당연한게 되고 그 결과로 무겁고 짐만 되는 DSLR은 안쓰게 되더라구요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중에 많은 분들이 "경박단소"를 좋아하시니
사실 아무리 똑딱이 카메라나 미러리스 DSLR 들이 아무리 "경박단소" 해봤자 핸드폰의 그것과는 상대가 안된다는 것을 다들 공감하시겠지요
저에게서 사진은 기억을 되돌려서 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기에
되도록이면 많은 일상을 기억으로 저장해두려 사진을 찍어 두는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핸드폰은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바로 메모를 할 수 있는 메모장 같은 존재가 되었고
길가다가, 사람들이랑 대화하다가, 밥을 먹다가 갑자기 메모를 해두고 싶다고 갑자기 타자기나 노트북을 꺼내지 않아도 되는 것 처럼
노트북이나 타자기 같은 DSLR은 밀려 나가고 메모장 같은 폰카로 찍는 시간이 늘어 나더군요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은 기동성 측면과 "언제나" 찍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컴퓨터에 백업하고 정리하면서 기억을 되돌리면서 볼때마다
예전에 똑딱이나 DSLR들로 찍은 사진을 넘겨 볼때에 비해 "상당히" 불만족 스러울 수 밖에 없더라구요
(핸드폰으로 보면 잘 나온다 싶은 사진들도, 컴퓨터 모니터로 보면 그 한계가 분명히 보이더라는..)
그러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A7C_0.jpg
를 보게 되었고
풀프레임인데 컴팩트??????
풀프레임인데 컴팩트??????
풀프레임인데 컴팩트??????
풀프레임인데 컴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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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피 하나에 꽂혀서 오막삼 방출과 동시에 바디킷을 주문하고 렌즈도 예전처럼 3-5개씩 가방에 넣어다니는 일은 없어야 될 것 같아서 하나만 가지고 다녀야 "컴팩트"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소니 포럼 유저분들이 극찬 하시는 이사금도 같이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컴팩트한 구성의 기대도 잠시
G Master 렌즈 군 중에선 나름 작고 가벼운 축에 속하는 24GM 을 달아놔도
"가분수" 가 되는 불상사를 피하진 못하였고
조금만 더 큰 렌즈를 마운트 했다간 예전에 200.8 대포에 1D mark II N 을 마운트 했을때 느낌을 다시 경험할 수 있겠다 싶어서
그래 난 경박단소를 위해서 A7C를 구매한 것이었다는 처음 의도를 퇴색 시키지 않기 위해
컴팩트한 렌즈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소니 35.8, 55.8, 50.8, 삼양 35.8, 45.8, 75.8 등등 렌즈들의 리뷰와 사용기 댓글 등을 다 검색하고 나서는
뜬금없이 아주 경량도 아닌 그렇다고 가성비가 좋은 것도 아닌 시그마 C 35mm F2 DG DN 이라는 아이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단지 뽀대가 날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요...
(사실 고민고민하다가 제일 처음 고민한 컨셉에 제일 잘 어울리는 렌즈는 Sonnar FE 35mm 2.8 Zeiss 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래된 렌즈고 극악의 가성비라는 측면에서 애써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사진 실력이나 감성은 개털이면서 네이티브의 고급렌즈만 좋아하던 단순장비병자 였었기에
짧지 않은 시간동안 사진을 취미로 하면서도 탐론의 구형 28-75 를 잠시 썼던 시간을 제외하고는 써드 파티 렌즈에는 별로 관심을 두어본적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시그마의 삼식이가 유행하던 시절에도 나도 한번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당시에 다른 렌즈들도 제대로 못쓰고 굳이 카페용의 단렌즈가 나에게 필요할까 라는 핑계로 구매리스트에서 삭제했던게 생각나네요
저랑 비슷하신 분들이 있으실진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나이가 들면 들수록 구매 선상에 올린 제품들 중에 하나를 고른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끼는데
이게 참 희한한 것 같습니다
분명 예전보다 경제 사정이란 측면에서는 훨씬 나아졌는데, 이거 하나 산다고 해서 몇달을 힘들게 살아야 되는 건 아닌데
그때 보다 비싼 혹은 비슷한 장비 하나를 구입하게 되는데 그때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제 모습을 이해 못하는 순간을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각설하고
어쨌든 소니 자이스 삼양 시그마 무한루프의 끝을 내기 위해 단지 모양이 이쁘다는(정확히는 이쁠거라는) 이유로 시그마를 선택하게 되었고 A7C + sigma 35/2 의 조합이 제 손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카알못 이고 렌알못 이지만
순수히 제 주관적인 느낌을 적자면
첫느낌
1. 생각보다 많이 예쁘진 않다
2. 생각보다 작진 않다
3. 사람들이 마감이 좋다고 하는데, 우와 멋지다 라는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뭔가 잘만들어 진 느낌은 있어도 우와 멋지다 라는 느낌은 없다 (GM렌즈들은 좀 멋진 거 같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확실하게 느껴진건
4. 차갑다
인데요 날씨가 아침저녁으로 추워서 그런지 렌즈를 파지할때마다 알루미늄의 차가움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처음엔 차라리 없어 보이더라도 플라스틱 느낌의 렌즈들이 더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눈과 몸이 적응 할 수록
처음 봤을때 보다 예뻐지고, 생각보다 작진 않아도 A7C에 마운트하고 후드까지 끼워다녀도 들고다니기 부담스럽지 않으며, 조리개링이나 포커스 링을 조작할때의 느낌은 잘깎아진 공업제품의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 잡았을 때 "차가운"건 아직도 적응을 못하고 있지만요 (참고로 수족냉증 아닙니다)
그리고 이번 구매결정이 써드파티에 대한 제 머리속 편견을 지워줄 좋은 기회라는 느낌도 드네요
아직도 가지고 있는 시그마 DP2의 포베온 센서에서 뽑아내는 것 같은 진득한 색감
나무랄 것 없는 선예도 는 네이티브와 비교에서 "틀림" 이 아닌 "다름"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이 찍어본 화각은 아니라서 그리고 최근에 사진을 열심히 찍지 않아서 많이 데리고 다니면서 많이 찍고 익숙해지면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제가 구매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소니 2.5G 삼총사 친구들의 출시 소식을 알게 되어 아쉬었지만
인연이 닿은 시력 2.0 짜리 35미리 친구가 제 기억을 예쁘게 저장해주고 제가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높여줄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 기대 해봅니다
렌즈 구매에 많은 영향을 주신 "홍콩스타"님 의 사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위 조합으로 찍은 스냅샷 몇장 올리고 가볼게요
A7C02306.jpgA7C02311.jpgA7C02380.jpgA7C02406.jpgA7C02423.jpgA7C02883.jpg
p.s 네이티브 성애자 라고 해놓고 오늘 70-180 주문한건 안비밀 입니다...
p.s2 컴팩트한것 땜에 A7C 사놓고는 A1 사용기 찾아보고 A7M4 기대하고 있는 것도 안비밀 입니다..

댓글
  • No.99_ALITA 2021/04/04 00:14

    뭔가 단점이라고 많이 쓰셨는데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BSk4sD)

  • Dr.Zzai 2021/04/04 00:21

    아 쓰면 쓸수록 매력적이란 표현은 안적었네요
    암튼 뭔가 모를 매력이 있는 좋은 렌즈임은 분명합니다

    (BSk4sD)

  • 아시마담 2021/04/04 00:21

    A7C의 그립감은 어떠신지요?...
    최근까지 A7C에 관심이 없었는데
    사용기를 읽은 후 출퇴근하며 가방에 넣고 다닐까?
    라는 생각이 들며 궁금해지네요 ㅎ

    (BSk4sD)

  • 아이디중복확인 2021/04/04 00:27

    영입 축하드립니다~!!
    같은 조합으로 사용하고 있는 데요 매우 만족합니다
    이이상 좋을 필요도 없어보여요 저 같은 라이트유저에겐요..

    (BSk4sD)

  • 세피루시 2021/04/04 00:32

    35미리에 만족하셨다면 65/2.0도 고려해보심이 어떨지ㄷㄷㄷ
    저 진짜 요즘 이렌즈 항상 갖고다닙니다. 배경도 부드럽게 밀어주면서 선예도도 칼이네요. 그 금속재질 팅팅 하는것도 그렇고 정말 좋습니다ㄷㄷㄷㄷ

    (BSk4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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