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타임지 인터뷰

Q. 트럼프는 중국이 도와주지 않으면 북한에 대해 단독행동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은 공격을 받으면 보복을 하겠다고 했다. 긴장은 최조고 상태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는가?
A. 미국과 대한민국은 동맹이다.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북한의 도발을 막는 것이다. 나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미국의 결정은 항상 그 동맹국인 대한민국과 조율을 해야 한다. 만약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한다면, 북한은 대한민국에 대해 보복을 할 것이다.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다면,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고통받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도 피해를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 주한미군이 주둔해있고, 많은 미국시민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는 의도치 않더라도, 사소한 충돌이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Q. 북한과 중국은 트럼프의 행보가 무모하고 긴장고조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동의하는가? 그리고 당신이라면 미국과 중국에 어떤 조언을 줄 수 있는가?
A. 만약 북한이 계속 도발을 한다면 대한민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제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는 전쟁을 막기 위해 리스크 관리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북한에 대해 우리는 그들의 핵개발이 그들의 체제보전에 기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게 해야 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지 못하면 북한에 대한 제재는 강화되고 THAAD 배치는 불가피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해야 한다.
Q. 당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반도 긴장 안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A.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핵을 협상을 통해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다. 첫째로, 제재와 압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그들을 협상장으로 유도해야 한다. 둘째로는 북한이 핵을 동결하고 추가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로는 북핵의 완전폐기이다.
Q. 지난 수년동안 여러 전략전술이 시도되었다. 협상, 6자회담 그리고 제재등 말이다. 그런데 모두 북핵을 막는데 실패했다.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A. 지난 보수정권이 시도했던 봉쇄정책과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는 모두 실패했다. 반대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는 남북관계가 호전되었고,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 북핵폐기를 위해 6자회담이라는 다자적 제도가 있었다. 실제로 우리는 북한과 포괄적인 합의를 성사시켰다. 9.19 공동성명은 북핵폐기를 언급했었고, 평화체제도 언급했었다. 심지어 미북관계의 정상화도 시사했다. 그리고 당시 북한은 핵시설을 파괴하기도 했다. 이 모든 성과가 이명박 정부 때 중단되었다. 나는 북한의 핵능력이 지금 더 발전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스텝 바이 스텝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Q. 당신은 김정은을 어떻게 보는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는 비합리적인가? 그는 과연 대화에 응할 것인가?
A. 김정은은 물론 비합리적이고 억압적인(oppressive) 지도자이다. 그리고 그의 전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체제 자체가 비합리적이고 국제적 기준으로 보았을 때 불가사의하다. 삼대로 이어지는 독재체제이다. 사실 큰 도전이긴 하다.
Q. 당신은 그 체제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체제가 비합리적이라면 이건 모순적이지 않은가?
A. 김정은이 비록 비합리적인 지도자일지라도, 그가 북한의 지도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그와 대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가 체제 안정을 바란다면, 우리는 핵폐기만이 이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중국은 북한에 대해 압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당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평양에 갈 것인가? 그리고 미국에 가서는 트럼프에게 "북한과 대화하라"라고 할 것인가?
A.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바로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핵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나는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김정은과 만날 의사가 있다. 나는 만남을 위한 만남을 하지 않겠다. 나는 핵동결과 핵폐기와 같은 분명한 보장이 있을 때 그와 만날 것이다. 또한 우리는 미국과 북한이 만날 수 있는지 탐색해볼 것이다. 4자회담이든, 6자회담이든 대화는 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과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북한에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Q. 지금 백악관에는 이전 대통령과 전혀 다른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는 북한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언사를 하고 있다. 당신은 트럼프와 일을 할 수 있겠는가?
A.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말을 하긴 했지만, 그는 일전에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또한 전임자의 정책에도 비판적이었다. 나느 트럼프 대통령이 실용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보다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고, 솔직히 대화를 나누며, 어렵지 않게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Q. 요즘 한국의 젊은이들은 북한에 대해 별 감정이 없다. 그들은 통일에 대해 덜 열정적이다.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통일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는가?
A. 젊은이들이 통일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그들에게 더욱 직접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덜 열정적인 것이다. 예컨대 취업문제라든가.. 게다가 전임 정부들은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흡수통일을 전제했다. 그 시나리오대로라면 엄청난 비용이 수반 된다. 젊은이들은 이 비용을 걱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경제협력이다. 그리고 나서야 법적, 정치적 통일이 가능할 것이다.
Q. 그럼 당신은 북한이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가?
A. 북한붕괴론은 굉장히 오랬동안 지속되어온 이론이지만, 북한은 계속 안 망하고 있다. 북한이 비록 비합리적인 체제일지라도, 그것이 조만간 붕괴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붕괴조짐이 있다면 이들은 대한민국이 아닌 중국에 도움을 청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에 친중정부가 들어설 것이고, 통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어쩌면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게다가 설령 붕괴로 인한 남북통일이 되더라도 그 비용은 우리가 전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이것은 대한민국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경제협력, 경제통합 그리고 통일을 논의하는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Q. 대한민국 대통령직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직책 중 하나라고 한다. 당신은 준비되어 있는가?
A. 나는 정부요직을 맡았고,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이기도 했다. 또한 2007년 남북정상회의의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또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기도 했다. 나는 우리나라의 안보, 외교, 경제를 위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Q.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어 단어는 Dream이라고 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A. 성숙한 민주주의, 번영, 인권, 그리고 남북평화가 나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