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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쿠팡 미국 증시 상장의 진실


이번 쿠팡 상장 뉴스들을 보고 거시기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서 글 하나 적습니다.

(아래 적는 내용의 숫자들은 그냥 파편적인 기억에 의존해서 적기에 숫자 오류는 있을겁니다)

참고로 저는 쿠팡 초기 당시 쿠팡과 얽힌 개인적인 악연이 있습니다.



많은 뉴스들이 지금 뭔가 핀트를 크게 잘못 짚고 있어서인데 

1. 쿠팡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

2. 쿠팡이 미국으로 가는 이유가 한국 정부의 규제 탓

이 두가지 일색의 뉴스로 가득찼기 때문입니다.


일단 쿠팡이 미국 증시가 확정된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는데 너무들 설레발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금융계 출신으로서 적자 투성이의 쿠팡이 상장, 그것도 미국에 상장된다는게 너무 납득이 안가서 어제 유학시절 친했던 미국친구(현재 미국에서 변호사)에게 물어봤는데 그 친구의 답변을 제가 가진 지식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옵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정부 기관이 상장 여부를 심사하여 승인하는 제도가 없습니다.  

한국의 증권거래소 역할을 하는 기관이 SEC인데 SEC는 승인 등의 어떠한 권리도 없다고 하며 다만 제출된 서류가 적합한지만 검토한다고 합니다. 

그럼 대체 상장 여부를 누가 결정하느냐?


시장이 합니다.  

여기서 시장이란 쉽게 말하면 기관투자가, 즉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건 등의 투자은행을 말합니다. 

좀 더 설명하자면 미국은 상장시 공모주들을 한국처럼 개인들이 인수할 수 없고 위에 말한 투자은행들만 인수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도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투자은행들은 상장되는 기업의 주식을 인수하여 그것을 개인 투자가들에게 쪼개서 판다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즉 한국은 공모주 인수에 개인들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들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한국 정부 기관이 상장 여부를 꼼꼼히 심사하여 승인을 내려줍니다.  그러나 미국은 개인들은 공모주 인수를 못하기 때문에 그 판단을 공모주 인수의 주체인 투자은행들에게 맡기는겁니다.  그래서 시장 주도적인 시스템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에게 그 선택을 자율적으로 맡기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그 책임 또한 시장 참여자가 지게 하는건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미국은 크레딧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속이지 않는다는 믿음이 서로에게 있고, 또 실제로 속이지 않기 때문입니다(한국은 금융회사들은 개미 투자가들을 속이고 등처먹는게 다반사이고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이 행위를 방관하고 있어서 미국 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크레딧으로 돌아가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한국의 이런 문제를 나중에 기술할 쿠팡의 김범석이 지적했구요)
즉, 미국은 상장 여부를 시장이 판단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한번도 흑자가 난 적 없는 회사도 시장이 받아들여주면 상장이 가능한겁니다. 
그럼 실제로도 그게 가능하냐?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2년전에 손정의와 사우디가 만든 비전펀드에서 20조를 투자한 위워크가 상장에 실패했습니다.  역시 가장 큰 사유는 엄청난 규모의 적자 및 그에 비해 과도한 기업가치 평가가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잘 봐야할게 뉴스를 보면 위워크의 상장 "승인 거절"이 아니라 상장 "연기" 또는 상장 "철회"라고 공시가 되고 있습니다.   즉 SEC가 리젝을 한게 아니라 본인들이 상장을 거둬들인 것입니다. 

이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 로드쇼에서 흥행에 실패했다고 봐야할겁니다.

투자은행들이 위워크 주식을 인수했다가 자칫해서 위워크가 망하거나 주가가 대폭 하락하면 그 책임을 본인들이 져야하기 때문에 외면한거죠.


따라서 쿠팡 역시 100% 상장이 결정된게 아닙니다. 

아직 넘어야할 산이 있습니다.   기관 투자가들이 쿠팡을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서 상장 여부가 결정난다고 봐야하고 이에 따라 상장이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뉴스들은 무슨 쿠팡이 뉴욕증시에 이미 상장된 것처럼 난리부르스를 추고 있는데 이럴 때마다 진짜 한국 언론들의 무책임하고 퀄러티 낮은 기사 보도에 대해 거부감이 심하게 듭니다.



특히 언론들이 말하는 "쿠팡은 한국의 규제 때문에 미국에 가는거다"   "차등의결권 때문에 미국에 가는거다"라는 뉴스는 진짜 헛소리 중의 헛소리입니다.


저는 2011년도에 이미 쿠팡 경영진들이랑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김범석과도 이야기를 나눈 적 있습니다.

그 때 김범석이 저에게 정확히 뭐라고 했냐면 "저희는 한국에서 투자 안받을건데요?"라고 했습니다.


당시 저는 쿠팡 등 소셜커머스는 투자하면 안되는 회사들이다 라고 회사에 보고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말도 안되는 이유로 인해 쿠팡 투자를 검토해야만 했었는데 당시 이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옷벗을 각오하고 언론에 폭탄선언 직전까지 갈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시달리던 중 우연히 쿠팡 창업 멤버 중 한 명이 대학 후배인 것을 알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 후배가 말하길 자기네들은 이미 김범석 대표와 틀어져서 전부 회사를 떠났다는겁니다.

이 때 알게 된게 쿠팡의 창업 멤버들은 진짜 대한민국의 금수저 중의 금수저들이었다는겁니다(그래서인지 그 때 이야기했던 20대 새파란 창업 멤버 중 하나가 그렇게 싸가지가 개싸가지더군요)

고위 공무원의 자녀, 재벌의 자녀 등등(이 재벌 아들이 초기에 영업에 있어서 많이 도와줬다고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 김범석이 가장 흙수저였지만(일반인들 기준으로는 김범석도 금수저이지만 이들 모임에서는 그렇다는겁니다)  리더쉽이 좋아서 대표를 맡았다는거, 

그리고 김범석은 실제로는 미국인이고 쿠팡 본사는 미국이고, 애초에 미국에 회사를 팔거나 상장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거.  이게 그 창업멤버 지인에게 당시 직접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즉 "한국 정부의 규제가 심해서 지금와서 쿠팡 상장을 미국에 한다?"  

전부 헛소리입니다.

그냥 미국인이 만든 미국 회사가 원래 계획대로 미국에 상장하는 것일 뿐입니다.

심지어 김범석은 한국인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고 그래서 대부분의 임원진들이 미국인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점은 솔직히 김범석도 이해는 갑니다.  실제로 한국 사회가 진짜 크레딧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어차피 사업장이 한국이기 때문에 미국에 상장을 해도  한국의 규제는 똑같이 그대로 유지되는겁니다.



"차등의결권 때문에 미국으로 가는거다?"

이것도 헛소리입니다.

미국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적대적 M&A는 거의 이뤄지기 힘듭니다. 

왜?

지금 대표가 비록 못마땅한 점이 많아도 그 대표를 투자가(주주)들이 작당모의를 해서 내쳐버리고 다른 사람을 대표를 몰래 앉힌다?  그 회사 망할 각오하고 그 짓을 해야 하는겁니다.   막말로 김범석를 내치고 다른 사람 앉혔을 때 지금의 로켓 배송 시스템을 김범석보다 얼마나 잘 이해할거며 운영할 수 있다고 보나요? 

게다가 경영권이 제대로 이양되려면 전 대표가 업무적으로 협조를 100% 지원해줘도 잘 될까말까인데 적대적 M&A로 잘린 대표가 그 협조를 안해주면 그 회사는 망하는겁니다.

대한항공의 경영권 분쟁은 그나마 그 자식들이 기존에 대한항공 경영에 참여했었기 때문에 가능한거구요.

즉 회사의 운명을 걸고 대표를 함부로 잘라버릴 간 큰 투자가들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진짜 그 지경까지 가는거면 이래 망하나 저래 망하나 똑같은 정도로 대표가 막장이라 보면 되는데 그런 경우는 진짜 드뭅니다.


즉 저도 문재인을 정말 싫어하지만 쿠팡이 미국에 가는 것은 문재인도, 박근혜도 그 어떤 정권의 탓도 아닙니다.    그냥 비지니스적으로 미국이 유리하기 때문에 미국에 갈 뿐입니다(후술에서 설명)



다만 이런건 있습니다.


다들 모르시는게 하나 있는데 지금 한국에서 벤처하면 안됩니다. 

왜냐.

박근혜 때 대주주의 증권양도세를 10%에서 20%로 올렸는데 이걸 문재인 정부에서 25%로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대주주의 요건을 5%대인가로(기억이 가물) 대폭 낮춰서 웬만한 벤처 창업자들은 지금 벤처를 했다가 주식을 팔게 되면 25%의 세금을 물게 되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엿같은거냐면 한국에서 회사를 세우게 되면 세우는 즉시 그 회사의 지분 25%는 정부 소유라고 보시면 되는겁니다.  아주 엿같은겁니다.

더 웃긴건 창업을 유도한답시고 벤처캐피탈의 경우에는 그 양도세를 면제해줍니다.  그런데 창업자들에게는 25%를 물리는겁니다.  이래놓고 사람들에게 창업하라고 권장하는 정부 진짜 악질 아닌가요?  이건 지네들 세금 거두기 위해 창업하라는 거밖에는 안됩니다.


그래서 제 추측으로는 굳이 한국의 규제 제도 때문에 쿠팡이 미국에 간다하면 세금 문제가 크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단지 비지니스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본인들이 한국에서 투자를 안받겠다고 한 것도 있지만 한국의 금융기관들 역시 외면한 상태입니다.  투자가들은 그 사업 모델과 비용 지출 규모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 이미 예전부터 투자 제외 대상으로 분류해놓은 상태이고, 2018년부터는 은행 대출도 막힌 상태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한국은 시장 규모가 작아서 한국 투자가들은 쿠팡의 지출 규모를 감당할 정도의 투자를 할 수도 없습니다.  거기다가 손정의마저 추가 투자를 중지한 상태이고 자금은 매 년 1-2조가 투입되어야하는 상태에서 이번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쿠팡은 회사의 운명이 위태롭다 볼 수 있습니다.


즉 현재 전세계적으로 투자 유치가 막힌 상태에서 1-2조원 정도의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길은 미국 상장이 유일하다 볼 수 있고 나스닥보다는 뉴욕증시가 시총 및 공모자금을 높게 받을 수 있어서 뉴욕증시로 갈 뿐입니다.  제가 느끼는 이번 쿠팡 상장 시도는 마지막 카드로 보입니다.  이게 되면 1-2년 더 해볼 수 있는거고, 안되면 그냥 회사 접어야하는거죠.


또 하나 중요한 이유가 손정의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한국 증시에 상장해서는 답이 안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한국 주식 시장은 작습니다.




그런데 세상 일이라는건 결국 불확실성이 가득하고 운이 좋은 놈은 뭘 해도 되기 때문에 쿠팡이 상장이 안된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쉽지는 않은 면도 많습니다.


일단 시총인데 쿠팡이 현재 50조를 부른 상태입니다.  그런대 현대자동차가 40조이고 네이버가 60조입니다.  게다가 이마트는 막대한 부동산을 가지고 있고 이익도 많은데도 시총이 5조입니다.  이번에 매각 중인 이베이 및 지마켓 다 해서 5조인데 지마켓은 순매출이 1조에 이익이 500-1000억 나는 회사입니다(쿠팡 매출은 물건을 사입하기 때문에 부풀려진 면이 많고 다른 오픈마켓처럼 적용하면 실제 매출은 1~1.5조에 불과하다고 봐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과연 기관투자가들이 쿠팡의 미래와 시총을 어떻게 바라볼까?   이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쿠팡의 비지니스라는건 쉽게 이야기하면 무료 쿠폰을(배송비  및 새벽배송 등의 여러가지 혜택) 막 뿌려서 고객들을 모아온 것인데 흑자구조로 전환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금이 바닥나버리면 그 무료 쿠폰 혜택이 없어질 것이고 조그마한 혜택에도 확확 변심하는 쇼핑몰 소비자들 특성상 과연 서비스가 유지되겠나 하는 의심이 한국의 쇼핑몰 전문가 및 투자가들 사이에 만연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쿠팡이 국내 1위 쇼핑몰도 아닙니다.  현재 1위 쇼핑몰은 네이버이며 지마켓 11번가 등 쟁쟁한 쇼핑몰이 아직도 아주 쨍쨍하게 건재한 상태이고, 이마트 등도 온라인 쇼핑쪽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쿠팡이 주장하는 "조금만 더 하면 다 망하고 우리가 다 먹는다?"  

저는 솔직히 회의적입니다.


그런데 또 모르죠.  김범석 자체가 운이 진짜 좋은 사람이고 손정의가 비전펀드 회복시키려고 총력을 동원해서 상장를 위해 로비를 할텐데 그게 먹힐 수도 있는거구요.


하여간 간만에 긴 글을 급하게 적느라 두서도 없고 틀린 부분도 많을텐데,  혹시 다른 생각이 계신분들,  틀린점 지적해주시는 분들 환영입니다.  이 글을 기회로 한 번 다같이 토론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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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jF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