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는 어떻게 악기의 왕이 되었나?
엠팍에서도 어릴 때 부모님 손잡고 피아노 학원가서 한 번 씩은 배워보신 분 많으실 겁니다.
근데 세상에 악기가 얼마나 많은데 우리는 왜 하필 피아노를 배울까요?
오늘은 피아노가 어떻게 해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악기가 되었는지 글을 써볼까 합니다.
우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간략히 악기의 분류를 알아보겠습니다.
보통 악기를 분류할 때 크게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건반악기 이 4가지로 분류를 합니다.
현악기는 하프, 기타 등의 발현악기와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의 찰현악기로 분류합니다.
관악기는 목관악기-금관악기로 나누어지는데 목관악기로는 플루트,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등이 있고 금관악기로는 트럼펫, 트롬본, 호른, 튜바 등이 있습니다.
타악기는 심벌즈, 팀파니, 트라이앵글, 스네어드럼 등 수많은 악기들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건반악기는 오늘 주제인 피아노 그리고 오르간, 하프시코드, 클라비코드, 신디사이저 등이 있습니다. 숫자상으로는 가장 적습니다.
1.우선 건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건반은 전 세계에서 서양악기에만 있는 물건으로 이 건반이라는 물건은 정말로 획기적인 물건입니다.
다른 악기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건반악기의 독보적인 장점으로
1)매우 넓은 음역대
2)연주의 편리함
3)화음 연주 가능
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1)매우 넓은 음역대
건반악기의 대표주자 피아노는 88개의 건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옥타브에 12개의 건반을 쓰니 7옥타브가 조금 넘는 수준인데 사실상 서양음악에서 이 이상의 음역을 쓰는 일은 없습니다. 이 말은 거의 모든 음악에서 음역대의 문제로 연주가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말입니다. 건반악기를 제외한 어떠한 악기도 이정도의 넓은 음역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없습니다.
(주요 악기들의 음역대입니다. 피아노는 저 건반 전부가 음역대입니다. ㄷㄷ)
2)연주의 편리함
건반악기는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른다.’는 매우 간단한 방식으로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피아노 외의 다른 악기를 다루어 본 적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음악이 아니라 ‘소리’를 내는 데도 어느 정도의 연습을 거쳐야 했을 겁니다. 물론 피아노 역시 전공 수준으로 가면 좋은 소리를 만드는데 공을 들여야 하지만 아마추어 수준에서는 지겨운 기본기 대신 빠르게 그럴듯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낮은 진입장벽은 매우 큰 장점이죠.
3)화음 연주 가능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게 건반악기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피아노 외의 악기를 하신 분들은 반주자 구하는 데 애를 써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반주자 구하려면 귀찮죠. 돈도 들고 서로 스케쥴도 맞춰야 하고...
건반악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악기들은 여러 음을 동시에 내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건반악기를 제외한 악기들은 혼자서 연주를 할 수가 없습니다. 화음 없이 단선율로만 연주를 하게 되면 음악이 상당히 밋밋해 집니다.
우선 관악기를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관악기는 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사람이 목소리 두 개를 동시에 내는 게 불가능한 것처럼...(사람의 목소리도 관악기와 원리가 같습니다.) 화음 없이 단선율로만 곡이 진행되기 때문에 반주 없는 관악기 독주곡은 정말 찾기가 힘듭니다.
(윤이상의 . 서양악기로 국악기의 느낌을 표현한 독특한 곡입니다. 관악기 독주곡을 찾으려면 현대음악까지 찾아야...)
현악기는 줄을 뜯거나 활로 문질러서 소리를 내는 악기인데 이론상 현이 달려있는 만큼 동시에 음을 내는 게 가능합니다.
바이올린 같은 경우는 줄이 4개가 달려 있어서 최대 4개의 음을 동시에 연주 가능합니다. 이론상으로는.(같은 계열 악기인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도 마찬가지. 여기선 바이올린으로 설명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이고 실제로 바이올린으로 여러 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건 어려운 스킬입니다. 이 주법을 더블 스토핑이라고 하는데 불협화음 안 나게 정확한 운지를 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악기 구조상 실제로 낼 수 있는 화음은 상당히 제약이 있습니다.
(바흐 - 샤콘느. 기돈 크레머 연주. 저런 식으로 동시에 4개의 현을 한번에 그어서 화음을 냅니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단 한 대의 바이올린으로 표현했다고 하는 우주명곡입니다. 하지만 이 곡의 난이도는 매우(!) 어렵습니다.)
바이올린 같은 경우 관악기와는 다르게 그래도 바이올린 혼자서 연주하는 곡들이 좀 있습니다. 바흐의 (위의 샤콘느가 여기 수록곡 중 하나입니다.), 파가니니 등...
하지만 상당수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들은 무지막지하게 어렵기 때문에 비전공 아마추어들은 감히 건드리지도 못하는 흉악한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타악기 같은 경우에는 음정이 존재하지 않는 무율악기가 많습니다.
마림바, 실로폰 등의 악기는 음정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보통 양손에 채 하나씩 쥐고 연주를 합니다. 필요할 때는 왼손, 오른손에 채를 2개씩 쥐고 최대 4개의 음을 동시에 연주하기도 하지만 역시 제약이 많죠.
2.건반악기들 중에 하필 피아노가 악기의 왕이 된 이유
1번에서 건반악기의 장점들을 봤으니 이번에는 여러 건반악기들 중 피아노가 대세가 된 이유를 보겠습니다.
건반악기가 다른 악기들에 비해 큰 장점들이 많았지만 사실 단점도 있었습니다. 바로 강-약(셈여림) 표현이 자유롭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피아노 발명 전 대세 건반악기였던 하프시코드, 파이프오르간은 강약의 변화를 쉽게 줄 수가 없었습니다. 건반을 살살 누르나 세게 누르나 같은 크기의 소리만 울릴 뿐입니다.
하프시코드는 건반을 누르면 줄을 뜯어서 소리를 내는 악기인데 이 방식으로는 강약표현이 불가능해 차선책으로 건반을 2단으로 달아놓은 뒤 아랫건반을 누르면 2개의 현이 동시에 울리도록 하여 2단계의 강약조절은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바흐의 . 2단 하프시코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곡입니다. 1:30초 즈음에 윗건반과 아랫건반을 번갈아 쓰는 장면이 나옵니다. 들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사실 셈여림이 별로 구별되지 않습니다. 결국 이 악기는 피아노가 대중화 된 19세기 이후로 멸종했다 20세기가 들어와서 겨우 부활해 근근이 먹고살고 있습니다;;)
파이프오르간은 건반을 누르면 관악기처럼 음관에 바람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이 악기는 아예 건반을 최대 4단까지 마구마구 달아놓은 뒤 심지어 발건반까지 달아놓았습니다.
덕분에 어느정도 셈여림은 표현할 수 있긴 했지만 악기가 무지막지하게 커져버렸습니다. 게다가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려면 연주자 혼자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지하실에서 풀무를 돌려 바람을 넣어줄 일꾼들까지 추가로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기계로 바람을 불어넣기 때문에 필요없습니다.)
파이프오르간은 피아노 등장 이후에도 멸종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여러가지로 까다로운 악기라 도저히 대중적인 악기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바흐의 톤 쿠프만 연주. 곡 첫부분을 발로 연주를 합니다. DDR도 아니고...덩치도 매우 거대합니다. 참고로 실제로 있는 파이프의 숫자는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바로크 시대 후반부에 처음 등장한 피아노는 다른 악기들에 비해 발명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18세기 초 이탈리아의 악기 제작자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가 만들었습니다. 나온 지 오래되지 않은 악기인 만큼 바로크 시대에 피아노를 위해 작곡된 곡은 거의 없습니다. 바흐, 헨델, 스카를라티 등의 피아노곡은 사실 클라비코드나 하프시코드를 위한 곡을 피아노로 치는 것뿐입니다.
이 악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제약이 많았던 셈여림을 건반을 누르는 힘만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전 건반악기들은 2-4단계 정도의 한정된 셈여림만 표현 가능했는데 피아노는 연주자가 누르는 힘만큼 세밀한 셈여림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로서 건반악기의 가장 큰 제약이 사라졌습니다.
오죽 이 기능이 혁신적이었으면 아예 악기 이름을 피아노포르테 [피아노(여리게)포르테(세게)] 로 지었을 지경이었습니다. (피아노의 원래 이름은 피아노포르테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뒤에 포르테가 빠지고 피아노로 불림)
(피아노의 발명가 크리스토포리)
이렇게 거의 모든 음악적 표현들을 혼자서 할 수 있게 된 궁극의 건반악기 피아노는 개량을 거치면서 고전파 시대부터 클래식에서 가장 중요한 악기로 격상합니다. 작곡을 할 때 피아노는 사실상 필수 도구가 되었고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등은 작곡가 못지않게 훌륭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습니다.
대중적으로도 산업혁명 시기를 맞이하면서 일반 가정에까지 피아노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음반과 축음기의 발명 이전까지 음악을 가장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피아노였습니다. 때문에 피아노의 인기는 날로 높아만 갔습니다.
그렇게 21세기 현재까지 피아노는 음악이 필요한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이 되며 어린이들이 교양으로 배우고, 어른들도 취미로 배우고, 수많은 사람들이 전공과 직업으로 땀흘려가며 연주하는 악기로 남아있습니다.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중 4번 . 베레조프스키 연주. 얼마 전에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천서진이 이 곡을 연주하던 장면이 꽤 화제가 되었죠. 피아노 단 한 대만으로도 이렇게 웅장하고 다이나믹한 음악을 연주 할 수가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한번 써보고 싶던 내용이었는데 막상 써보니 노잼 글이 된 거 같습니다ㅠ
그래도 읽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정성글에는 추천
일달 댓글 달고 차근차근 읽어보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피아노 화음이 미세하게 틀어져있는건 맞지만 그걸 캐치해서 불편해하는 사람이 실질적으로 아예없는 수준이니..
얼룩말ㄷ6// 완벽한 악기는 없죠. 실내악 정도만 해도 피아노보다 더 많은 표현이 가능할 겁니다(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다만 혼자서 낼 수 있는 화음은 피아노가 가장 많습니다.
얼룩말ㄷ6// 평균율의 한계죠. 그래도 그걸 포기하고 얻는 장점이 더 크니...
평균률 순정율 주파수비는 1.125와 1.122입니다. 관현악이랑 협주를 한다는것 자체가 "아주 대다수의 사람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기에 가능한거라 생각합니다.
얼룩말ㄷ6// 조율방식 차이로 갈리는게 결국 반음간의 주파수 오차니까요 12음을 어떻게 쪼개느냐의 문제라 도에서 다음도까지는 똑같고 반음간의 차이가 1.125:1.122정도라는 겁니다.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서로 다른방식으로 조율된 악기가 같은곡을 협연한다는것 자체가 연주자들 조차도 용인하고 갈 수 있는 정도 아니겠는가 하는게 제 얘기입니다.
https://www.koreascience.or.kr/article/JAKO200859349573895.pdf
평균율 순정률 차이를 주파수비로 정리해놓은 자료는 많습니다
얼룩말ㄷ6// 아 현악기 연주자들이 그자리에서 피아노를 따라가는거였군요.. 그건 생각지 못했네요
얼룩말ㄷ6// 오오 그렇군요 본문도 잘봤고 님덕분에 제대로 몰랐던것도 잘 듣고갑니다
저도 댓글에서도 많이 배우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휴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음에도 이런 장점들 때문에 왕이 됐군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우와 대박정성글에 댓글도 흥미롭네요
추천박습니다!
2// 평균율을 쓰기에
조성음악이 다양한 key가 나올수 있게 된것입니다.
건반 악기가 화려하게 될 수 있었던 이유중에 하나가
평균율을 사용하고 나서 입니다. 그전까지는 진짜 단조로울수 밖에 없거든요. 조옮김이라는것도 쉽지 않습니다.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작품집도 평균율의 우수성을 표현하고자 바흐가 혁신적으로 곡을 쓴겁니다.)
지금 현악, 관악 모든악기는 평균율에 익숙해 있는 상황입니다.
뭐, 저것도 어디까지나 고전에나 해당되는거고
현대 코드는 저런 비협적인것을 활용하는것도 많습니다.
이미 9화음 이상의 코드가 쓰이니까요. (여기는 순정이 될수 없습니다.)
무슨말이냐면, 협화적으로 쓰이는게 아니라, 비협화음을 자꾸 듣다보니 익숙하게 되는것도 있는겁니다.
주요 이유는 3번.. 그래서 그나마 화음 구성이 용이한 기타가 매우 대중적인 악기가 된..
음악에서는 바흐가 평균율의 장점을 널리 알린게 맞다면,
사실 이 배경에는
고차 방정식을 해결할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3차 4차는 이미 그전에도 해결이 되었었는데,
한 옥타브(8도,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일정하게 12등분한게 지금의 평균율이거든요.
저것을 제대로 나누기 위해서는 수학적으로 12제곱근을 해결해야합니다. (12차 방정식이 되는거죠)
저 고차방정식 풀이가 과거 수학에서는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수학에서 이 고차방정식 풀이가 해결이 되고나서야
음악에서 더 정확히 말하면 클라비어(피아노) 현을 12제곱근 비율로 등분 하는게 가능하게 된것입니다.
바흐의 공헌이 있지만, 수학과학의 발전이 없다면 음악의 발전도 제한될수 밖에 없다는겁니다.
작곡가들은 기존에 갖고 있는 구성갖고 활용하는데,
그 패러다임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다른 학문의 발전, 특히 수학물리의 발전이라는것도 중요한게 많습니다.
추천드립니다
아이엄빠 // 몰라서 여쭤보는 건데
단순히 2^(1/12) 의 근사값 계산하는 거면
유효숫자는 정해져있으니
그냥 sweep 해가며 계산 가능한 거 아닌가요?
언뜻 생각하기에 고차방정식과는 상관 없어 보여서요
3(화음 연주)은 오히려 기타가 쉽습니다.ㅎㅎ
88멘솔// 기타 역시 인기가 많은 이유가 있죠. 말씀하신 것처럼 기타도 제법 화음 연주가 가능하고 연주하면서 노래부르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 혼자서 어느정도 음악이 소화 가능합니다ㅎㅎ
예전부터 궁금했던 게 있는데요. 악기의 분류에서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는 음을 내는 메카니즘에 따른 분류입니다. 그래서 어떤 악기인지에 따라 음색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합니다.
그런데 건반악기는 음이 발생하는 메카니즘과 무관하게 음을 조율하는 방식에 따른 분류입니다.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 건반악기 이렇게 4가지로 분류하는 게 확립된 분류방식인가요?
만일 그렇다면, 나머지 3개는 음의 발생기전, 건반악기는 음의 조율방식으로 나누게 된 경위는 어떤가요?
[리플수정]Justice1// 저 4가지 분류법은 정식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고 교과서에서 배우는 정도의 상식 수준에서의 분류법입니다.
아마 건반악기는 건반이라는 특징 때문에 소리가 나는 방식과는 별도로 분류를 임의로 추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에서 썼다시피 소리나는 방식과는 별도로 실제 연주자는 그냥 건반 눌러서 소리 내니까요)엄밀하게 분류하면 피아노, 하프시코드는 현악기, 오르간은 관악기라고 할 수 있죠
https://ko.m.wikipedia.org/wiki/호른보스텔-작스
이 링크도 참조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건반악기로 복잡한 성부를 가진 음악도 연주할수있는데 그중 피아노는 각 성부가 잘 구분되어 들리능 큰 장점이 있죠. 오르간은 엄청난 음량으로 피아노도 압도하지만 뭉게져들리는 큰 한계...낭만파 피아노곡을 오르간으로 치면 무슨 곡인지 주선율 부선율 화음 대위선율 이런거 다 카오스로 빠지겠죠..명료하게 듣기 힘들겁니다. 심지어 오르간소나타도 들으면 그냥 웅웅웅하면서 들리는 부분이 많아 악보의 세부악구가 다 뭉게져 표현되죠. 피아노가 왕 맞습니다.
오 이런글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수십년전 D에이브이id Lanz의 Cristofori’s dream을 들으면서 이 곡을 계기로 찾아보게된 피아노의 역사가 떠오르니요. 좋은 글입니다. 강추!
아이엄빠// 댓글 감사합니다. 이정도 과학적인 수준까지는 몰랐네요ㅎㅎ
디지털 피아노나 스테이지 피아노(신디) 류도 음의 셈 여림 표현이 가능한건가요?
저번에 살리에르 글 써주신 분이였군요.
잘읽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종종 써주시면 좋겠어요.
퀸세정// 어린이 장난감 수준의 저급 디지털 피아노가 아닌이상 셈여림 표현은 다 가능합니다ㅎㅎ 신디 종류는 잘 모르겠는데 디지털 피아노는 중급기 정도 올라가면 건반에 실제 해머도 달려서 연주할때 일반 피아노 비슷한 타건감을 보여줍니다.(물론 실제로는 이래도 티가 많이 납니다.)
양자론// 감사합니다. 악기분류에서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와 병렬로 건반악기를 거론할 때마다 이상하다고 느꼈거든요. 링크 주신 데서는 건반악기를 별도로 분류하지 않았네요.
정성글감사해요.
베레조프스키 젊었을때 훈훈하니 잘생겼었네요ㅋㅋ
추천추천 !!!
잼관연습, 겨울잠//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종종 써보겠습니다.
블루멘탈// 일리있는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꿀잠..!! 아니 꿀잼이네요~~
이불// 지금 평균율이 당연한 상황에서는 한 옥타브를 12등분 적당히 감각으로 나누면 되는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수 있습니다만,
시대배경을 저당시로 생각하면 그런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보면 맞습니다.
지금이야 다양한 조성음악과, 한 곡 내에서 전조 되는 경우도 흔하게 있습니다만,
평균율이 나오기 전까지는 C key 에서 F Key 로 전조 되고 이런거는 있을수 없는 겁니다. 악기로 따지면 튜닝을 다시하지 않고서는 연주가 되질 않아요.
그러다보니 곡이 엄청 단조로울수 밖에 없는게 평균율 이전의 분위기였고요.
왜 바흐가 음악의 왕(아버지)라 부르나? 하는것도..
바흐 이전음악과 이후 음악이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고 그 정점을 찍은게 바흐입니다.
12등분 한다는것도 결국엔 그걸 해결하기위한 이미지 로직이 있어야 하는건데
그건 음악의 소리라 부를수도 있습니다만, 이건 물리학이고 수학인겁니다.
실제 수학사와 음악사를 보면 고차방정식이 해결될때쯤 음악에서 평균율이 탄생하게 되었고요.
그리고 12등분이라고 지금 우리는 당연히 생각하지만, 그때 상황에서는 왜 12등분이냐고 생각할수도 있는겁니다. 15등분이면 안되냐?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거든요.
12등분인 이유도 다 있는겁니다.
끝으로 한 키의 스캘이 도레미파솔라시도 7음이잖아요??
이거는 왜 7음계 이냐? 라고 질문할수도 있거든요?? (한국은 5음계 였습니다.)
가장 어울리는 음정들끼리 모은겁니다.
예를들어 C key에서 도 라는 음이 있다고 합시다.
그럼 그 '도' 에 가장 음색이 가까운 어떤 소리를 '솔' 이라 하고
도에 반대 방향으로 가까운 소리를 '파' 라고 합니다.
도에 솔, 파 음이 등장한것 자체가 도에 어울리는 소리라서 그런거고요,
도, 솔, 파 음과 어울리는 음의 구성이
도 한테는 미,솔 이 어울리는 음정이고 (도의 배음 관계 도도솔도미솔)
솔 한테는 시,레 가 어울리는 음정이고 (솔의 배음 관계 솔솔레솔시솔)
파 한테는 라,도 가 어울리는 음정이라 (파의 배음 관계 파파도파라도)
그럼 결국 가장 많이 어울리는 음정들이
도, 미, 솔, 시, 레, 파, 라, 도 이렇게 나옵니다.
이걸 순서대로하면
도레미파솔라시도 가 나옵니다.
다시말해서 C key 스캘이라는거는 결국 C가 중요한거고 C를 위해 존재하는 애들이고 C와 어울리는 애들끼리 모은 집합음인겁니다.
여기서 주3화음의 의미와, 부화음이 나오고요.
아무튼, 더 깊이 얘기하면 저도 복잡해질것 같습니다만,
결론적으로
한옥타브의 소리를 적당히 나눈다는거
12음정으로 나누면 된다고 쉽게 생각할수 있는게 아닙니다.
결국 이런걸 해결해줄 파트가 수학 물리라서
수학 과학의 발전도 있어야 예술의 발전도 함께 될수 있다는걸 저는 말하고 싶었던겁니다.
제 질문과 다소 동떨어진 답변이네요.
말씀하신 것은 평균율의 음악사적 배경에 관한 설명이고
2^(1/12) 의 계산과 고차방정식과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단 것이 제 질문입니다.
지금 일단 방정식이 없잖아요.
2// 그럼 옛날엔, 같은 악기의 같은 건반을 눌러도 음이 다 제각각이었단 건가요? 도량형 통일 안 되었던 거랑 비슷하게요?
[리플수정]바이올린과 달리 앉아서 연주..편안함 ㄷㄷ
이불// 그런 개념일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 당시 소재로는요...
그걸 평균율이라는게 필요해야 그런 개념을 쓰는건데 필요성 조차 이해가 안된 시기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게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방향이 정리가 안된겁니다.
소리를 균등하게 나눈다는건
그당시 쉬운일이 전혀 아니거든요.
지금이야 과학적 토대로 눈에 보이니 얼마든지 이정도 인것같다 하고 펼치는겁니다만.
마치
콜럼버스 신대륙 발겸 이전의
미지의 세상에 살고 있었다고 보면 비슷한겁니다.
찾아보니
최초 평균율 개념 제시: Vincenzo Galilei (1584)
2^(1/12) 평균율 개념 제시: Simon Stevin (1605)
근대 음악의 시작: 바흐 (1685~1750)
피아노 발명: 1700년 경 추정
고차방정식(?)이 뭘 뜻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아벨과 갈루아라면, 이들은 무려 19세기 사람입니다.
[리플수정]놀러왔어용// 예. 현대에는 A4(라) = 440hz를 기준으로 잡고 튜닝을 하는데 이게 처음부터 이렇게 정해진 게 아닙니다.
예전에는 대충 비슷한 음높이로 지역마다 자의적인 튜닝을 해서 같은 음도 수십hz까지 차이나는 음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원전연주라고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그대로 고증해서 연주하는 걸 들어보면 현대연주에 비해 음정이 낮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걸 20세기 초(아마?)에 A4음을 440HZ로 국제적으로 통일한 뒤에야 각 나라에서 쓰는 음정이 완전히 같아졌습니다.
좋은글 잘 봤어요 밀회 드라마 문득 보고싶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피아노 소리 정말 아름다워요.
생각해보니 평균율을 알아내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네요.
1. 필요성 (전조)
2. 물리적 개념 (순정률)
3. 계산 (제곱근의 개념)
전조의 역사는 잘 모르겠으나 중세 교회음악에도 이미 조금씩 나타나 있고
물리적 개념이랑 제곱근의 개념은 훨씬 전인 피타고라스 때부터 해서 고대 그리스에서 생각해냈습니다.
저도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야 한 생각이지만
셋 다 음악/수학이 근대에 접어들지 않더라도 상상할 수 있을 법 한 것 같습니다.
실제 역사도 그랬고요.
동영상에 나온 윤이상 음악을 연주한 악기는 뭔가요? 재즈 음악 느낌도 나네요.
양자론// 표준화를 안 했다면 국악기와 서양악기 협업 자체가 불가능했겠네요. 국악에 들어가는 음이 서양 악보 음표와 정확히 대응하는지도 알 수 없었을 테고요.
이불// 근데 이렇게 이론으로 푸는 거랑 실제 작곡을 하고 연주를 하는 건 또 별개 영역 아닌가요?
절대 음감 갖춘 사람들은 듣고 바로 연주는 하는데, 저 음에 주파수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잖아요.
이런 거 보면, 수학을 몰라도 귀로 듣고 바로 아는 사람들은 천재인 거 같아요.
잼나게 읽었습니다.
[리플수정]놀러왔어용// 오보에입니다. 참고로 저 곡은 오보에 말고도 클라리넷으로도 연주 가능한데 개인적으로 동양 특유의 정적인 느낌을 좋아해서 가끔 찾아듣는 곡입니다ㅎㅎ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협연 때는 국악기를 서양악기에 맞춰 조율을 할 겁니다.
피알못인데 단점을 굳이 찾아보자면 피아노로는 음을 길게 소리를 못내지 않나요?
이게 가능한건 관악기 뿐인가??
피아노 뿐 만 아니라 악기를 잘몰라서 ㅎㅎ
암튼 추천드립니다
잼있게 잘읽었어요
와~ 이 맛에 불펜 옴
재개발// 음을 지속시킬 수 있는 악기는 관악기와 찰현악기들이 있습니다. 안되는 악기들은 기타, 하프같은 발현악기와 타악기인데 피아노의 매커니즘은 타악기와 같기 때문에 음을 끌 수 없습니다.
놀러왔어용 // 많이 다르죠.
평균율 찾아내고 피아노 만들고 하는 건 지금으로 치면 공학의 영역으로 보이네요.
듣고 치는 건 음악이고요.
양자론// 네 관악기랑 바이올린 같은게 가능한거 같더라구요
하긴 피아노 뿐만 아니라 두드려서 소리내는 악기들은 다 마찬가지긴 하겠네요
아니 이거 댓글까지 너무 고퀄 아닙니까?
감사합니다. 댓글까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댓글까지 잘 이해하려면 다시 한번 읽어야겠네요.
본문에 말씀해 주신 것과 같은 이유로 저는 피아노에 대해 종종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초보자가 자뻑의 단계에 이르기 가장 쉬운 악기.
룩킹삼진// 감사합니다. 피아노의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생기는 부작용(?)이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