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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일을 내가 겪은게 멘붕.....

다짜고짜 음슴체
 
 
 
 
3년여를 암으로 투병하시던 시어머님께서 얼마전에 돌아가셨음.
장례식을 마치고 가족들이 모두 어머님 댁에 모여있었음.
 
 
어머님 댁은 "리" 단위의 아주 작은 시골이고, 앞집이며 뒷집, 옆집 모두가 30년 이상을 함께 지내신  동네인지라 마을분들 얼굴은 가족들이 모두 알고있음.
그리고 어머님 집은 차가 다닐정도의 적당한 크기의 골목 길가에 담이 없는 집이고 개방형 마당엔 10여평의 텃밭이 있음.
담이 없다뿐이지 밭 경계에 호박 덩쿨이 같은게 올라 갈 철망도 쳐 있고 누가봐도 이집 마당이라는걸 알 수 있음.
 
여하튼 대낮이었지만 장례를 마치고 모두 피곤에 쩔어 상복도 못 벗고 이방 저방에서 쓰러지듯 잠들어있거나 쉬고 있있음.
나도 좀 쉬고 있다가 갑갑해서 마당이 보이는 마루에 나와 앉았음.
그런데 누가 우리 어머님 밭에서 뭔가를 캐고 있는거임.
 
순간 나는 마을 어르신인가 했음.
근데 아님.
그 동네는 평균연령이 70대가 넘어갈만큼 젊은 분이 드문 동네인데 그 아줌마는 누가 봐도 50대 초반임.
하긴 마을 어르신들이라면 애초에 남에 밭에서 말도 없이 무얼 캐거나 하시지도 않음.
 
당황한 나는 마당으로 나가 그 아줌마께 뭐 하냐고 물음.
 
 
 
아줌마 - "고들빼기좀 캐고 있어"
 
나 - "여기 개인 땅이예요. 허락도 없이 그렇게 캐 가시면 안되죠"
 
 
아까도 말했지만 선산에 어머님 모시고 내려온 직후라 난 상복차림이었음.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런 차림의 사람이 얘기 하면 미안하다고 사과는 할줄 알았음.
 
아줌마 - "아 뭐 길 밖에서 캐는데 뭐가 어때서 그래?"
 
아줌마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뻔뻔했음.
 
담이 없는 마당이라고 하지 않았음?
발은 도로에 붙이고 쪼그리고 앉아 팔만 밭으로 뻗어 캐는건 된다고 생각했나 봄.
 
 
나 "아줌마, 내가 아줌마네 집 창가에서 팔만 뻗어 아줌마네 집 물건 들고 가면 그건 도둑질 아니예요? 동네분도 아니신거 같은데 좋게 말할때 그냥 가세요"
 
 
그 아줌마는 예상대로 시골 인심이 박하다는둥 젊은게 말을 싸가지 없게 한다는 둥 남에 땅인지 몰랐다는 둥 궁시렁 거리더니 캔 고들뺴기는 알뜰히 다 들고 가버렸음.
 
나 안 어림.
40대 초반임.
맘 같아서는 쫒아가서 머리채라도 잡고 싶었지만 날도 날이고 피곤한 가족들 깰까 싶어 참았음.
진짜 세상은 넓고 상상 이상의 미친 사람이 많은 거 같음.
노란 점퍼의 아줌마 잊지 않겠음 !!
 
 
 
 
 
 
 
 
 
댓글
  • 마가린짱 2017/04/13 15:22

    정말 그런일 않했으면 좋겠어요.
    동네분들도 아니고. 나참.
    저희 할머니돌아가시고 시골집을 지키는 분들이 없지요.
    작은집에서 봐주십니다.
    어느날 과수원에 왜 어르신이 박스들을 가져와서 과수를 따서 담고있더랍니다.
    누구냐 하니. 할머니 먼친척뻘 어르신이더군요.
    생전 잘보지도 못하던분이 와서 따고있어서
    작은집어른분들이 한판하셨지요.
    가까운 사촌도 따지 않고 있는데 무슨. 먼친척이 와서 그런짓을.
    동네가 한동안 시끄러웠죠.
    그런일도있는데요
    시골내러가서 들어보면 외지인이 와서 캐가는건 수도 없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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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행복하소서 2017/04/13 22:47

    간단합니다.
    현장 증거 확보하고 경찰 부르면 됩니다.
    경찰 도착하면 도둑 당황할 겁니다.
    그 후 상황 봐서 결정하면 됩니다.
    뻔뻔한 인간들 쓴 맛 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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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LOS 2017/04/14 02:11

    아...캐고 있는거 사커킥으로 얼굴을 뽝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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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쁜말대잔치 2017/04/14 03:09

    아니 뭐그런.. 미1친년이 다있나요.
    상복입은 사람한테서 정중하게 말이 나왔으면
    아이고 죄송합니다 하고 허리숙이고 뒷걸음질로 짜질것이지.............하여튼 나이만 먹었다고 머리도 크는게 아닌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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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멘 2017/04/14 03:24

    시골가서 맘대로 서리해놓고 걸리면 시골인심 박하다하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인가요... 일부러 한명은 농장주인하고 대화하는 도중 일행들이 몰래 터는 신종 서리도 있는데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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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뜬끔포 2017/04/14 03:26

    참.. 이해할수없는사람들이 많네요
    작성자님 멘탈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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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뜬끔포 2017/04/14 03:44

    아따 야밤에다시보니까 짜증나네요
    왜자꾸 민폐끼치는사람들이 당당한건지 진짜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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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꽁무니원피스 2017/04/14 03:47

    그런어른들은 뜨끔 할때 바로 사과하는 걸 좀 배웠으면 좋겠어요. 뜨끔할수록 뻔뻔하고 큰소리 내면 상대방이 물러설거라고 생각하는 갑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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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우라이더 2017/04/14 03:58

    담번에는 무조건 동영상 촬영해서 경찰에 신고하세요
    그리고 맘고생 심하셨겠네요 어머님 좋은곳으로 가셨을 겁니다
    몸과 마음 잘 추스르시고 힘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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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린 2017/04/14 04:19

    그런데 꼬릿말 보고 눈물이.. ㅠㅠ 고인의 영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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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에이브이 2017/04/14 04:31

    저런건 교육의 부재인가요?
    진짜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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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엔핫쵸코 2017/04/14 04:56

    와 진짜 세상에 별의별 미친X들이 많군요..
    저희 아버지도 문경에서 오미자 농사 하고계시는데
    수확철만되면 여기저기서 차들이 올라와서 안보이는곳으로 들어가
    오미자 한덩쿨 아작내고 다 가져가버리는 몰상식한 인간들이 많더라구요
    진짜 머리에 뭐가 들은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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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7/04/14 04:56

    제대로 도른년 훔쳐간거 쳐먹고 배탈이나 나버렸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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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dfeau 2017/04/14 05:15

    머리채 잡음.
    112 신고함
    경찰 옴
    도둑이다 도망갈래서 잡았다
    넘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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