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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가끔 작명 의뢰를 받습니다

 

아이의 태명이며 본명, 그리고 종종 상호 등등의 작명 의뢰를 받습니다.

뭐 그냥 흔히들 국어국문학 전공이고 하니 다른 이들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 하는 것도 있고, 그 방면으로는 좀 괜찮다는 평도 종종 들어온 편이라서요.




이름을 지을 때 제 나름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1. 사람의 이름을 지을 때는 무조건 듣기에 좋은 조합을 찾습니다.

---대체로 한자로 이름을 짓습니다만 평상시에 누가 그 글자 의미 일일이 새겨가며 부르겠습니까. 

   이름은 부르기 쉽고 듣기에도 좋은 소리들로 조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과의 조화를 생각하고 성을 붙여서 불렀을 때 원 글자의 소리가 그대로 나는 이름을 선호합니다.

   유음화, 비음화, 된소리되기나 자음축약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글자를 조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조합이 마음에 들게 나오면 그 다음에 그 소리 중에 뜻이 좋은 글자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합니다.


2. 상호 등을 지을 때

---기억에 남으며 업종의 특징이 담긴 이름을 지으려고 노력합니다.

    너무 튀는 것은 지양하고 그러나 개성이 있고 업종에 어울리는 유쾌함, 세련됨, 똑똑함 등의 느낌을 살리려고 애씁니다.




대학 다닐 때 문학 동아리에 있었는데 동아리 동기 및 후배들 필명은 제가 다 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름을 짓는 일이 즐거운 것은 그 이름으로 불릴 대상에 대해 고심하고 애정을 쏟는 시간이 달콤한 까닭입니다.

또한 언어의 주술성을 믿는 저로서는 아름다운 소리와 좋은 의미가 담긴 이름을 짓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그 상대에 대한 애정이라고 믿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댓글
  • Fowler 2020/12/08 16:21

    캬. 주위에 베레타님 같은 분 한 분 계시면 좋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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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성부용초성 2020/12/08 16:22

    [리플수정]----유음화, 비음화, 된소리되기나 자음축약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글자를 조합하는 편입니다. --- 이거 진짜 공감입니다 샘... 저도 선생님처럼 국어쪽에서 일하다보니 가끔 표준발음법 물어보는 샘들 있는데 '윤석열' 이런 이름 얘기할 때 난감할 때가 많아요.,. ㅠㅠ 참 좋은 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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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을마시는새 2020/12/08 16:23

    저는 가장 흔한 성씨인 김씨인데 이름조차 흔해서 나중에 태어나는 자식에겐 좀 덜 흔하고 이쁜 이름 지어주고 싶네요 암튼 좋은 일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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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8 16:23

    Fowler//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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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8 16:24

    종성부용초성// 사실 저도 늘 발음이 어렵습니다. 주로 문학쪽이 주전공이라 열심히 공부하지만 음운론은 늘 저에겐 두려운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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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ur-LeafClover 2020/12/08 16:25

    건당 보통 얼마받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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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8 16:25

    눈물을마시는새// 저도 제 세대에서는 흔하기 짝이 없는 이름인데 그래도 뜻이 곱고 아버지께서 첫 째라고 일부러 없는 돈에 작명소 가서 받아주신 이름이라 고맙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학창 시절에 반마다 있던 이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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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지현 2020/12/08 16:25

    요즘 갓난아이들 이름을 듣다보면
    이 친구가 서른 넘어서도 자기 이름을 맘에 들어할까?
    생각이 들때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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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8 16:26

    Four-LeafClover// 대부분 뭐 그냥 커피 한 잔이나 밥 한 끼죠.
    그래도 제가 지어준 이름으로 아기 이름 결정했다거나 그 이름으로 장사 잘된다는 말 들으면 항상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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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lythew 2020/12/08 16:26

    좋은 글 감사해서 한 곡 갑니다.
    https://youtu.be/KEbTgdl3y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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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8 16:26

    류지현// 제가 빼먹은 부분인데 좋은 지적이세요. 사실 위의 두 가지 외에도 영자로 옮기기 쉬운 것, 그리고 이후에 직책이 붙어도 위화감이 없도록 지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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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8 16:27

    flythew// 어잌후 감사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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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ur-LeafClover 2020/12/08 16:27

    베레타// 공짜로 해주시는군요 리스펙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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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8 16:27

    flythew// 사실 두어 시간 전에 어머니 모시고 대학병원 다녀왔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지금 모처럼 업된 기분으로 막 글을 쓰는 중입니다.
    오늘 무려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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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8 16:28

    Four-LeafClover// 그냥 제가 애정을 담아 고심하여 지은 이름으로 누군가가 살아가고 누군가가 생업의 현장으로 삼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뿌듯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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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매너 2020/12/08 16:32

    가끔 애들 작명의뢰 하는 글들에 농담삼아 댓글 남겼는데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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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캉MVP 2020/12/08 16:40

    병원 결과 좋게 나와서 다행입니다~
    항상 업되는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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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8 16:42

    킹캉MVP// 고맙습니다. 축복주신 만큼 님에게도 업되는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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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데쿠 2020/12/08 23:29

    우리 이름 지을 때 이런 저런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네요.
    저희는 딸아이 이름 지을 때, 우리 말로도 흔하고 (위화감 전혀 없고) 외국 이름으로도 흔한 이름을 지으려고 했어요. 대표적인 예가 유진 Eugene, 필립 Phillip 등인데, 한자 의미까지 연결되는 걸로 지었고요. 영어 이름만 생각하면 상상력이 제한되는데, 불어, 독어 등으로 확대하면 선택 폭이 좀 더 넓어집니다 ㅎ
    남자 아이가 있었으면 '이안 Ian'으로 하고 싶었는데, 제 생에 아들은 인연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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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G0 2020/12/08 23:38

    언어나 소리의 중요성은 미신이라기보다 거의 과학쪽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온라인에서의 닉도 나쁜 에너지를 담은 것을 오래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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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랜디현진 2020/12/08 23:47

    엇 상호명하나 부탁드려도 될까요? 사례는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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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헨리 2020/12/09 01:36

    베레타는 무슨 뜻으로 지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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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탈사커 2020/12/09 03:07

    근데 좋은 대학 출신이 아닌 일개 학원강사라서 딱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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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9 03:23

    풍데쿠// 제가 라틴 계열 이름을 멋있다고 느껴서 후안..어떨까 싶네요. 글자는 두터울 후, 편안할 안을 써서요. 성이 이나 지 정도면 멋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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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9 03:25

    헨리// 다른 야구사이트에서 논쟁 중에 '야구 모르는 어줌마는 발 닦고 잠이나 자라'는 댓글 등으로 충격을 받고 엠팍에 올 때 가장 남성적인 느낌의 닉을 가져야겠다는 일념으로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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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20/12/09 03:25

    랜디현진// 사례는 없어도 되는데요 ㅎㅎ 이거 제가 불페너분은 영 부담이 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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