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3년 봄 결혼을 한 5년차 남편입니다. 가끔씩 올라오는 [결혼], [혼수] 등 관련의 글을 보고
저의 부부의 결혼 준비 및 현재 상황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글이 길어질 수 있어요.(요약 글은 글 하단 첨부)
2013년 저는 직장인 3년차 32살, 아내는 33살 직장인 9년차 였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며 서로에 대한 감정
[나너좋아를 좋아를 난발하며, 미치겠어 풉..]은 접어두고, [결혼은 현실이다] 라는 문장을 결혼노트에 써놓고,
객관적으로 학교/금전/건강 등의 확인을 했습니다.
* 학교
저는 지방 국립대 이공대 / 아내 역시 지방국립대 행정학 출신으로 둘다 대학교수 프로젝트 및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었고, 국립대라서 등록금이 저렴해 학자금 대출이 없었습니다. 최고 많이 냈을때 금액이 158만원정도 되었고,
와이가 130만원이 안되었다고 합니다. 그 외 저는 야간 건설현장 및 대리운전 등 을 했습니다. 그러다, 두 사람
모두 4학년 2학기 마치기 이전에 지방에서 서울 취업. 둘다 외국어 무스펙. 자유여행에 필요한 영어/일어는 합니다.
(한국어만 잘해도 뽑아주는 회사 많습니다.)
* 외모/가치관
서로 원하는 이상형의 외모는 아니지만, 서로의 추구하는 가치관이 비슷했기때문에, 좋은 만남을 이어갔고, 1년만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커플과 마찬가지로 작은 다툼도 있었지만, 잘 조율해서 문제없이 끝냈습니다.
*건강
양가집안 모두 건강. 지병없음. 빚 조금 있지만, 빚으로 인한 가계의 악영향은 없음.
*취미
저는 평범하게 남자라면 해봤을 취미인 카메라/자동차/자전거/RC헬기,차 등을 즐겨했고, 현재는 다 처분하고, 뭘하면
돈벌까 궁리하면서 책 봅니다. 그래도..카메라/RC는 다시 하고 싶네요 ㅋㅋ
와이프는 고전영화 다시보기, 그 외 다른사람과들 비슷한 먹거리,드라이브 좋아합니다. 물론 등산은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은 저와 함께 서울 둘레길은 같이 걷고 가끔 산에 갑니다.
* 신혼 집
각자 모인돈 5천만원정도...합1억에 + 대출 5천으로 40년된 16평 빌라에서 시작했습니다. 둘다 인생에서 대출을 처음
받아봄. "전세자금대출이 아닌 각자 2500만원씩 직장인 신용대출" 이자는 각자 부담했습니다. 16평 빌라에 가구/가전이
얼마나 들어가겠습니까. 그래서 필요한 티비/냉장고/세탁기/침대만 샀고, 옷장대신 왕자행거 사서 잘 쓰고 있습니다.
내집도 아닌데 혼수해와서 이사갈때 불편하기만 합니다. 대신에 컴퓨터는 2013년 당시 180만원 주고 본체를 조립했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 40년 된 빌라지만, 집주인이 저의 들어가기 1년전 리모델링 한 집에 입주하게 되었고, 전 입주자가 깨끗히 살았기에
도배/장판 생략. 커텐/브라인드만 55만원 주고 설치했습니다 ㅋㅋ
* 그놈의 다이아 반지
와이프가 꼭 끼고 싶다고 해서 사줬지만, 1년 중 10번이상 끼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반지끼고 갈만한 일이 많지 않다고
하는데..그럴꺼면 왜 샀을까란 생각하지만, 그래도 안사주고 잔소리 듣는 것보다 사주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 40년 된 빌라지만, 집주인이 저의 들어가기 1년전 리모델링 한 집에 입주하게 되었고, 전 입주자가 깨끗히
살았기에 도배/장판 생략. 커텐/브라인드만 55만원 주고 설치했습니다 ㅋㅋ
* 결혼식장
결혼식장 ? 제가 예약안했습니다. 아버지 친구분이 결혼식장을 소개해주셔서 아버지께서 대신 예약해주셨고, 주말에
내려가서 식장확인만 했습니다. 부페식당치고 인당 8천원치고 맛있었습니다. 결혼식 당일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서울에서 하객이 많이 내려오지 못했는데, 양가 친인척이 모두 모였습니다.
(본가 아버지/어머니 합 10남매, 처가 장인/장모 합13남매 ㅎㅎㅎ 그외 사촌들만 100명 넘음)
와이프가 친구들이 많이 오지 못해서 아쉽다 했지만, 와이프가 친구들 중 가장 늦게 결혼한 거라 애엄마들이 오기
힘들었다고 하네요.(여자는 결혼을 늦게하면 손해라는 이야기..)
- 예식장 및 식비포함 500만원 지출. 이 비용은 양가분활이 아닌 처가에 본가지역으로 온거라 본가에서 부담했네요.
- 주례는 대학교수님께 부탁을 드리려고 했으나, 둘이 결혼 선서하고 사진찍고 25분만에 끝냈습니다.
- 축가는 아버지께서 색소폰 취미를 하셔서, 아버지께서 말하길 축가곡으로 유명한 곡이라고 이야기 해주시고
직접 불어주셨습니다. 축가연주를 위해 아버지께서 제 결혼식 축가 한곡을 3개월동안 매일 연습하셨다고 하네요 ㅋㅋ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
식장과 연계된 곳으로 가서 단 3벌 입어보고 드레스 선택, 촬영까지 3시간만에 끝냈습니다. 액자는 위 사진에
나오는 큰 액자 1, 작은액자 1 그리고 양가 액자 1개씩, 앨범 3개 끝. 120만원에 해결함.
*예단비?
금전이 오고가지 않았습니다. 와이프가 저의 부모님께 손편지를 보냈고, 답례로 제가 장인장모님께 손편지 보냈습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편지를 잘 보관하고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ㅋㅋ 처가에 가서 처가식구들 모일때면 가끔 장모님이
편지 이야기 하실때 오글오글합니다. ㅋㅋ 물론 돈을 대신하기로 사전에 대화를 통해 조율했습니다.
- 결혼 1주년 때 양가에서 축하한다고 돈 보내주셔서 맛있는거 사먹었습니다 ㅋㅋ
*신혼여행?
와이프는 터키에 가려고 했으나, 당시 터키 정세가 안좋아서 패스~ 체코 갔습니다. 또한, 당시에 직항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핀란드 헬싱키를 경유해서 갔고, 체코에 갔지만, 다른 신혼부부들은 스위스/프랑스/독일 등을 갔고, 저의부부는
체코만 있었습니다. 유럽에 가기 어려우니까, 여러곳을 가야된다는 계획이 아닌 한 곳만 자세히 보는 걸 더 좋아하는
부부입니다. 그래서, 자유여행 때는 가이드에게 관광지가 아닌, 주변국에서 가는 체코 휴양지를 소개 받아 프라하에서
두시간 가량 갔습니다.(지명은 기억이 나지않지만, 구글 로드맵으로 찾아보면 찾을수 있습니다. 까를로비 바리 아님)
호수가 있는 작은 도시라서, 동양인 보기가 어려운 곳이라는 마을 상점 주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체코 사람들이 물어보길, "우리 마을은 관광지가 아닌데 어떻게 왔냐?" 라고 물어온 기억이 납니다. 체코 신혼여행
가서 기억에 남는건 매끼니 매시간 맥주 마신 기억이 제일 많네요..당시 신혼여행 여행사 280 + 여비 150만원 끝.
-물론 가이드가 운전해줬습니다. 그래서 이동내내 술 마셨네요 ㅋㅋ
-여행사는 회사 임원이 소개해줘서 당시 싸게 간걸로 기억하는데..싼지 비싼지 모르겠네요 ㅋ
-체코에만 있기 때문에 체코어 책도 구매해서 읽어보고 그랬는데, 책은 장식이 되고....
*인천공항 하면..면세점?
둘다 명품을 좋아하지만, 실질 구매자는 아닙니다. 그래서 와이프 화장품 및 양가 어머님들 선물용 화장품만 구입함.
양가 집안에 담배 피는 사람이 없어서, 그 흔한 담배 안삼. 외국 다녀오면 기본구매하는 양주도 안샀습니다.
본가/처가 소주/막걸리만 마십니다.
*체코 무슨..약주? 40도 정도되는 활명수 맛나는 술이었는데..시음해보고..안샀음. 비추.
*축의금 정산..ㅋ
제가 직장생활은 짧지만, 1200만원 정도 들어왔고, 와이프 500만원 정도 들어와서 약 1700만원를 새로운 통장 개설
해서 비상금 통장 입금.
*결혼생활..휴
약속한게 월 4주 기준으로 2주는 집에서 쉬고, 1주는 교외로, 1주는 서울 나들이 하기 였습니다 ㅋㅋ 이 약속 지키기
정말 힘듭니다 ㅋㅋ. 이런 약속 안하시길 추천합니다. 결혼시기가 봄이라서 봄에는 제주도를 갑니다. 따로 기념일이라
생기는건 아니고, 쉬러가자는 뜻입니다. 지난 4월 2일 한라산 정산 다녀왔네요. 1300고지부터 얼음이 있어서
고생했지만.. 무사고로 잘 다녀옴.
*자동차
네. 차 좋아합니다. 요즘 눈에 띄는 차량은 렉서스 LC500 이지만, 로또 맞아도 구매는 안 할 것 같습니다. 2012년 8월
출고된 산타페DM 차량 총 주행이 6만5천정도 됩니다. 당연히 무사고는 아닙니다. 신호대기 중 2번이나 뒤 차량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 살짝 쿵 했으나, 별 표도 나지 않아서 그냥 타고 있습니다. ㅋ
- 한분은 개인 트럭장사 하는분이셨는데, 그냥 가시라고 했더니,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시면서 트럭뒤에 장사하시는
땅콩 한봉지 주셨습니다. 다른 한분은 모기업 경비업체 차량이었는데, 그냥 보내드렸습니다. 착하게 살면 복 받는다는데..
복 말고..집을 주면 좋겠네요. 임대주택 40년기한으로 실 평수 25평? ㅋㅋㅋ 소득액 때문에 임대주택은 절대 못감 ㅠㅠ
*여름휴가
저의 부부는 딱히 여름휴가가 없습니다. 친가는 지방에서 작은 식당을 하고 계시고, 처가는 과수원을 하고 계십니다.
과수원이 얼마나 바쁜지 다들 하실 껍니다. 5-6월에는 처가 과수원에 매실수확 하러 가야되고, 여름에는 복숭아 수확하러
가야되고, 가을에는 감 수확하러 가야합니다. ㅎㅎ 처남이 말하길 매형은 일하러 오냐고 합니다 ㅋㅋ 자기도 결혼하면
이렇게 해야 될 것 같다고 함. 대신 설/추석에 처가집에 가면 아무것도 안하고 술먹고 자고 주변 관광하고 옵니다. 본가는
식당이라 가끔 가서 식당일 돕고 반찬/김치 가져옵니다.
- 처가 갈때마다 막걸리는 꼭 한박스씩 사갑니다 ㅋ..일 하는 시기에 마땅히 사갈 선물이 이것 뿐입니다.
막걸리 외 추천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세 계획..
4년동안 빚 값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전에 준비해야 되는데..좋은 날이 오면 좋겠네요. 하지만, 사실상
낳더라도 키워줄 사람이 없음. 그래서 요즘 이야기하는 건, 올해 말에 남동생/처남이 결혼예정입니다. 그래서 조카에게
좋은 큰아버지/큰어머니, 고모부,고모가 될까도 고심중이지만, 좋은 결과가 있겠죠. 중요한건, 저의 부부가 시도조차
안하고 지금의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2주에 한번 마트를 가면 파울러너 캔맥주 한박스씩 사옵니다 ㅋㅋ
서론이 참 길었지만, 집/결혼에 따른 혼수/남들 의식 하지말고 편하게 사는게 최곱니다 ㅋㅋ 그리고 안전운전 합시다 ^^;;
요약.
1. 결혼비용만 줄여도 빚 절반은 사라진다.
2. 낭비말고, 실용적으로 살자.
3. 효도가 최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이프 비비고 새우만두 쪄서, 같이 집에서 맥주하러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