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 뷰 파인더로 세상을 보는 것이 재미있어서
사진을 시작했기 때문에,
폰 화질이 아무리 좋고 편리해도
숫가락 들 힘도 없을 때까진 카메라를 잡고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적으로 다가오는 변화(노안, 수입축소 등등 ㅠ.ㅠ) 때문에
작품을 건지겠다는 욕심 따위는 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그저,
최신 보급형 기종에 번들 하나로
자기 만족을 누리며 즐기기로 내 안의 욕망과 타협을 본 것이지요.
그럭저럭,
스스로 만든 타협안 자체를 대견해 하며
a6000 + 1650 번들로 버텨올 수 있었습니다.
미러리스로 오면서 재미를 조금씩 붙여가는 동영상 촬영,
af와 렌즈 모터의 성능은 늙다리 아무추어 찍사에겐 신세계였으니까요^.^
더불어
조루 밧데리를 욕하며 저렴한 더미를 직구로 구입하는 재미도 봤고,
발열 때문에, 나름대로 방열 시스템을 강구하는 두뇌활동도 노화를 둔화시켜주는 것 같았습니다.
(방열시스템이래 봤자, 얼음을 채운 컵 따위의 용기를 카메라 위에 올려놓는 따위...ㅠ.ㅠ)
그런데,
막상 가볍게 들고 여행을 떠나보면 아쉬운 게 있더군요.
최대 50mm는 아무리 크롭이라고 해도 겨우 75mm,
망원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거리죠.
결국,
뷰파인더의 크롭된 화면을 즐기는 입장에서 대책을 강구할 수 밖에 없었는데,
무한대로 자금을 퍼 부을 수 없는 입장에서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째, 어쨌든 추가되는 무게를 최소화 한다.
둘째, 가능하면 저렴한 방향으로 결정한다.
셋째, 화질이나 기계적 성능을 절대로, 절대로 욕심내지 않는다.
장터매복...
오랜 목마름 끝에 단비처럼
제가 정한 원칙에 딱 맞아 떨어지는 대상이 포착된 것입니다.
물론
돈 값의 원리에 대해서 뼈가 저리도록 경험을 해봤죠.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만큼의 문제가 있을 것이란 것.
그러나,
원칙을 조금유추 확대해서 적용하니 해답이 나왔습니다.
외관은 상관하지 말고, 작동만 되면 된다.
렌즈 자체에 문제만 없으면 된다.
핀만 맞으면 된다. 등등
그렇게 해서 18-135를 업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16-50에서 느끼지 못했던 작품에 대한 욕망이 불 일듯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돈 조금 더 들어가니 화질이면 화질, 기능이면 기능...ㅠ.ㅠ
다시는
장터에 기웃거리지 않겠다는 각오가 실종되어 버린 것을 느낀 것입니다.
24.8은 안 나오나?
16-55f28로 한 방에 갔어야 했나?
막 나온 신품이 아니면 구입하지 않기로 했던(사실상 불가능한 다짐이죠ㅠ.ㅠ)
결심조차 새어나가는 걸 막을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럼에서는 1650이나, 18135나 그게 그거라고 해서 크게 결심한 건데,
동영상에서는 오히려 1650이 더 유리하다는 말을 믿었는데,
제 기준에는 다 뻥이었습니다ㅠ.ㅠ
그, 미세한 차이...
그것이 잠재운 욕망을 일깨우네요ㅠ.ㅠ
주책없이 아침부터 장터나 기웃거리고,
포럼에 그 쟁쟁하신 작가님들의 사진을 보며
마치 저 사진 정보에 기록된 렌즈만 있으면 나도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되도 않을 어이 없는 망상까지 해가면서...ㅠ.ㅠ
한 걸음...
그 한 걸음이 어제와 전혀 다른 하루를 시작하게 만듭니다.
카메라는 욕망을 부추기는 물건이 맞는 것 같습니다.
완전히 떠나기 전에는 이 족쇄를 풀 방법이 없는 걸까요?
https://cohabe.com/sisa/1759687
욕망을 부추기는 카메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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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라이카 바디에 기웃기웃 댑니다. ㅠㅜ
아, 꿈의 바디...
한동안 라이카에 흑백 필름을 장착하고
Yousuf Karsh의 이런 사진을 흉내내고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젠 거기선 벗어난 것 같습니다.
항상 출근 가방에 M3랑 35미리 넣고 다니는데 찍게 안되네요. 출근 길에 멋진 장면을 봐도 차를 세울 용기가 없네요^^.
저는 카메라를 꺼내기 주저하게 되는 상황에서
폰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찍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보면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폰으로도 멋진 사진 만드시는 분들도 계신데,
다만 많은 사람들이 폰으로 사진을 찍으니 덜 부담을 느끼는 거죠ㅠ.ㅠ
확실히 카메라를 꺼내드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