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지난 5년 가까이 민주당에 당비를 납부한 당원이었습니다.
저는 민주당이 군사독재에 부역했던 5공의 잔재들을 청산하고
고질적인 지역문제를 타파하고, 진정한 중산층 위주의 전국정당이 되길 바랐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시절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분노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바랐습니다.
민주당이 김종인을 영입하고, 또 조응천, 금태섭을 영입한 것을 보며 희망을 가졌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점점 오만해졌고, 귀를 막았으며 또 정의가 아닌 분열의 정치를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문빠라 불리는 홍위병들이 설치는 것을 보며 광신적 지지자들의 일탈이라 생각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전혀 저지하지 않았고 심지어 부추겼습니다.
극단적 지지자들의 집단린치는 일탈이 아니라 이것이 민주당 지도부의 의견이라는 점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민주당은 현재 자정작용을 할 의지가 결여되어 있거나 능력이 없습니다.
적폐청산을 외치면서 새로운 적폐를 만들어내었고
군사독재에 맞선다면서 새로운 민중(홍위병) 독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대단히 위험에 빠지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야당도 이 책임에서 비껴갈 수 없습니다.
그들 또한 지난 수십년간 증오와 불신의 정치, 천박함과 극단주의의 정치를 펼쳐온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자기 혁신 없이 태극기부대의 지지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이러한 악고리를 끊고 이성과 합리주의 그리고 전문직을 우대하는 정치를 펼쳐주길 바랐습니다.
4.19, 5.18, 6.10를 통해 자라온 민주주의를 견고한 반석 위에 올려놓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정치를 펼쳐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구체제의 속성은 그대로 둔 채 외피만 바꾸어 입고 구태의 정치를 답습했습니다.
아니, 헝가리나 폴란드처럼 21세기 트렌드에 맞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저는 이들의 길에 동참할 수 없습니다. 이는 잘못된 것이고 부조리한 것입니다. 그리고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일반 소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금태섭 같은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인이 외롭지 않게 하는 것 뿐이겠지만,
그런 소시민들이 모이고 또 모이면 보다 큰 세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빠나 태극기부대류의 광신을 배격하며 지성과 합리주의가 존중받는 정치가 자랄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