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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우리나라는 아직 서양을 더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에 대한 이해가 아직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서양이 어느날 대항해시대로 반짝했다든지, 또는 산업혁명으로 잠깐 반짝했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는 서양문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대항해시대나 산업혁명이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로마-중세를 거친 학문과 정신의 발달이 축적된 결과물인데


우리는 종종 이 점을 간과하는 거 같아요.


마치 결과물만 보고 그 과정은 보지 않는 게으른 학생과 같습니다. 


서양문명의 성과를 이해하려면 그 기저에 있는 정신사적 발전을 봐야하며


이 과정을 이해해야 서양문명의 장점을 우리 것으로 흡수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많은 지식의 보급이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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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의도치 않게 우담에 올라오게 되었네요. 

보다 많은 분들께 이 글이 노출되었으니, 서양문명의 특징 몇 가지를 개관하고자 합니다. 


1) 보편주의


서양문명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보편주의입니다. 이는 기독교 사상과도 연관되어 있는 부분인데, 서양의 사고관념은 "로컬"하지 않고 항상 "세계적"이었습니다. 기독교는 유대교와 달리 특정 민족의 구원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인류의 구원"을 목표로 한 종교였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무신론이 성장한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졌고, 오늘날 서양이 계속 세계적 차원의 기준을 수립하고, 세계적 차원의 원칙을 수립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 했던 공산주의 그러한 세계관에 영향을 받았고, 기독교가 인류의 구원을 약속했던 것처럼 유럽의 공산주의자들도 인류의 구원을 위해 투쟁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의 가장 부유하고 엘리트 계층에 속해있던 캠브릿지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소련의 첩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2) 법치주의


서양문명은 "법의 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전쟁"에서도 나와있는 대목인데, 아랍인들은 프랑크인(유럽인)이 성문법에 의해 규율된다는 점을 인상깊게 바라보았습니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법은 "자연법", "시민법", 그리고 "만민법"으로 나뉘어졌는데, 자연법은 인종과 국적 또는 시공간과 무관하게 모든 것에 적용되는 법 (가령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 하지 말라와 같은 것) 이고, 시민법은 특정 국가나 도시가 그 지역의 관습에 맞게끔 성문화한 법전이고, 만민법은 자연법은 아니지만 민족과 민족 사이에 통용되는 법을 의미했습니다. 따라서 만민법은 오늘날 국제법의 원형이었습니다. 한편 이렇게 법의 종류를 구분하고 사고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신선한 발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법체계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킨 게 오늘날 서양문명의 법치주의입니다. 


3) 신학과 결부된 과학


오늘날 우리는 종교가 과학의 발전을 막았다고 오해를 하지만, 사실 서양의 과학은 신학으로부터 탄생했습니다. 중세시대 신학자들은 과학자를 겸했었습니다. 신이 자연을 "이성(Logos)"로 설계했다는 믿음 하에, 그 섭리를 이해할 수 있다면 신과 더 가까워지고 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자연현상은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법칙과 원칙을 갖고 일어난다고 생각했으며 이것이 과학적 탐구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천문학과 물리학 등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4) 멈추지 않는 호기심


서양인들은 호기심이 아주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어느 다른 문명도 서양인들만큼 번역과 학술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았습니다. 중세시대부터 서양인들은 무슬림들과 싸우면서 이들의 경전인 꾸란을 라틴어로 번역했고, 또 대항해시대 당시에는 인도와 중국의 문헌들을 서양어로 번역했습니다. 페르시아의 역사, 중국의 역사, 인도의 역사 등이 책이 서양에 소개된 것은 제국주의 시대가 나타나기 전인, 17~18세기였습니다. 훗날 19세기 제국주의 시대 당시에 서양은 압도적인 기술력뿐만 아니라 과거에 수많은 번역활동과 저술활동으로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정복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호기심은 나아가 우주와 지구 전체에 적용되어 오늘날 우주를 탐험한다거나 바다 심해를 탐험하는 등의 활동으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5) 독립된 시민사회


정치권력(황제나 왕)으로부터 독립된 별도의 사회라는 개념은 서양문명의 독특한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 원류는 기독교 교회의 발달로부터 찾아야 합니다. 로마제국 멸망 이후 가톨릭 교회는 별도의 권력으로 기능했고, 유럽의 왕들도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중심으로 왕의 통치를 받지 않는 독립된 수도원들이 성장했고, 이들이 중세시대 일종의 "시민사회"를 형성했습니다. 또한 학문의 자유(왕의 개입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가 보장된 대학이라는 제도 또한 가톨릭 교회의 보장 및 장려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렇게 정교분리의 원칙이 서서히 발전하게 되었죠. 그리고 훗날 상인들의 부상으로, 상업도시들이 탄생하게 되었고 이들 또한 상당한 수준의 자치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해당 토지(국가)를 지배하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된 사회의 성장은 서양문명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이러한 원동력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서양이해는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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