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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술을 마십니다.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고 하죠.

이 말이 무섭습니다.

다 사연이 있으니 떠들지 말고 조용히 가라. 그런거죠.

 

49세입니다.

무능력해서. 혼자 할 수 없는 일이 없어서.

여러 사람과 여러 분야에서 일을 했습니다.

사람을 믿고 실패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러하지만.

흐르던 물이 끊기고 바닥이 드러나니 그저 힘듭니다.

 

알콜 중독이 맞습니다.

 

어제 부친과 통화 중에.

부친께서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마지막 일 수 있다.

하시면서.

그저 행복해라. 애비 생각 말고. 술 좀 줄여라.


......

 

당장 몸이 고통스럽지는 않습니다.

마시면서 곧 문제가 생길텐데. 생각을 합니다.

몇 가지 처방된 약들이 실낱같이 버티고 있는 느낌이 

역력합니다.

치질이 5년 째 사라지지 않고.

이러다가 그 때가 오면 그렇구나 하고 가면 되는 건가.

아니지 않은가. 매일 생각하지만.

또 술을 마십니다. 물 마시듯. 즐거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취하는 것도 아니고. 안 마시면 뭔가 빠진 느낌.

밥을 먹는데 밥은 안 먹고 반찬만 먹은 느낌.

그것 때문에 술을 마십니다.

 

물론 마음에 화가 많이 있습니다.

죽이고 싶은 사람도 있구요.

그게 핑계지요.

 

어쩌면 좋을까요. 

어린 아들 둘이 있는데. 

 

눈물이 많습니다. 글을 쓰자니 아이들 생각에 눈물이 나네요.

 

바닥을 드러낸 인생인데 아이들은 아직 인식을 못해서

제가 최고인 줄 압니다. 그래서 눈물이 더 납니다.

 

이러다 내가 하직하면. 

생각하기도 두렵지만. 

서서히 느껴지는 기운은 그러한데.

 

아무래도.

술을 멀리해야 슬픔을 막을 수 있겠지요?

 

살아가기가 정말 힘드네요. 

그래도 살아야죠. 

걷히기 전 까지는.

 

송구합니다. 이런 글 남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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