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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났던 3살 아들의 아빠입니다.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3살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라고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저는 단지 궁금한 것(하고 싶었던 말은 부가적으로...)이 있어서 글을 쓴 것인데...많은 분들의 관심에 놀랐고, 진심어린 위로가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도움을 주시려고 하는 분들도 계셔서 감동도 받았습니다.

 먼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단 이 글이 게시판 성격에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쓰던 곳이라 그냥 이어 가겠습니다.

 

 1. 방송과 청원 : 여러 언론사에서 연락이 왔고...SBS 블랙박스로 본 세상, MBC 뉴스데스크 오늘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한문철TV에 제보를 했습니다. MBC에서 먼저 뉴스가 나갔는데, 저는 이 사건과 트럭의 후방카메라와는 무관하다고...인터뷰를 했지만 MBC는 후방카메라가 없었다는 멘트로 끝을 내더군요. 그래서 SBS 작가님께 하고 싶었던 말을 다시 한 번 부탁드렸고, 오늘 아침에 방영이 되었습니다. 제가 공개적으로 아들 교통사고로 공론화하는 것은 이 방송이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던 청원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보배드림이 아닌 다른 많은 사이트와 SNS의 댓글을 보고 청원을 하는 순간 우리 가족에게 많은 스트레스가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보배드림에만 글을 적었지만, 순식간에 퍼지더군요...

 

 2. 한문철TV와 중상해 : MBC 작가님 및 한 회원분의 연결로 한문철TV에 급하게 올리면서 제가 부족하게 정보를 드린게...정확하게 경찰은..."부산대병원에 중상해여부를 확인하겠지만, 전치 10주는 중상해가 아니다. 장애가 있어야 중상해이다. 그러니 벌금형도 없다."였습니다. 중상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말씀을 빠트렸고, 한문철 변호사의 의견은 "중상해 여부를 확인하라"였기 때문에...스스로닷컴에도 여기 보배드림에도 지금이라도 정정합니다. 제가 처음 상담했던 변호사와 한문철 변호사는 기흉관 삽입이라는 것 자체가 늦거나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해지기 때문에 중상해라고 봐야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솔직히 아들이 중상해가 아니길 바랍니다. 가해자가 처벌 안받더라도, 아들이 중상해가 아닌게 더 좋습니다. 기흉관을 삽입할 때 일반적으로 부분마취를 하는데, 아들은 당시 충격이 심해서...마취를 하지 않고 절개를 하는데도 울지 않았습니다. 충격이 많이 심해서 절개하는 고통보다 다른 곳이 더 아팠다는 거겠죠...이런 고통이었지만 중상해가 아니여서 후유증이 없길 바랄 뿐입니다. 

 

3. 댓글과 쪽지 : 보배드림의 댓글은 모두 다 읽었습니다. 많는 위로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 외의 사이트나 보배드림 인스타와 같은 SNS는 읽다가 상처가 되는 댓글들을 보다가...그만 두었습니다. 아직 아내는 한 번도 동영상을 본 적도 댓글을 본 적도 없습니다. 힘이 많이 된 보배드림 댓글만 일부 보여주었습니다. 추가적인 트라우마는 저 하나로 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쪽지로 작게나마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싶다던 분도 계셨는데, 정중하게 사양하였습니다. 돈을 바라고 적은 글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께서는 "기분나빴다면 죄송합니다"라고 하셨는데...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하는 착한 마음에 놀랐고 신기하였고...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영상을 분석해주신 분...법무법인 해율 임직원분...여러 관련 직종에서 정보를 주신 분...그리고 보험사대표분을 연결해 주셔서 궁금증을 많이 해결해주신 분...이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 근황 : 지난 월요일에 부산대병원을 다시 방문하였고, 흉부외과에서는 갈비뼈가 잘 붙고 있지만...좌우 뼈의 모양이 살짝 다른 것은 바로 잡을 방법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그냥 봐도 아들의 오른 어깨가 살짝 올라가 있는데...이건 좀 더 추이를 볼 예정입니다. 정형외과는 오른 팔은 잘 붙고 있지만, 오른 어깨가 잘 안붙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처음부터 회복속도가 많이 느리긴 했지만, 진행 정도가 느린 편이고...최악의 경우엔 핀을 박는 수술을 해야 한다더군요. 그렇게 되지만 않길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들의 교통사고로...제가 완벽한 다신론자가 되었네요. 매일 많은 신에게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치과에서는 오른쪽 위의 앞니가 신경이 손상되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유치라서...영구치에는 영향을 줄 확률이 매우 낮다고 하네요. 아주 드문 케이스로 유치 신경이 영구치의 색에 영향을 주어 작고 검은 점이 생기긴 하는데, 그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합니다.

 첫째인 누나도 이제 방학을 해서 아들은 낮에는 잘 노네요. 하지만 밤만 되면 아파서 깨고, 악몽때문에 깨고...를 1~2시간마다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신과에 가서 물어보니 너무 작은 아기라서 정신과에서 치료할 순 없다고 하더군요. 뼈가 많이 붙으면 상담센터에 가볼 생각입니다. 

아내는 아직 뻐근함을 많이 느껴서...한의원에 주 3회 가고 있습니다. 아내는 충격을 많이 받아서인지...당시의 기억이 많이 없더군요.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잘 안나오지만...아기를 꺼낼때까지는 초인적으로 일어아서 움직이더니...그 후엔 손을 심하게 떨면서 목놓아 울고 있었거든요...

저는 영상을 너무 많이 보고 모든 과정을 제 눈 앞에 봐서인지...마음이 힘들어서 정신과에 가봤고...적응 장애라고 하여 약한 항우울제를 잠시 복용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사고와의 연관성에 대한 소견서는 종합병원에 가서 진단받으라고 해서...그냥 이겨내볼 생각입니다. 아들도 잘 이겨내고 있는데, 아빠가 못할 이유는 없겠죠.

 

지금은 하루하루에 감사하고 살고 있습니다. 이만하길 다행이다..라고 스스로에게 주입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위 아빠들에게...귀찮다고 TV보여주지 말고 해줄 수 있을 때...애들이랑 잘 놀아주라고...말하고 다니네요. 여러분들도...애들이랑 많이 놀아주세요.

 

이젠 가끔 아들의 근황만 올리겠습니다. 많은 위로와 도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댓글
  • Cameme 2020/07/30 16:46

    ㅡㅡ 12주가 중상해로 나오기때문에
    10주도 어찌보면 중상해범주로 들어갈수 있는데
    경찰말이 좀 그렇네요
    장애가 있어야 중상해다
    10주는 그냥 초기진단이고 재활이나 이런거 하면서 늘수도 줄수도 있는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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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리나리대머리 2020/07/30 16:47

    화이팅하십시오
    앞으로 좋은일만 있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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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머니국밥 2020/07/30 16:51

    글쓴분 글에서 성품이 좋다는 것이 느껴지네요
    가해자에 대한 분노보다 아드님의 건강이 우선이라는 부분이 많이 와닿습니다
    몸이 회복이 된다면 꼭 가족분과 함께 트라우마 심리치료 받아보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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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붕이 2020/07/30 16:53

    영상보고 깜짝놀랐습니다.
    지금은 아빠께서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에 다시한번 놀랐습니다.
    힘내십시오.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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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raza 2020/07/30 16:53

    앞으로는 좋은 일만 생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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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네임10자리만 2020/07/30 16:54

    작성자님의 마음이 온전히 느껴지는 글인거 같습니다
    글로나마 작성자님의 가족이 사고의 아픔과 기억에서 빨리 벗어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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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인홀릭 2020/07/30 16:57

    일이 잘 처리되길 바라면서, 부디 잘 낫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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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교 2020/07/30 17:04

    아드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휴유장애없이 무탈하고 건강하게 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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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보단최선을 2020/07/30 17:07

    자녀분의 쾌유를 바랍니다...꼭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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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매드림 2020/07/30 17:14

    가슴 속으로 깊이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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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탱여친 2020/07/30 17:18

    정말 손으로 입을 막고 한 동안 가만히 있었을 정도로 충격이였습니다. 더디지만 잘 회복하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마음이 놓이네요.
    부디 후유증 없이 완쾌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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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은슬픔 2020/07/30 17:20

    택배 후진 말씀 하신거죠.
    아이가 얼릉 일어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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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내만 2020/07/30 17:22

    지금 당사자님 속이 말이 아닐텐데... 참 의연 하시네요..
    격어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위로의 말도 위로가 될까 싶습니다,
    그냥.. 힘내시라는 말씀밖에,그리고 아이 엄마께도 말씀 전해 주십시요..
    꼭 , 반드시, '좋은 날' '행복한 일' 생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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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쁜찐이 2020/07/30 17:22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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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모커모 2020/07/30 17:23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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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쿵푸카이 2020/07/30 17:23

    가족 모두 빨리 쾌차하셔서 예전처럼 평온한 일상생활 하실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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